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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에 돌아온 수달, 어떻게 지킬까?

한강의 수달은 1973년 팔당댐 건설 등으로 자취를 감췄다.

ⓒ환경부 제공

지난해 1월, 반가운 손님이 서울에 찾아왔다. 멸종위기 1급 야생동물인 수달 4마리가 한강에서 활동하는 모습이 서울 송파구 천호대교 북단 일대에서 포착된 것이다. 한강에서 수달이 발견된 것은 약 43년 만의 일이다. 한강 지류에서 수달을 봤다는 시민 제보 이후 한강유역환경청이 수개월 동안 무인카메라로 한강 일대를 살핀 결과였다. 어미 수달 1마리와 새끼 수달 3마리는 팔당댐 하류 한강 남북단을 오가며 생활하고 있었다.

한강에 수달이 찾아온 것은 생태계에 각별한 의미를 갖는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한봉호 서울시립대 교수(조경학)는 “수달은 수생태계 건강성의 상징으로, 수달이 산다는 것은 한강 일대 생물 다양성이 개선됐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서울대공원 동물원 제공

하지만 이들 수달 가족이 발견된 지 2년여가 흐른 지난 9월19일, 한국조류보호협회는 경기 남양주시 팔당대교 인근에서 ‘로드킬’ 당한 생후 1~2년 된 새끼 수달 사체를 발견해 한국수달연구센터에 인도했다. 한성용 한국수달연구센터장은 “죽은 수달은 지난해 1월 포착된 네 마리 중 한 마리로 추정된다. 정확한 확인을 위해 추가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43년만에 한강에서 모습을 드러낸 수달 네 마리 가운데 한 마리를 잃자, 시민들이 머리를 맞댔다. 수달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사회적 협동조합 ‘한강’ 등 15개 환경·시민단체들은 5일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회관에서 ‘한강 밤섬 수달 복원 토론회’를 열어 한강의 수달 복원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들은 내년 중 ‘한강 수달 복원 네트워크’를 꾸려 밤섬에서 팔당댐 하류까지 수달 여러 마리를 시험 방사하고 보전 활동을 벌이기로 뜻을 모았다. 염형철 ‘한강’ 대표는 “로드킬을 막기 위한 팻말을 곳곳에 설치하고 시가 수달 복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도록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대공원 동물원 제공

환경부도 지난해 수달이 발견된 천호대교 북단 일대 외에도 마포구 서강대교 밤섬 일대, 강서구 강서습지공원 일대 등이 수달이 살기 좋은 서식지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 때문에 한강 전역을 대상으로 한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환경부 산하 한강유역환경청 자연환경과 관계자는 “새끼가 어미로부터 독립한 이후 이들의 서식지를 보호하기 위해 한강 전 구간의 생태 연결성을 고려한 보호 관리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외에서도 수달을 보전하려는 국가 및 도시 차원의 프로젝트가 있었다. 미국 뉴욕주 환경국은 1995년 ‘뉴욕 수달 프로젝트’를 시행해 뉴욕 도심 16곳에 6년에 걸쳐 수달 279마리를 방사해 개체수를 복원했다. 독일 뮌헨에서도 이자르강 하천 직강화 사업으로 수달이 나타나지 않자 강변 식생을 되살리는 ‘수달 서식지 복원사업’을 벌여 수달이 강으로 돌아오도록 했다.

수달은 한강은 물론 전국 하천에서 흔히 발견되던 포유류였지만, 환경 오염과 무분별한 개발로 더는 우리 주변에서 보기 어려운 동물이 됐다. 한강의 수달은 1973년 팔당댐 건설 등으로 자취를 감췄다. 국내에선 야생 수달을 제외하고 동물원과 한국수달연구센터에 사는 수달은 37마리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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