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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쿠데타 :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 불신임 투표가 임박했다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 허완
  • 입력 2018.12.12 14:50
  • 수정 2018.12.12 15:00
ⓒThierry Monasse via Getty Images

영국 집권여당인 보수당 의원들이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에 대한 불신임 투표에 돌입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들은 지금이 크리스마스 전에 메이 총리를 끌어내릴 가장 좋은 기회라고 보고 있다.  

긴장이 급격히 고조된 건 메이 총리가 브렉시트 합의안을 살려내기 위해 유럽연합(EU)의 주요 회원국들을 잠깐씩 방문하고 귀국한 화요일 밤이다. 

몇몇 의원들은 보수당 당 대표 불신임 투표를 성사시키기 위해 필요한 48명이 마침내 채워졌음을 시사했다. 한 고위 관계자는 메이 총리의 해외 출장 중에도 불신임 투표 요구 서한이 추가로 제출됐다고 허프포스트UK에 말했다.

브렉시트 강경파와 EU 잔류파들로 구성된 모의자들은 메이 총리가 브렉시트 합의안에 대한 하원 인준 표결을 전격 연기한 게 결정적이었다고 본다.

ⓒNurPhoto via Getty Images

 

보수당 대표에 대한 불신임 투표는 의원 중 15%(현재 315명 중 48명) 이상이 평의원들로 구성된 당 지도부 선거관리기구 ’1922 위원회′ 그레이엄 브래디 의장에게 서한을 제출하면 실시된다.

과반수(158명) 이상이 불신임에 표를 던지면 메이 총리는 당 대표직과 총리직에서 물러나게 되며, 새로 실시되는 경선에서 당선된 후보자가 총리직을 이어 받게 된다.

허프포스트UK 취재에 따르면 브래디 의장은 불신임 투표 요건이 충족되면 전화나 이메일 대신 직접 총리에게 이같은 사실을 전달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메이 총리가 EU 정상회의를 앞두고 12일 오전 아일랜드 더블린과 벨기에 브뤼셀을 연달아 방문할 예정인 가운데 의회 내 반란 세력들은 브래디 의장이 총리에게 불신임 투표 성사를 통보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많지 않다고 보고 있다.

한 의원은 브래디 의장이 수요일 오전 의회에서 메이 총리를 만날 예정이라며 불신임 투표가 성사되면 당 규약에 따라 신속하게 이를 실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Bloomberg via Getty Images

 

의회는 다음주부터 크리스마스 휴회기에 들어간다. 메이 총리의 일부 측근들은 메이 총리가 일단 불신임 투표 없이 휴가 시즌을 보내고 나면 새해에 다시 복귀해 합의안에 대한 지지 확보 노력을 재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한 관계자는 불신임 투표에 필요한 숫자가 채워졌다고 본다고 허프포스트UK에 말했다. ”좁은 창문이 열렸고, 우리는 이 기회를 잡아야 한다.”

브렉시트 강경파 ‘유럽연구그룹(ERG)’에 속한 또다른 관계자도 불신임 투표 요구 서한을 제출한 의원들이 48명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한 전직 장관은 자신이 마지막으로 숫자를 세어봤을 때 30명대 초반이었다고 말했다. 

″어젯밤 정말로 ‘더 이상은 안 된다’는 기류로 바뀐 것 같고, 오늘은 더 그런 것 같다. 총리가 유럽을 돌면서 구걸을 하는 걸 보면서 말이다. 이게 동료 의원들을 화나게 했고, 너무 굴욕적으로 보인다.”

ⓒASSOCIATED PRESS

 

그러나 스티브 베이커나 제이콥 리스-모그 같은 강경파 의원들이 몇 주 전 불신임 투표 요건이 충족됐다고 했다가 처참하게 실패한 사례를 기억할 필요도 있다. 또 한 번 정족수에 모자란 것으로 나타날 경우 메이 총리를 지지하는 의원들은 반란 세력들을 강하게 압박하고 나설 것으로 보인다.

반란 모의자들은 의원 및 당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2주 동안 당 대표 경선을 신속하게 치를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메일 투표가 가능해지도록 당원 시스템을 새로 바꾼 덕분이다.

그러나 설령 불신임 투표가 목요일(13일)에 성사되더라도 크리스마스 전까지 새 대표를 뽑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메이 총리가 새해가 밝기 전까지는 ‘총리 대행’으로 머물 수 있다는 뜻이다.

메이 총리는 헤이그, 베를린, 브뤼셀에서의 유럽 외교 활동을 마치고 밤 9시에 총리 공관에 도착할 예정이었다.

이 장면은 1990년 마거릿 대처 전 총리의 마지막 날과 비슷하다. 대처가 해외 순방 때문에 프랑스 파리에 머물고 있는 동안 보수당 의원들은 경선 1차 투표에서 마이클 헤슬타인에게 표를 몰아줬다. 결국 대처는 2차 투표를 포기하고는 며칠 만에 총리직에서 물러나야만 했다.

 

11일 밤 보수당 원내대표 줄리안 스미스가 총리 관저로 들어가는 것이 목격됐고, 보수당 의장 브랜든 루이스 역시 밤 늦게 소집된 회의에 참석했다.

12일 메이 총리는 의회에서 열릴 총리 질의응답(Prime Minister’s Questions)에 이어 오후 2시에 화요일에서 이날로 연기된 각료회의를 주재할 예정이다. 

이어 메이 총리는 더블린으로 향해 리오 버라드커 아일랜드 총리와 회동한 뒤 다음날인 13일 오전 벨기에 브뤼셀로 이동해 EU 정상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다.

오후 4시까지 브래디 의장 앞으로 전달된 불신임 투표 요구 서한은 48명에 미치지 못했고, 메이 총리는 기자들에게 불신임 투표에 대한 어떤 통보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쿠데타’ 모의자들은 그 이후로 서한이 추가로 제출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이와는 별도로 제러미 코빈 노동당 대표는 정부에 대한 불신임 투표를 추진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다만 구체적인 시점은 언급하지 않았다.

″우리는 이 정부를 끌어내리기 위한 불신임 투표를 위해 적절한 시점에 적절한 일을 해야 한다.” 

 

 * 허프포스트UK의 Theresa May Facing Growing Leadership Threat As Tory Plotters Claim They ‘Have The Numbers’ For ‘No Confidence’ Vote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허완 에디터 : wan.heo@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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