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
2018년 12월 07일 17시 00분 KST

이제는 사라진 텀블러 포르노를 통해 여성들은 성적 대상이 아닌 성적 설계자가 될 수 있었다

완전히 사라졌다.

JI-SUB JEONG/HUFFPOST

여성이 침대에 누워 다리를 벌리고 천천히 자기 몸을 만지고 있다. 조명은 밝고, 여성은 아직 옷을 다 벗지는 않았다. 남성 성기 비슷하게 생긴 것을 빨고 있다. 시청자에겐 뒤통수만 보이는 한 남성이 침대 끝에 앉아 그녀를 지켜보고 있다. 초점은 남성이 아닌 여성에게 맞춰져 있다. 여성은 즐기고 있다.

이 영상은 계속해서 반복 재생되며, 놔둔다면 아마 영원히 돌아갈 것이다. 넋을 잃고 보게 된다. 노골적이고 섹시하다. 최근까지는 텀블러(Tumblr)에서 이런 형태의 포르노를 보며 흥분할 수 있었다.

12월 3일에 텀블러는 모든 성인 콘텐츠(“인간의 실제 성기나 여성의 젖꼭지가 등장하는 이미지, 비디오, GIF”)를 공식적으로 금지하겠다고 발표했다. (텀블러와 허프포스트USA는 같은 모회사 오스Oath 소속이다.) 텀블러는 몇 년 동안 여성과 여성의 욕구에 초점을 맞춘 포르노와 성애물이 인기를 얻도록 조용히 허가해왔다. 텀블러의 한 시대가 끝나는 셈이다.

“텀블러는 우리 모두에게, 특히 여성들에게 우리만의 시각적 성적 자극제를 큐레이션하게 해주었다.” Lady Cheeky 블로그를 운영하던 성교육자 엘 체이스의 말이다. (내가 2015년말에 체이스를 처음 인터뷰했을 때, 그녀의 텀블러 팔로워는 14만 명이 넘었다.) “우리가 흥분된다고 생각한 모든 파스티셰에 대한 취향을 표현할 자유를 텀블러가 주었기 때문에, 우리는 소비하고 싶은 종류의 포르노를 주체적으로 선택할 수 있었다.”

애플이 텀블러 앱을 앱 스토어에서 제거한지 불과 며칠 뒤, 제프 도노프리오 텀블러 CEO는 텀블러 블로그에 성명을 발표해 성적 콘텐츠를 제작하고 유포하는 다른 웹사이트들을 지적하며 텀블러의 성인 콘텐츠 삭제에 대한 우려를 회피했다. “성인 콘텐츠를 올리는 사이트들은 인터넷에 얼마든지 있다. 우리는 그들에게 맡겨두고, 우리 지역 사회를 위해 가장 환영받는 환경을 만드는데 주력하겠다.”

그러나 몇 년 동안 텀블러에서 성인 콘텐츠를 공유하고 소비해온 사람들과 이야기해보면 이 발언이 소비자들이 텀블러의 성적 콘텐츠가 왜 특별하고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하는지를 근본적으로 놓치고 있음을 곧 알 수 있다.

텀블러는 여성과 넌 바이너리가 온라인에서 섹슈얼리티의 대상이 되는 게 아니라 자신의 섹슈얼리티를 직접 설계할 수 있도록 해주었다. 이들 커뮤니티를 환영하는 환경이었는데, 이제 이들이 밀려나게 되었다.

2013년, 텀블러에서 가장 많은 방문자를 기록한 20만 개의 블로그 중 23,000개 가까이는 무료 성인 콘텐츠를 올린 곳이었다. 2016년에 허프포스트가 발표한 조사 결과, 이러한 성인 콘텐츠를 가장 열심히 공유하고 소비하는 유저들 상당수는 10~30대 여성이라는 입증되지 않은 증거가 발견되었다. 여성의 젖꼭지를 절대 허용하지 않는 인스타그램과는 달리, 주류 소셜 미디어 중 여성들을 위한 성인 콘텐츠가 검열되지 않고 존재할 수 있는 곳이 텀블러였다.

방대한 포르노를 보유한 폰허브(Pornhub)나 유폰(YouPorn)과는 달리, 텀블러는 여성들이 보다 선택적으로 성적 경험을 고르고 큐레이션할 수 있게 해주었다. 유저들은 #S&M, #h0rny, #fck, #domination 등의 해시태그를 이용해 자기가 보고 싶은 콘텐츠를 필터링할 수 있었으며, 성적인 콘텐츠를 다양한 방식으로 골라서 소비할 수 있었다. 자극적인 GIF, 사진, 에로틱한 이야기에 이어지는 영상 등이었다. 큰 페니스를 지닌 남성이 나긋나긋하고 음모를 제모한 여성에게 무작정 삽입하는 포르노의 끊임없는 감각적 공격이 아니라, 텀블러는 유저들이 (체이스의 표현에 따르면) “아마도 블로그들에서 자기 자신이 이입할 수 있는 모습을 볼” 기회를 주었다.

그 인식이 중요하다. 내가 처음 텀블러 포르노 기사를 쓸 때 만나본 여성들은 모두 텀블러를 통해 자신의 섹슈얼리티와 욕망을 탐구하는 것은 포르노만을 위해 만들어진 웹사이트와는 달리 접근하기 쉽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그들은 텀블러에서 자기와 비슷하게 생긴 사람을 보며 나도 저럴 수 있다고 생각했다. 임신선이 있는 사람, 다양한 젠더 표현을 가진 사람들이 진정으로 성생활을 즐기는 듯한 모습을 보았다. Lady Cheeky, Porn 4 Ladies, Naked Couples, Girls Love Sex Too 등의 블로그는 다양한 체형의 여성들의 영상과 사진을 자주 올렸다. 섹시한 메이크업을 한 여성의 타투와 튀어나온 배가 적나라하게 드러난 감각적인 사진은 마치 “너 나랑 하고 싶지, 나도 알아, 나도 좋아.”라고 말하는 듯했다.

“BDSM, 퀴어, 킹키, 넌 바이너리, 트랜스, 과체중인 사람들 등 잘 대표되지 않는 커뮤니티에게 있어 [텀블러는] 우리와 비슷하게 생긴 사람들이 섹스를 즐기고, 우리 커뮤니티가 반영되는 모습을 볼 수 있는 유일한 곳이었다. 주류 포르노는 시스젠더 백인 이성애자 남성의 시선에 가까운 경향이 있다.”

텀블러 유저의 절반 이상이 여성이기 때문에, 여성들은 노골적인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서만이 아니라 큐레이션하고 다른 여성 및 넌 바이너리와 공유하기 위해서도 텀블러를 사용해왔다고 볼 수 있다. 주류 포르노는 지금도 남성과 남성의 욕망의 영역으로 여겨진다. 텀블러는 여성들이 성적이며 감작적인 콘텐츠를 다른 여성들을 위해 승인하고 지지할 수 있는, 좀 다른 공간이었다.

일부 젊은 여성들은 텀블러가 자신의 공간이라고 할 수 있는 곳이라고 느꼈다. 당시 22세 대학생이던 델라니는 2016년에 내게 “어색함 없이 포르노를 공유하는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여성 및 소외된 이들은 보통 암묵적으로, 또 노골적으로 그들의 욕망은 중요하지 않다, 심지어 수치의 원인일 수 있다고 가르침 받는다. 폰허브에는 없는 다양함을 원하는 인터넷 유저들은 Literotica, Beautiful Agony, XConfessions, Queerporn.tv 등을 사용할 수 있긴 하다. 그러나 텀블러의 새 정책은 오명에 도전하던 곳이 또 하나 없어졌음을 의미한다.

*허프포스트US 글을 번역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