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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정치적·개인적 의혹에 대한 수사의 현재 진행 상황

현재 진행중인 트럼프 관련 수사는 3건에 달한다.

  • 허완
  • 입력 2018.12.17 19:31
ⓒThe Washington Post via Getty Images

현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수사는 백악관, 선거운동, 인수위원회, 취임식, 자선재단, 사업에 대해 진행되고 있다. 트럼프의 정치적, 개인적, 그리고 매우 개인적인 일들까지 모두 수사 대상이다.

트럼프가 취임한지 2년도 되지 않았지만, 그의 동업자들, 정치 고문들, 가족들, 심지어 고인이 된 그의 아버지의 관행들까지 조사받고 있다. 12월15일에는 라이언 징크 내무장관 교체가 발표됐다. 윤리 규칙 위반 혐의로 내각을 떠나는 네 번째 인사다. 한 감시단체의 집계에 따르면 징크 내무장관의 직무에 대한 수사는 17건이나 이뤄졌다.

게다가 20년만에 처음으로 대통령을 대상으로 하는 특검 수사가 진행중이어서 트럼프의 머리를 복잡하게 하고 있으며, 기소, 트럼프 아랫사람들의 강력한 유죄 인정 진술이 나오고 있어, 로버트 뮬러 특검의 서류에서 ‘개인-1(Individual 1)’로 지칭되는 트럼프 본인의 범죄 행위가 드러날 가능성도 있다.

조사의 규모는 트럼프의 대통령직에도 영향을 미쳐 그의 국정운영 아젠다를 추진하는 데 있어 계속해서 장애물로 작용해왔다. 지금까지는 당파성이 없는 연방 검찰과 정부 감시 기관들이 대부분의 수사를 진행했다. 민주당이 하원 다수당으로서 소환장을 발부할 수 있게 되는 내년에는 강도가 더 세질 것이 분명하다.

ⓒThe Washington Post via Getty Images

 

트럼프는 정치적 목적을 지닌 ‘마녀 사냥’이라고 이 수사들을 일축하지만, 그가 트위터에 쏟아내는 강도 높은 글들을 보면 그가 얼마나 수사에 신경을 쓰고 있는지가 드러난다. 그는 수사에 있어 중요한 사건이 있는 날이면 몇 시간 동안 TV 보도를 본다고 한다.

서던 메소디스트 대학교의 정치학자이자 역사가 칼 질슨은 수사로 인해 “에너지가 새어나가고 집중력이 분산된다. 정적들이 들고 일어날 태세이기 때문에 주도할 수가 없다”고 말한다. ”(수사는) 같은 편을 약하게 하고 적들을 강하게 한다.”

임기 중반을 맞고 있는 트럼프는 주요 공약을 실현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재 공화당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의회에서조차 멕시코 국경장벽 예산 50억 달러를 얻어내지 못한 채 올해가 끝날 수도 있다. 2019년 통과를 추진하겠다고 발표한 법안의 수는 올해에 비해 줄어들었다.

여러 법안 통과를 추진한다 해도, 하원 다수 의석을 얻게 된 민주당이 재선 선거 운동을 앞둔, 수사로 인해 약해진 대통령을 도울 이유란 거의 없다.

힐러리 클린턴은 빌 클린턴이 ‘거대한 우파 음모론’에 사냥당했다고 느꼈다고 말한 바 있다. 그 이후 현직 대통령이 수사의 압박을 이토록 받는 상황은 처음이다.

ⓒMark Wilson via Getty Images

 

게다가 공화당은 하원 다수당 지위를 잃었으며 법무부는 최소 3건의 범죄 수사를 각각 벌이고 있다. 러시아와의 대선 개입 공모와 사법방해를 수사중인 뮬러 특검, 트럼프의 불륜 상대였다고 주장하는 여성들에게 지급된 입막음 돈에 대한 뉴욕 선거자금법 관련 수사, 월스트리트저널이 최근 보도한 트럼프 인수위원회 자금과 운영, 해외로부터의 불법 자금지원 여부에 대한 수사 등이다.

이 수사들 뒤에는 주 검찰 및 트럼프 사업 관련자들에 의해 제기된 수많은 소송과 조사가 존재한다.

트럼프에게 유리한 결론이 난다 해도 긍정적인 경제 관련 뉴스가 이 수사 소식들에 묻히고 있는 형국이다. 최악의 경우 이 수사들은 트럼프의 대통령직, 가족과 사업에 위협이 된다.

민주당이 다수를 차지한 하원의원들의 임기가 내년에 시작되면 수사는 더욱 깊어질 것이다. 그들은 의회 자체 조사에 착수할 것으로 보이며 탄핵을 꾀할 수도 있지만, 민주당 지도부는 탄핵 추진에 따를 수 있는 정치적 반발에 주의하고 있긴 하다.

트럼프가 탄핵을 피한다 해도 민주당이 주도하는 조사는 골칫거리가 될 것이다. 행정부 관료들은 의회에서 증언을 하라는 요청을 받을 것이며, 의원들은 트럼프가 공개를 거부하고 있는 납세 관련 서류 등을 잔뜩 요구할 것이다.

주요 백악관 인사들이 감당하기에 벅찰 정도로 일이 많아질 것이다. 브루킹스 연구소의 기록에 의하면 트럼프 주요 측근들의 60% 이상이 첫 2년 안에 떠났는데, 이는 최근 대통령 5명보다 높은 수치다. 게다가 장관 10명이 교체되었고, 이는 버락 오바마, 조지 W. 부시, 빌 클린턴 취임 2년 후보다 많은 숫자다. 인사 개편에 따라 이제 믹 멀베이니 백악관 예산관리국장이 비서실장 대행까지 겸임하게 됐다.

ⓒThe Washington Post via Getty Images

 

클린턴의 경우처럼 수사가 길어져 탄핵으로 이어지고, 탄핵에 실패하게 된다 해도 대통령이 효과적으로 정책을 펼치기란 힘들 것이다.

“현대의 대통령직은 굉장히 복잡하고 일이 많아서, 대통령은 전적으로 집중해야 한다.” 질슨의 말이다. ”[트럼프는] 일에 집중해야 할 때 변호사들을 만날 생각도 해야 한다.”

수사들이 진전되고 있는 가운데 트럼프와의 관계를 공식적으로 끊은 공화당 정치인은 몇 되지 않는다.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수사들이 트럼프의 재선 당선 가능성과 2020년 상하원 선거에서 자신들에게 타격을 입히는 게 아닐까 우려하는 의원들도 있다.

연방 선거 운동 자금 수사가 특히 공화당 의원들을 난처하게 하고 있다. 검찰과 오랫동안 트럼프의 개인 변호사를 맡았던 마이클 코언, 트럼프의 편이었던 타블로이드 기업은 트럼프가 2016년 대선 선거 운동 기간 후반 자신과 불륜을 맺었다고 주장하는 여성들에게 입막음 돈을 주라고 지시했다고 말한다. 코언은 지난 주에 징역 3년형을 선고 받았다.

공화당 의원들의 줄타기를 보여주듯, 최근 정계 은퇴를 발표한 오린 해치 상원의원(공화당-유타)은 처음에는 트럼프가 코언의 범죄가 연루된 것을 개의치 않는다고 말했으나 나중에 말을 바꾸었다.

“대통령의 혐의에 대해 내가 했던 말들은 무책임했으며, 오랫동안 법치에 헌신해 온 나의 전력을 잘 반영하지 못했다.” 해치가 12월14일에 낸 성명이다.

트럼프 주변 인물 중 5명이 현재도 진행 중인 뮬러 특검에서 유죄를 인정했다. 그 중 폴 매너포트 전 선거대책본부장과 릭 게이츠 부본부장은 트럼프 선거캠프에서 각각 1인자, 2인자를 맡았던 사람들이다. 조지 파파도풀로스는 그보다는 직급이 낮은 선거캠프 고문이었고, 14일형을 선고 받고 형기를 끝냈다. 트럼프 정부의 첫 국가안보보좌관이었던 마이클 플린은 12월 18일 나올 판결을 기다리고 있으며 코언은 3월부터 복역할 것으로 보인다.

특검 측은 플린이 19번에 걸쳐 조사에 응했고 어마어마한 양의 서류를 넘겨 아직 결과가 발표되지 않은 수사를 도왔다고 밝혔다.

즉, 지금으로선 수사의 끝이 보이지 않는다.

ⓒThe Washington Post via Getty Images

 

트럼프는 연방 검찰에 의한 수사 뿐만 아니라 다른 법적 문제에도 노출되어 있다. 소송 및 수사들의 목록은 다음과 같다.

 

- 메릴랜드주와 워싱턴 DC의 민주당 법무장관과 민주당 의원들은 트럼프그룹(Trump Organization)이 외국 및 주 정부와 벌인 사업 내역을 문제삼고 있다. 예를 들어 워싱턴에 있는 트럼프 호텔은 대통령이 국회의 동의없이 외국으로부터 돈을 받는 것을 금지하는 헌법을 어겼다는 등의 주장이다.

- 트럼프의 TV 쇼에 자주 나오던 섬머 저보스는 트럼프가 자신이 거짓말을 했다는 것은 명예 훼손이라고 고소했다. 저보스는 2016년에 트럼프가 자신에게 원치 않는 신체 접촉을 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이 사건을 무마하려고 몇 번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 뉴욕 세금 당국은 트럼프 개인 혹은 트럼프 자선 재단(Trump Foundation)의 세금 탈루 여부를 살피고 있다. 또한 트럼프의 아버지 프레드 트럼프가 수십 년 동안 탈세를 했고 트럼프와 가족들이 세금을 회피해 왔다는 뉴욕타임스 보도 이후 “모든 적합한 수사 방법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보도에 의하면 트럼프는 아버지로부터 현재 가치로 최소 4억1300만 달러에 해당하는 돈을 받았으며, 그 과정에서 세금을 제대로 납부했는지가 의심스럽다고 한다. 트럼프는 이 기사가 “아주 오래된, 재미없고, 예전부터 나온 나에 대한 공격 기사”라고 말했다.

- 뉴욕 당국은 트럼프가 법률 분쟁 합의금, 대선 자금, 개인 및 사업 비용, 자신의 실제 크기 초상화 구입 자금 1만 달러 등을 대기 위해 자선 재단인 트럼프재단의 돈을 불법적으로 끌어다 썼다는 혐의를 제기하고 있다.

 

뉴욕 시립대학교의 정치학자이자 정신분석가인 스탠리 렌션은 이 모든 걸 고려할 때 좌파 뿐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대통령직을 그만두려 하게 만들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이 모든 의혹들은 클린턴 부부를 공격했던 우파 “음모이론”보다 더 클지도 모른다고 렌션은 말한다. “나는 이걸 모두의 음모이론이라고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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