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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에 대한 불신임 투표가 성사됐다

권력을 잃게 될 지도 모른다.

  • 허완
  • 입력 2018.12.12 17:22
  • 수정 2018.12.12 18:16
ⓒSean Gallup via Getty Images

영국 집권여당인 보수당 의원들이 당 대표(총리)에 대한 불신임 투표를 성사시켰다. 테레사 메이 총리의 운명이 갈림길에 서게 됐다.

영국 보수당의 1922 위원회 그레이엄 브래디 의장은 불신임 투표 성사 요건인 소속 의원 15%(48명) 이상이 투표 요구 서한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12일(현지시각) 저녁 6~8시 사이에 곧바로 메이 총리에 대한 불신임 투표가 진행될 예정이다.

브래디 의장은 개표가 ”투표가 완료되는 즉시 진행되며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결과가 발표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정확히 몇 명의 의원이 서한을 제출했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메이 총리가 자리를 지키기 위해서는 보수당 의원 315명 중 과반인 158명의 지지를 확보해야 한다. 신임을 받는 데 성공할 경우 앞으로 12개월 동안은 불신임 투표가 다시 개시될 수 없다.

이렇게 되면 메이 총리는 권력 기반을 확고히 하면서 브렉시트 합의안 의회 표결을 주도할 동력을 확보하게 된다. 극적인 반전인 셈이다.

반면 불신임 의견이 과반을 넘으면 메이 총리는 곧바로 당 대표직과 총리직에서 물러나야 하며, 새로 실시될 경선에서 선출된 대표가 총리직을 수행하게 된다.

설령 불신임 의견이 과반을 넘지 않더라도 상당수의 의원이 불신임에 표를 던진다면 메이 총리가 스스로 사임을 결심하게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John Phillips via Getty Images

 

불신임 투표을 요구하는 서한을 제출이 제출된 시점은 각각 다른 것으로 보인다. 일부 의원들은 메이 총리가 ‘체커스 플랜‘을 공개한 7월에 이미 서한을 제출했고, 일부는 영국의 ‘굴욕’으로 끝난 10월 잘츠부르크 EU 정상회의 직후에 서한을 보냈으며, 브렉시트 합의안 초안이 나온 시점에 결심한 의원들도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서한을 제출한 모든 의원들이 이를 공개하지는 않았으므로 정확하게 파악하기는 어렵지만, 메이 총리가 브렉시트 합의안에 대한 의회 표결을 전격 연기한 이후 상당수 의원들이 마침내 불신임 투표를 요청하기로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마이클 고브 환경장관, 앰버 러드 고용연금부 장관, 제러미 헌트 보건장관을 비롯해 메이 총리를 지지하는 보수당 의원들은 앞다투어 지지 의사를 밝히고 나섰다. 

ⓒARIS OIKONOMOU via Getty Images

 

메이 총리는 ‘브렉시트의 아버지’로 불리는 데이비드 캐머런 전 총리가 사임한 이후 2016년 7월 경선에서 사실상 유일한 후보로 끝까지 남은 끝에 총리직에 올랐다. 당시 경쟁자였던 앤드리아 리드섬 의원이 경선 포기를 선언했기 때문이다.

2016년 7월13일 공식 취임한 메이 총리는 마거릿 대처 이후 영국 역사상 두 번째 여성 총리이기도 하다. 브렉시트 국민투표 당시 EU 잔류를 지지했던 메이는 취임 이후 EU와의 브렉시트 협상을 이끌어왔다.

메이 총리는 협상 초기 ‘하드 브렉시트‘라는 강경한 입장을 밝혔으나 이후 EU의 압박, 현실적 문제 등에 밀려 ‘소프트 브렉시트’로 돌아섰다.

이에 대한 강경파 의원들의 불만이 커지고 협상 전반에서 드러난 전략 부재에 대한 야당 의원들의 불신이 높아지면서 메이 총리의 리더십은 끝없는 도전을 받아왔다.

특히 승부수로 띄웠던 조기 총선이 참패로 끝나면서 메이 총리의 당 장악력은 ‘언제 물러나도 이상하지 않다’는 말이 나올 만큼 약화됐다. 

예정되어 있던 아일랜드 방문을 취소한 메이 총리는 집무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지금 시점에서 지도자를 교체하면 ”우리나라의 미래를 위험에 처하게 만드는일이 될 것”이라며 신임을 호소했다.

그는 설령 새로운 총리가 오더라도 EU를 상대로 근본적으로 더 나은 협상안을 따내는 것은 불가능하며, 1월 법적 시한까지 물리적으로 취임할 수 없기 때문에 결국 브렉시트에 대한 통제권을 의회의 야당 의원들에게 넘겨줄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브렉시트가 공식 발동되는 3월29일 전까지 새 총리가 EU와 협상을 재개하고 관련 법안을 의회에서 통과시킬 시간도 부족해짐에 따라 결국 브렉시트 자체를 연기하거나 취소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어떤 것도 국익에 해당하지 않는다.”

메이 총리가 극적으로 살아 남을 것인지, 끝내 물러나게 될 것인지는 이제 약 12시간 안에 결정날 것으로 보인다. 그의 운명, 그리고 브렉시트의 운명이 갈림길에 섰다.

 

허완 에디터 wan.heo@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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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브렉시트 #테레사 메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