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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 KTX 사고 당시 상황을 담은 녹취록이 공개됐다

고장신호 있었는데도, 열차가 출발한 이유가 나왔다

ⓒ뉴스1

지난 8일 발생한 강릉선 KTX 탈선 사고와 관련해, 역무원들이 사고 발생 30분 전부터 이상 징후를 감지하고서도 적절한 조처를 취하지 못했던 사실이 녹취록을 통해 드러났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이헌승 자유한국당 의원이 코레일로부터 제출받은 관제 녹취록에는 ‘서울행 KTX 806호 열차’의 선로전환기에 이상이 발생한 사고 당일 오전 7시7분부터 36분까지 29분의 상황이 담겨 있다. 806호 열차 기장이 사고 발생을 보고한 시점은 7시35분이다.

8일 오전 7시7분 “큰일났네 이거”

녹취록에 담긴 당시 교신은 서울 구로구 철도교통관제센터와 강릉역, 강릉기지, 806호 열차 사이에 이뤄졌다. 먼저 8일 오전 7시7분, 강릉기지 관제사는 “선로전환기 이상 신호를 감지했다”고 말했다. 그러자 구로 철도교통관제센터 관제사(구로 관제사)는 “큰일났네, 이거”라고 말한다. 이어 그는 “H1636 열차가 강릉에서 8시13분 출발해야 하는데 이것부터 (차량기지에서) 못 나오고 있고, 그 다음에는 D1691이 있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여기서 말하는 ‘이상신호’는 사고 열차인 806호 열차의 철길(서울 방향)이 아닌, 다른 선로전환기(차량기지 방향)에 관한 것이었다는 사실이다. 두 선로전환기의 회로가 뒤바뀐 탓에 엉뚱한 선로의 문제를 이야기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어 7시17분, 구로 관제사는 강릉역에 “(서울 방향)806 열차가 나가는 데는 지장이 없냐”고 물었다. 강릉역에서는 “아, 이것은 보낼 수 있다, 신호가 그렇게 이야기했다”고 대답했다. 사고를 당한 강릉발 서울행 KTX 806호 열차는 30분에 출발했다.

“806호 열차, 열차 탈선했다고 했습니까”

7시35분, 서울로 향하던 806호 열차 기장은 서울방향 선로 분기선을 통과하다 탈선한 뒤 관제사한테 “분기선에 가다가 탈선했다”며 도움을 요청했다. 강릉역 관제사와 구로 관제사는 그제서야 어디가 문제였는지 파악했다.

강릉역 관제사는 “806호 열차, 열차 탈선했다고 했습니까”라며 806호 기장한테 탈선 사실을 다시 확인한다. KTX 열차 탈선이라는 대형 사고를 보고받고도 실감하지 못하겠다는 반응이었다. 강릉기지 관제사도 “806 열차가 올라가다가 탈선했다고 합니다. 기지에서…진로를 만진 모양입니다”라고 말한다.

이번 사고와 관련해 이헌승 의원은 “고장 신호를 감지한 뒤 현장에서 조금만 더 판단을 잘했다면 사고를 막을 수 있었다”며 “국토부가 이를 제대로 조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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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KTX #코레일 #강릉 KTX 탈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