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2018년 12월 07일 17시 34분 KST | 업데이트됨 2018년 12월 07일 18시 30분 KST

프랑스 노란조끼 운동은 어디까지 활활 불타오를까?

진짜 문제는 기름값 인상 이상이다.

ASSOCIATED PRESS

프랑스의 ‘노란 조끼’ 운동이 이번 주말 최대 고비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오는 8일(현지시각) 대규모 노란 조끼 집회를 앞두고 프랑스 정부는 파리의 상징인 에펠탑과 루브르 박물관 등을 폐쇄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애초 노란 조끼 운동은 기름값 인하 요구에서 비롯했다면, 프랑스 정부의 ‘항복 선언‘을 받아낸 지금 노란 조끼는 좀더 폭넓은 ‘불평등 해소’를 요구하고 있다.

 

1.현재 상황: 에펠탑의 조명이 꺼지다

7일 르몽드와 BBC 등에 따르면 프랑스 경찰은 8일 예정된 대규모 노란 조끼 집회와 관련해 8만9000명의 경찰과 장갑차를 동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파리에서만 8000명의 경찰 병력과 12대의 장갑차가 배치된다. 프랑스 정부가 시위 진압을 위해 장갑차를 동원하는 것은 2005년 파리 소요사태 이후 처음이다.

프랑스 정부는 이날 집회가 과격해질 것에 대비해 파리 샹젤리제 거리의 음식점과 상점에 이날 하루 영업을 중단해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파리의 상징 에펠탑은 물론 오르세 미술관과 바스티유 오페라 하우스 등 10여 곳에 이르는 주요 전시 공간도 문을 닫기로 했다.

8일 오후 4시 파리생제르맹(PSG)의 파리 홈구장에서 열릴 예정인 PSG와 몽펠리에의 리그앙(프랑스 프로축구 리그) 경기도 경찰의 요청으로 취소됐다. AS모나코와 니스, 툴루즈와 올림피크 리옹, 생테티엔과 마르세이유의 경기도 마찬가지다. 

 

2.진짜 원인: 문제는 기름값 그 이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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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조끼의 시작이 치솟는 기름값에 대한 불만, 좀더 정확히는 유류세 인하 구호에서 비롯했다면, 정부의 유류세 인상안이 나온 뒤 이들의 요구는 (우리 식으로 표현하면) ‘경제민주화’ 요구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예컨대 마크롱 정부는 지난해 출범 이후 기름값과 담뱃값 등 여러 간접세를 큰폭으로 올렸다. 경유 가격은 최근 1년 사이에 23%, 휘발유 가격은 15% 남짓 올랐다. 프랑스 정부가 최근 노란 조끼 운동에 놀라 계획을 철회하기는 했으나, 내년 초 추가 인상도 예정돼 있었다.

담뱃값도 마찬가지다. 이미 지난해 11월 평균 0.3유로씩 올린 데 이어 올초에도 1유로 이상 올렸다. 게다가 에마뉘엘 마크롱 정부는 2022년 임기 전까지 현재 8유로 수준인 담배 한 값의 가격을 10유로(약 1만3000원)까지 올린다고 발표했다. 주거비와 통신요금, 냉난방비(전기요금 등)의 인상이나 인상계획도 중산층과 서민의 불만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반면 마크롱 정부는 기업을 위한 법인세 감면과 고소득층에 대한 부유세 폐지 등 ‘부자들을 위한 대통령’ 이미지를 차곡차곡 쌓아 나갔다. 노란 조끼를 입고 거리로 쏟아져나온 이들이 프랑스 정부의 유류세 인상안 철회 약속에도 집회를 멈추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3.향후 전망: ”우리가 노란 조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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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노란 조끼' 운동 참가자의 모습.

노란 조끼를 입은 프랑스인들이 최근 정리해 발표한 요구사항을 보면, 이들의 궁극적 목표가 ‘사회적 불평등’ 해소에 있다는 사실을 파악할 수 있다. BBC에 따르면 노란 조끼측에서는 집회가 이어지면서 40여개의 요구사항을 정리해서 발표했다.

이번 노란 조끼 시위의 도화선이 된 유류세 등 모든 간접세를 즉각 내리라는 것은 물론 서민 주거 안정을 위한 주거비(집세) 인상 제한과 최저임금 인상, 마크롱이 폐지한 부유세 재시행, 고소득층에 대한 소득세 누진부과 등이 이들의 핵심 요구다.

노란 조끼 운동이 격화되는 양상을 띄자 마크롱 정부는 내년 1월로 예정된 유류세 인상안 철회는 물론 전기, 가스요금 등 냉난방비 인상 계획도 당분간 보류하겠다고 물러선 상황이다. 다만 노란 조끼가 여기서 멈출지는 아직 알 수 없다. 8일 대규모 집회는 노란 조끼 운동의 미래를 전망할 수 있는 가늠자 구실을 할 수 있다.

지난달 27일까지만 해도 거리로 쏟아져 나온 시민을 향해 ”파괴와 무질서 그 자체를 원하는 이들한테 아무것도 양보하지 않을 것”이라며 당당한 태도를 보였던 마크롱 대통령은 최근 일주일째 특별한 메시지를 내놓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