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2018년 12월 06일 11시 09분 KST | 업데이트됨 2018년 12월 06일 11시 19분 KST

현대차의 '5년 단협유예' 고수에 광주형 일자리 길을 잃다

투자협상 성공 가능성이 불투명하다

뉴스1
이용섭 광주시장(앞줄 가운데)과 윤종해 한국노총 광주지역본부 의장(앞줄 오른쪽) 등 광주 노사민정협의회 참석자들이 5일 오후 광주시청에서 '광주형일자리' 노사민정협의안을 마련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가 ‘단체협약 5년 유예’ 뜻을 굽히지 않으면서, 광주형 일자리 투자 협상에 다시 제동이 걸렸다. 노동조합과 기업, 정부가 한걸음씩 양보해 ‘사회통합형 일자리’를 만들겠다던 광주형 일자리 사업이 좌초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현대자동차는 지난 5일 저녁 공식 입장자료를 내어 광주형 일자리 사업 출범을 논의해온 광주 노사민정협의회의 수정 투자협약안(수정안)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밝혔다. ”오늘 광주시가 노사민정협의회를 거쳐 제안한 내용은 투자 타당성 측면에서 받아들이기 어려운 안”이라는 것이 현대차의 수정안 거부 사유다. 광주형 일자리 사업을 추진하려면 광주시와 현대차가 공동으로 투자하는 합작법인 설립이 필요한데, 투자의 핵심 주체인 현대차가 발을 빼버린 것이다.

현대차가 문제삼은 수정안은 이날 오후에 열린 노사민정협의회에서 만들어졌다. 사실 협의회가 수정안을 만든 과정에도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애초 광주시와 현대차는 전날 광주형 일자리 사업 추진을 위한 잠정 협약안(노사상생발전협정서)을 마련했는데, 여기에 노동계가 도저히 받아들이기 어려운 ‘단체협약 5년 간 유예’로 해석될 수 있는 조항이 포함됐다.

이는 구체적으론 ‘광주 완성차 공장이 차량 35만대를 생산할 때까지 단체협약을 유예한다’는 내용이다. 광주시와 현대차가 투자한 신설법인이 광주에서 약속대로 1년에 차량 7만대를 생산한다고 가정한다면, 5년 동안 임금·단체협약 갱신 협상을 유예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졌다.  

한겨레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내부 모습.

노동조합과 5년 간 단협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은 기업에는 절대적으로 유리한 내용이다. 반면 5년 간 노동조건이나 임금조건의 개선을 요구할 수 없도록 한다는 점에서 노동자한테는 절대적으로 불리한 내용일 수밖에 없다. 특히 노사 간 유불리를 떠나, 단협의 유효기간을 최대 2년으로 제한한 현행 노조법 위반 소지도 빚을 수 있는 독소조항이 바로 ‘단협 5년 간 유예’다.

이에 광주 노사민정협의회는 단협 5년 간 유예로 해석될 수 있는 내용을 뺀 채 수정안을 마련했다. 그 대신 노사상생발전협의회 구성과 선진 임금체계 도입, 적정 노동시간 구현 등의 내용을 포함했다. 주 44시간 노동, 노동자 초임 평균은 3500만원 등의 결정 사항도 처음으로 공개했다.

하지만 광주 노사민정협의회 등이 수개월간 노력해온 광주형 일자리 사업 출범은 현대차의 수정안 거부로 제동이 세게 걸리게 됐다. 애초 6일로 예정된 투자협약 조인식도 당연히 무산됐다.

이와 관련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홍영표 원내대표는 6일 오전 당 정책조정회의에서 ”광주형 일자리가 사실상 무산된 것이 정말 유감스럽다”며 대안을 찾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