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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크라카타우 화산 분출 쓰나미 사망자수가 222명으로 늘어났다

쓰나미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 확인되지 않은 가운데 '해저 산사태'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 허완
  • 입력 2018.12.24 10:58
  • 수정 2018.12.24 11:00
ⓒAntara Foto Agency / Reuters

판데글랑, 인도네시아 - 아낙 크라카타우 화산 분출로 초래된 것으로 보이는 해저 산사태로 인한 쓰나미로 인도네시아 자바섬과 수마트라섬에서 최소 222명이 숨지고 수백명이 다쳤다고 정부 관계자가 23일(현지시각) 밝혔다.

재난당국 대변인 수토포 푸르워 누그로호는 22일 밤 거의 아무런 경고 없이 순다 해협을 따라 쓰나미가 덮치면서 수백채의 주택과 건물이 크게 파괴됐다고 말했다.

수천명의 주민들은 고지대로 강제 대피했다. 재난당국은 24일 오후 늦게까지 집계된 사망자 수가 222명이라고 밝혔다. 부상자는 843명, 실종자는 28명이다. 

태평양 ‘불의 고리’에 위치하고 있는 인도네시아에서는 올해 재난으로 인한 사망자 수가 최근 10년 내 최악을 기록했다. 7월과 8월에는 관광지로 유명한 롬복섬 일부를 지진이 강타했으며, 이어 9월에 술라웨시섬에는 지진에 이은 쓰나미로 2000명 넘는 사람이 목숨을 잃었다.

밤이 되면서 구조작업이 계속되고 있지만 구조대와 구급차는 피해 현장에 접근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일부 도로가 파괴된 주택의 잔해나 뒤집어진 차량, 쓰러진 나무 등에 의해 가로막혔기 때문이다.

TV 영상에는 쓰나미가 해변과 자바섬 판데글랑의 주택가를 덮친 순간이 담겼다. 희생자와 잔해들, 다량의 나무 및 금속들이 쓸려내려갔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해안가 주민들은 토요일 밤 2~3미터에 달하는 파도가 해안가를 덮치기 전까지 만조나 지진에 대한 어떤 경고 신호도 없었다고 말하고 있다.    

크리스마스 휴가 시즌이라는 쓰나미 발생 시점은 2004년 12월26일 지진으로 인해 촉발된 인도양 쓰나미를 연상시킨다. 당시 14개국에서 22만6000명이 숨졌으며, 인도네시아에서도 12만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

노르웨이인 사진작가 외스테인 룬트 안데르센은 쓰나미가 덮칠 당시 가족들과 함께 안예르 해변에 있었다.

″파도가 해안을 지나 육지 안 15~20미터까지 밀려들어오면서 나는 도망쳐야만 했다. 다음 파도는 내가 머물고 있던 호텔을 덮쳤고 뒷편 도로에 있던 차들이 물에 잠겼다.” 그가 페이스북에 적었다. ”산길을 지나 고지대로 가족들과 함께 대피했고, 한 마을에서 주민들의 도움을 받고 있다.” 

ⓒReuters

 

대피 경고

정부 당국은 순다해협 해안가의 주민과 관광객들에게 해안가에서 멀리 떨어져 있으라고 경고했으며, 12월25일까지는 높은 수위의 경고가 유지된다. 정부 관계자들은 위험 수위를 파악하고 이같은 재앙을 초래한 정확한 원인을 들여다보고 있다.

국가재난방지청의 라흐맛 트리요노는 ”대피한 이들은 아직 돌아오지 말라”고 말했다.

4월 열릴 선거에서 재선에 도전하고 있는 조코 위도 대통령은 ”모든 관계 정부 기관들이 즉각 긴급 대응 조치를 취해 희생자를 수색하고 부상자를 살피라고 지시했다”고 기자들에게 말했다.

유슈프 칼라 부통령은 사망자수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구조작업을 돕기 위해 중장비를 비롯해 물과 위생용품들이 피해 지역으로 이동하고 있다. 군 당국은 구호품과 담요를 나눠주기 위해 군 병력들을 투입하는 한편 의무병들을 보냈다고 밝혔다.

인도네시아의 섬 중 인구가 가장 많은 자바섬에 있는 반텐주 서쪽 해안이 가장 큰 피해를 입었다고 누그로호 대변인이 기자들에게 말했다. 수마트라 남부 람풍에서도 최소 35명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쓰나미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정부 당국자들은 다시 반복될 위험성을 경고하고 나섰다. 공공사업부 장관 바수키 하디물조노은 ”응급 대응이 계속해서 진행될 것이지만 높은 파도 가능성이 감지되는 그 순간 중단될 것”이라고 말했다.

ⓒAntara Foto/Ardiansyah/ via REUTERS

 

″다 씻겨 내려갔다”

한 록밴드는 인도네시아 국영 전력 기업 PLN의 송년 파티에 모인 수백여명의 손님들 앞에서 공연을 벌이고 있었다. TV 영상에는 쓰나미가 야외에 설치된 이 무대를 강타하는 장면이 고스란히 담겼다.

이 밴드 ‘세븐틴’의 멤버 중 4명이 숨졌으며, 29명의 PLN 직원 및 관계자들도 목숨을 잃었다.

‘세븐틴’은 ”바다와 매우 가까이 접해있던 무대를 바닷물이 쓸어갔다”고 밝혔다. ”수위가 상승하면서 그곳에 있던 모두를 쓸어갔다. 우리는 우리 베이스 연주자와 매니저를 비롯해 사랑하는 이들을 잃었고, 다른 사람들은 실종 상태다.”

인도네시아 경찰이 트위터에 올린 영상에 따르면, 경찰관들은 쓰러진 나무와 잔해에 깔린 자동차 안에 거의 12시간 동안 갇혀있던 어린 소년을 구조했다.  

쓰나미는 ”아낙 크라카타우에서 벌어진 화산 활동에 따른 해저 산사태”로 초래됐으며, 대조기(사리)를 맞아 만조 수위가 높아짐에 따라 피해가 더 커졌다고 누그로호 대변인은 설명했다.

자바섬과 수마트라섬 중간에 위치한 아낙 크라카타우 화산은 지난 몇 개월 동안 화산재와 용암을 분출해왔다. 지진 관측 당국(BMKG)에 따르면 토요일(22일) 밤 9시 이후 다시 분출 활동이 시작됐고 9시30분경에 쓰나미가 덮쳤다.

지진 지질학자인 미시간대 벤 판데르플라윔 교수는 쓰마니가 아낙 크라카타우의 ”부분적 붕괴”에 의해 발생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활화산 경사면의 불안정성은 암석 붕괴를 일으킬 수 있으며, 이에 따라 다량의 물이 움직여 매우 강력한 쓰나미 파도를 일으킬 수 있다. 물로 채워진 통에 모래 주머니를 갑자기 던져 놓은 것과도 같다.” 

과거 ‘크라카토아’로 알려졌던 크라카타우에서는 1983년에도 분출하면서 여러 건의 쓰나미로 3만6000명 이상이 숨졌다.

‘크라카타우의 아이들’이라는 뜻의 아낙 크라카타우는 1883년 파괴된 크라카타우가 자리하고 있던 곳에 생겨난 섬이다. 1927년 처음 생성됐으며 그 이후 계속해서 커져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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