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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히 50년 전 오늘 일본을 뒤집어 놨던 '3억엔 도난사건'

전후 일본 최대의 범죄 사건 중 하나다

  • 박세회
  • 입력 2018.12.10 13:18
  • 수정 2018.12.10 14:08
당시 일본 경찰은 용의자로 지목받은 인물과 비슷한 청소년의 얼굴 '실사'를 몽타주로 사용해 비난을 받기도 했다. 
당시 일본 경찰은 용의자로 지목받은 인물과 비슷한 청소년의 얼굴 '실사'를 몽타주로 사용해 비난을 받기도 했다.  ⓒ사건 몽타주

오늘(10일)은 일본을 뒤집어 놨던 1968년의 ‘3억엔 사건’으로부터 정확하게 50년이 되는 날이다. 이 사건은 범행의 치밀함, 실행의 대담성 등 여러 면에서 두고두고 회자되는 미제 사건이다. 시효도 한참 지난 터라 해마다  이맘때쯤이 되면 약속하고 내리는 비처럼 “내가 범인이다”라고 주장하는 인물들이 꼭 등장한다고 한다.

사건은 1968년 12월 10일 오전에 발생했다. 일본신탁은행의 시바우라 전기(현재는 도시바)의 고쿠분지 지점의 현금수송차량은 후추 시에 있는 도시바 공장 직원들의 보너스 2억 9434만 1500엔을 3개의 두랄루민 케이스에 나누어 싣고 공장으로 향하고 있었다. 

차량이 후추 교도소를 지날 무렵 경찰 제복을 입은 한 남자가 경찰 오토바이를 타고 뒤쫓아와 차량을 멈춰 세우고 ”지점장의 집이 폭파되었는데, 이 차에도 폭탄이 설치되어 있을 지 모르니 조사를 해야겠다”며 하차를 요구했다.

운전자를 포함한 4명 전원이 내리자 이 남성은 ”다이너마이트다. 도망쳐!”라고 외쳤다. 4명이 도망치자 이 남성은 현금수송차량을 끌고 도주했다. 이후 경찰의 조사에 따르면 이 남성은 약 1.3km 떨어진 곳에 숨겨둔 도요타 자동차의 ‘코롤라’로 바꿔 타고 사라졌다. 

코롤라는 약 4개월 후 사건 현장에서 북동쪽으로 약 5km 떨어진 코가이시 시내의 한 아파트 단지 주차장에서 발견됐다. 두랄루민 케이스는 남아 있었으나 현금은 사라지고 없었다. 

수사 과정에서 이 범행의 치밀함이 드러났다. 사건 나흘 전인 12월 6일 고쿠분지 지점장 앞으로 ”다음날 오후 5시까지 지정된 장소로 여성 사무원 편에 현금 300만엔을 가져오지 않으면 지점장의 집을 폭파하겠다”는 협박장이 도착했다.

ⓒTBS

지점장이 협박장을 신고해 약소된 장소에 경찰을 잠복시키는 등의 조치를 취했으나 범인은 나타나지 않았고, 해프닝으로 일단락이 된 듯 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은행 직원들의 머릿속에서 ‘폭탄‘이라는 단어는 큰 설득력을 갖게 되었다. ‘지점장의 집이 폭파됐다’는 범인의 거짓말에 쉽게 속아 넘어간 이유다. 

특히 4명의 직원들은 도망칠 때 ”차에서 연기가 나는 것을 봤다”고 증언했는데, 조사 결과 이는 발연통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이 4명은 이 ‘경찰관’이 폭탄에서 멀리 도망가기 위해 직접 차를 운전했다고 여겨 ”용감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사건의 형사 공소시효는 1975년에 끝났고 민사배상책임의 소송시효도 1988년으로 만료됐다. 50년이 지난 지금까지 사건은 미스터리로 남았으며 잊을 만 하면 드라마나 영화로 만들어지고, 해마다 ”내가 범인”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등장하고 있다.

범인을 잡을 수는 없지만, 범인인지 아닌지는 간파할 수 있다. 잃어버린 지폐의 일련번호를 알기 때문이다. 현재까지의 보도를 보면 경찰이 알고 있는 일련 번호의 지폐는 단 한 장도 수사망에 걸리지 않았다. 만약 범인이라면 이 지폐를 증거로 내놔야 하는데 그런 경우는 없었다. 당시의 3억엔은 현재 가치로 약 20억엔(약 200억원) 정도로 추정된다. 미스터리는 계속된다.

*제보는 박세회(sehoi.park@huffpost.kr)로 보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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