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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컷 병아리 죽이지 않은 '무학살 달걀'이 상용화됐다

수평아리를 갈아 죽이지 않고도 유정란을 먹을 수 있는 방법이다

  • 박세회
  • 입력 2018.12.24 18:19
  • 수정 2018.12.24 18:25
셀레그트의 상용화를 발표하고 있는 독일 농식품산업부 장관(가운데)과 셀레그트(좌)와 르베 그룹 경영진(우). 
셀레그트의 상용화를 발표하고 있는 독일 농식품산업부 장관(가운데)과 셀레그트(좌)와 르베 그룹 경영진(우).  ⓒFlorian Gaertner via Getty Images

1년에 약 40~60억 마리의 수평아리가 죽어 나간다. 병아리로 태어나도 수컷은 알도 낳지 못하고 성장도 느려 농가나 기업 입장에선 채산성이 안 맞기 때문이다. 태어난 수평아리들은 그라인더에 갈려서 동물성 사료로 팔린다. 순수한 경제의 논리다. 

그러나 만약 수평아리인지 아닌지를 알의 상태에서 감별할 수 있다면?

지난 22일 가디언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독일의 레베그룹은 베를린에 있는 자사의 슈퍼마켓 체인에서 세계 최초로 소위 ‘무학살 달걀’(no-kill eggs)의 판매를 시작했다.

레베 그룹은 ‘해치테크‘와 손을 잡아 ‘셀레그트’라는 합자 회사를 세우고 달걀의 상태에서 성별을 감별하는 기술의 특허를 출원했다. 독일 정부의 지원을 받아 지난 4년 동안 공들인 기술이 드디어 빛을 본 것이다.

달걀에 레이저로 0.3㎜ 크기의 구멍을 낸 후 껍질에 미세한 공기 압력을 가해 구멍 사이로 내부의 유기물을 뽑아 라이프치히 대학의 연구진이 만든 화학 검사 시료로 호르몬 검사를 실시한다. 수컷은 파란색 암컷은 흰색으로 변한다. 

암컷의 달걀 유기물에서 검출되는 특정 호르몬의 양이 많다는 점을 이용한 것으로 가디언은 ‘임신 테스터와 비슷한 원리’라고 설명한다. 수정 후 9일이 지나면 테스트가 가능한데 정확도는 98.5%라고 한다. 

가디언에 따르면 올해 초 이 공정을 통해 선별한 암탉들이 탄생했으며, 이 암탉들이 낳은 달걀이 바로 이번에 베를린의 마트 매대에 오른 ‘무학살 달걀’이다. 레베 그룹은 내년부터 독일 전역의 레베 그룹 계열 매장에서 이 달걀을 판매할 예정이이다. 

이 달걀은 일반적인 무정란과는 다르다. 상용화된 무정란은 이를 낳은 닭이 수평아리를 선별해 죽이는 과정을 거쳤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셀레그트의 무학살 달걀은 ‘부화 후 선별’을 거치지 않은 암탉의 달걀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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