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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2월 19일 22시 08분 KST | 업데이트됨 2018년 12월 20일 10시 50분 KST

'체험학습 자제해달라'는 교육부 대책에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강릉 펜션 사고 이후 교육부는 교육청에 '체험학습 자제'를 요청했다.

학생이 체험학습을 신청하면 교장이 서류를 보고 안전한 곳인지 판단해 허가하라는 교육부 권고 때문에 일선 학교가 어리둥절해 하고 있다.

가이드라인을 따로 만들지 않고 ‘권고’라는 형태로 내려온 지시에 혼란만 가중된다는 지적이다.

결국은 일선 학교에 책임을 떠넘기는 것이 돼 체험학습을 전면 불허하는 결과가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학생과 학부모가 강력히 원할 경우 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19일 유은혜 부총리겸 교육부 장관은 강릉 펜션 사고와 관련, 각 시·도교육청에 안전이 우려되는 체험학습은 학교장이 진행을 재고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체험활동 계획서 등을 면밀히 살펴 승인 여부를 검토하고 사고 발생 가능성을 줄이라는 뜻이다.

유 부총리는 이날 긴급 소집한 전국 17개 시도 부교육감 영상회의에서 ”교외체험학습에 대한 안전점검이 필요하다”며 ”점검이 어려우면 가급적 자제해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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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학교 현장에서는 현실을 무시한 대책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서울의 한 고교 교장은 ”사실상 체험학습 신청서에서 안전사고 가능성을 가늠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잠자리에 드는 시간과 장소, 학생이 들르는 모든 여정을 확인할 수 없는 만큼, 교장이나 담임교사가 사고 가능성을 오롯이 파악하기는 힘들다. 그는 ”부모가 동의했어도 체험학습 내용이 신청서와 달라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에는 ‘학교의 장은 교육상 필요한 경우 보호자의 동의를 얻어 교외체험학습을 허가할 수 있다’고 명시됐다. 체험학습 신청서에는 기본적으로 부모가 동의한 체험학습 내용이 담긴다. 하지만 일부 고3 학생들의 일탈이나 돌발행동까지 판단하긴 어렵다. 결국 체험학습 과정을 학교가 모두 관리·감독하는 건 현실적인 무리가 따른다는 이야기다.

서울의 한 고교 A 진로진학상담교사 A씨는 ”가족 여행을 간다는 데 교장이 안전 사고 가능성을 이유로 ‘가지 말라’고 말하기는 사실 어렵다”고 토로했다. 또한 심야에 전화로 교사가 안전을 확인하거나 동선을 파악하는 것은 사생활 침해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다. 체험학습 신청이 거절되면 학교에 ”왜 우리 가족 계획을 막느냐”며 항의하는 경우도 빈번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학사일정을 바꾸는 등 큰 틀의 정책이 추진돼야 한다고 바라봤다.

A 교사는 ”수시와 정시 일정을 합쳐 최대한 고3 학생들의 수업공백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동석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정책본부장은 ”고3 학생들의 수업일수를 조정하거나 기업, 대학과 연계한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 큰 차원의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생명을 보호하는 방안은 학교를 비롯해 사회와 가정 모두의 현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