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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버배치 주연 HBO 영화 '브렉시트' 예고편이 화제다 (영상)

컴버배치가 연기한 실존 인물 도미닉 커밍스는 '브렉시트 배후의 남자'로 불린다.

  • 허완
  • 입력 2018.12.18 14:55
  • 수정 2018.12.18 15:01

‘누가 이겼는지는 모두가 안다. 그러나 어떻게 이겼는지는 모른다.’ 

2016년 6월 영국 브렉시트 국민투표를 앞두고 벌어진 일들을 다룬 TV영화 ‘브렉시트’의 예고편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HBO가 14일 공개한 예고편에는 파격적인 헤어스타일로 변신한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등장한다. (놀라지 말자. 그가 연기한 실존 인물이 그렇다.)

컴버배치가 연기한 ”브렉시트 배후에 있는 남자”, 도미닉 커밍스는 2016년 국민투표 당시 ‘탈퇴(Vote Leave)’ 진영의 선거운동을 기획한 배후의 주인공이다. ”인구의 99%가 들어본적 없는 당대 가장 중요한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영화 '브렉시트'에서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연기한 도미닉 커밍스.
영화 '브렉시트'에서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연기한 도미닉 커밍스. ⓒHuffPost UK

 

그는 2000년대 들어 보수당 안팎에서 선거 전략가로 활동해왔음에도 직설적인 언사와 다소 과격한 주장 때문에 주류 정치인들의 외면을 받아왔다. 데이비드 캐머런 전 총리는 한 때 그를 가리켜 ”커리어 사이코패스”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그랬던 그는 브렉시트 국민투표를 앞두고 공식 탈퇴 운동 캠프의 캠페인 디렉터로 선임되면서 화려한 성공(?)을 거두게 된다. 그는 공식 슬로건인 ‘통제권을 되찾아오자(Take back control)’를 만드는 등 물밑에서 선거 전략을 기획하고 실행했다. 

사진은 EU 탈퇴 공식 선거운동 캠프의 유세가 시작되기를 기다리는 지지자들. 영국 맨체스터, 2016년 4월15일.
사진은 EU 탈퇴 공식 선거운동 캠프의 유세가 시작되기를 기다리는 지지자들. 영국 맨체스터, 2016년 4월15일. ⓒOLI SCARFF via Getty Images

 

물론, 그가 이민자들에 대한 영국 대중들의 반감 또는 불편한 감정을 적극적으로 이용했다는 점을 빼놓아서는 안 된다.

″우리의 유권자들이 누구인지 이해해야 한다.” 커밍스로 분한 컴버배치가 말한다.

″그들의 감정에 호소하라. 사람들은 더 분노하고 무시당하고 있다고 느끼고 있다. 이민 때문인가? 솔직하게 말해도 된다. 인종인가? 여러분이 싫어하는 나라가 어디인가?” 

이어 그는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우리의 공간(our place)을 알았고, 모든 게 이치에 맞게 돌아갔던 때로 돌아가기를 원한다.”

여기에서 말하는 ‘그 때’는 그게 ”허구적인 것이든 아니든” 영국이 영국인들로만 이뤄졌(다고 믿었)던 과거를 뜻한다.

영화 '브렉시트'의 한 장면.
영화 '브렉시트'의 한 장면. ⓒHBO

 

뿐만 아니라 커밍스는 소셜미디어를 선거 운동의 주요 플랫폼으로 활용하기도 했다. 이 부분은 현실에서 여전히 논란거리다. 선거자금 상한선 초과(선거법 위반), 불법 데이터 취득 등의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선거운동 당시 탈퇴 캠페인 측은 ‘애그리게이트IQ’라는 캐나다 데이터업체에 수백만 파운드를 주고 온라인 타깃 광고 관련 데이터를 구입했다.

이들은 이렇게 확보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페이스북을 비롯한 소셜미디어에서 여론 조작이라고 해도 크게 틀리지 않을 대대적인 ‘작전’을 펼쳤다. 좀 더 공식적인 명칭은 ‘타깃 광고’다.

이 업체는 2016년 대선에서 ‘우리가 트럼프를 대통령으로 만들었다’고 자랑했던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CA)와 사실상 같은 회사였던 것으로 뒤늦게 드러났다.

이 업체가 지난 4년 간 페이스북에 집행한 광고 금액 350만파운드 중 200만 파운드(약 28억원)가 브렉시트 국민투표 관련 광고에 쓰인 것으로 추정된다

영화 '브렉시트'의 한 장면.
영화 '브렉시트'의 한 장면. ⓒHBO

 

″우리는 정치 시스템을 해킹해야 한다.” 예고편 속의 커밍스가 이렇게 설명하자 정치인으로 추정되는 나이든 남성들은 도무지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인다. ”해킹이요?”

″정치의 매트릭스를 바꿔내는 것에 대해 말씀드리는 겁니다.” 커밍스의 설명이다.

곧이어 등장하는, 데이터 업체 관계자로 보이는 등장인물의 설명을 들어보면 훨씬 이해가 빠를지 모른다.

″소셜미디어 플랫폼은 생각이 비슷한 사람을 만나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우리의 소프트웨어는 그 어느 선거 캠페인도 공략한 적이 없었던 사람들을 찾아내서 공략합니다. 투표를 하지 않고, 해본 적도 없는 사람들이죠. 상대편에서는 존재하는지조차 모르고 있는, 추가 300만표입니다.”

ⓒHBO

 

″현실적인 목표가 뭐죠?” 기자로 보이는 한 등장인물이 잔뜩 회의적인 말투로 커밍스(컴버배치)에게 묻는다. 

″베를린장벽 붕괴 이후 가장 큰 정치적 파란을 일으키는 것입니다.” 

결국 그의 말대로 됐다. 모두의 예상을 깨고, EU 탈퇴 진영이 이겼다. 브렉시트의 시작이다.

영화 ‘브렉시트‘는 컴버배치와 함께 ‘셜록’ 시리즈를 만들었던 토비 헤인즈가 연출을 맡았다.

2019년 1월19일 HBO 가입자들에게 우선 공개될 예정이다. 브렉시트의 운명을 좌우할 의회 표결이 실시되는 바로 그 주 주말이다.

 

허완 에디터 wan.heo@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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