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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2월 19일 14시 16분 KST

'강릉 펜션 사고' 사망 학생의 어머니가 아들에게 편지를 전했다

아픈 아버지와 누나를 위해 사회복지사를 꿈꿨던 학생이었다.

한겨레
강릉 펜션 사고로 숨진 이들의 주검이 안치된 강릉 고려병원 장례식장.

“아들아, 사랑하는 내 아들아 너는 엄마에게 남편이었고 아들이었고 가장이었고 대들보였다. 니가 엄마 꿈에 나타나서 나비가 되어 펄럭거리고 날아갔다. 다음 생애는 더 좋은 집에서 더 좋은 부모 만나서 다시 꽃피거라. 내 아들아 하늘나라에서는 행복해라. 모든 짐을 다 벗어던지고 나비처럼 날아서 좋은 세상으로 날아가라. 잘가라 내 아들아, 잘가라 내 아들.” -ㄱ군 어머니가 아들에게 보내는 ‘마지막 편지’

수능을 마치고 친구들과 함께 떠난 강릉 여행에서 지난 18일 황망하게 목숨을 잃은 서울 대성고 ㄱ군의 어머니는 <한겨레>와 인터뷰 내내 눈물이 그치지 않았다. ㄱ군 어머니는 사고 소식 듣고 병원으로 달려와 19일 아침까지 밤새 오열한 것으로 전해졌다. 울다가 실신해 응급실 실려가기도 했고, 다른 유족들처럼 지금까지 하루동안 아무것도 먹지 못하고 눈물만 흘리고 있었다.

“수능 끝나고 친구들이랑 여행을 가겠다고 했는데 안갔으면 좋겠더라고요. 가지 말라고 했는데 그래도 가고 싶다고 했어요. 그래서 제가 철도청(코레일) 전화해서 기차가 안전한지 물어봤고, 가겠다고 했던 펜션도 어떤 곳인지 알아봤어요. 괜찮은 것 같아서 가도 된다고 허락했습니다.”

ㄱ군 어머니는 뉴스를 보고 큰 사고가 났음을 직감했다고 했다. ㄱ군 어머니는 경찰서에 전화를 했고, 병원 이름을 들을 수 있었다. “병원에 전화해서 우리 아들 특징을 말했더니 ‘사망하셨습니다’라는 (수화기에서) 말이 들렸어요.”

아들과 마지막 전화통화는 사고 전날이었던 17일 저녁이었다. “사고 전날 저녁에 전화를 하니 친구들과 활동을 한 가지 했다고 했어요. ‘엄마가 갈까?’ 물어봤는데 ‘그러면 친구들이 마마보이라고 한다. 그리고 엄마 안 와도 괜찮다, 잘 있다’고 했어요”

아들에게 다시 연락한 시간은 18일 아침 10시14분 이었다. ‘잘 있냐. 사진 좀 보내달라’ 문자를 보냈다. 답이 없었다. 전화를 하고 싶었지만 엄마가 자꾸 전화를 하면 친구들 사이에서 어린애처럼 보일까봐 주저했다. “전화를 몇번이나 들었다 놨다를 반복했어요.”

ㄱ군은 아픈 아버지와 누나를 위해 사회복지사를 꿈꿨다고 한다. 사회복지학과 수시모집에도 합격했다. “아들은 사회복지사가 되겠다고 했어요. 아빠도 아프고 누나도 장애가 있어요. 그래서 사회복지사가 되어서 자기가 다 보살피겠다고 했어요. 사회복지사가 되어서 행복을 주겠다고 했던 아이인데. 요즘에 유튜브가 유행이니까 유튜브 방송도 해보겠다고 준비하고 있었는데. 가지 말라고 할걸. 친구들이랑 어울릴 줄 알아야 한다고 사정사정을 하길래 보내줬는데”

어머니에게 큰 힘이 되는 아들이었다. ㄱ군의 어머니는 ”우리 아들은 너무 착한 아들이었다. 아들은 보이게 안보이게 엄마를 많이 도왔고, 저는 그런 아들에게 많이 의지했다”며 “술도 담배도 할 줄 모르는 착한 아이…정말 모범생이었다”고 말했다.

ㄱ군의 어머니는 먼 길을 떠난 아들에게 마지막으로 하고싶은 말을 편지로 남겼다.

“아들아, 사랑하는 내 아들아. 너는 엄마에게 남편이었고 아들이었고 가장이었고 대들보였다. 항상 엄마를 위해주고 도와주고 그런 착한아들이었는데, 아직도 믿어지지가 않는다. 정말 믿어지지가 않는다. 왜 이렇게 짧은 생을 살고 가는지. 니가 엄마 꿈에 나타나서 나비가 되어서 펄럭거리고 날아갔다. 다음 생에는 더 좋은 집에서 더 좋은 부모 만나서 다시 꽃피거라. 사랑하는 내 아들아. 하늘나라에서는 행복해라. 모든 짐을 다 벗어던지고 나비처럼 날아서 좋은 세상으로 날아가라. 잘가라 내 아들아, 잘가라 내 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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