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장영자가 사기혐의로 네번째 구속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지인들을 상대로 6억2000만원을 빼돌린 혐의다

ⓒ한겨레

‘단군 이래 최대 사기사건’으로 유명한 장영자(74)씨가 사기 혐의로 구속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장씨는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세 차례에 걸쳐 지인들을 대상으로 모두 6억2000만원을 가로챈 혐의로 지난 1월 구속돼 재판을 받고 있다.

장씨의 주요 혐의는 남편 고 이철희씨 명의의 재산으로 불교재단을 만들려고 하는데 그 재산을 넘겨받으려면 현금이 필요하다고 지인을 속여 2명에게 3억여원을 가로챈 것이다. 이철희씨는 과거 중앙정보부(현 국가정보원) 차장과 국회의원을 지냈다.

장씨는 또한,남편 명의의 삼성전자 주식이 묶여 있는데 1억원을 빌려주면 그 세 배로 갚겠다며 1억원을 빌리고, 브루나이 사업 투자를 미끼로 1억6000만원을 받아 호텔 숙박비로 쓴 혐의도 받고 있다.

200억원대 사기 사건으로 수감됐다가 3년 전 출소했던 장씨는 이번 사기 사건으로 지난 1월 구속 상태에서 모두 세 차례 기소돼 재판을 받아왔다. 서울중앙지법은 세 건의 사건을 하나로 합쳐 재판을 진행중이다. 장씨는 재판부에 반성문과 참회문 등을 수십 차례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단군 이래 최대 사기사건의 주인공

장씨가 사기 행각으로 구속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1982년 첫 구속 이후 수감된 것만 네번째로, 구속 기간을 모두 합치면 29년에 이른다. 이 가운데 가장 유명한 사기 사건은 아무래도 1982년 세상을 뒤흔든 ‘장영자·이철희 금융사기 사건’이다.

당시 ‘사채시장의 큰 손’으로 불리며 큰 돈을 운용하던 장씨는 자금압박에 시달리던 일부 기업을 상대로 대담한 사기극을 연이어 벌였다. 현금을 필요로 하는 기업에 돈을 빌려주고 차입금의 몇배에 이르는 약속어음을 담보로 챙긴 뒤, 이를 사채시장에서 할인하는 수법으로 막대한 이득을 모은 것이다.

장씨한테 돈을 빌린 기업은 해태제과와 일신제강, 공영토건 등 모두 이름을 들으면 알 만한 곳들이었다. A라는 기업에서 받은 어음을 현금화 한 뒤 이를 B라는 기업에 빌려주고, 여기서 또 현금이 마련되면 다시 C라는 기업에 빌려주는 방식이었다. 이런 식으로 장씨가 현금화 한 돈만 6000억원 대에 이르게 됐다. 장씨는 이 가운데 1400억원을 착복하기도 했다.

결국 장씨는 그해 5월4일 외국환관리법 위반 등 혐의로 검찰에 구속됐다. 조사 과정에서 공영토건에는 빌려준 현금의 9배나 되는 1279억원의 약속어음을 받아낸 사실이 드러났다.

장씨와 이씨 부부는 당시 금융사기 사건으로 15년형을 선고받았지만 사건의 후유증은 적지 않았다. 일신제강과 공영토건 등은 만기가 돼 돌아온 어음을 막지 못해 부도를 내고 말았고, 일부 부처 장관까지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했다.

장씨는 1991년 가석방으로 풀려난 뒤에도 1994년 또다시 100억원 대 어음사기 사건으로, 2001년 ‘구권화폐 사기사건’으로 구속된 바 있다.

저작권자 © 허프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관 검색어 클릭하면 연관된 모든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이철희 #장영자 #금융사기 #큰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