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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A 보고 받은 의원들의 결론 : 사우디 빈 살만 왕세자가 카쇼기 살해 지시했다

"모든 증거가 왕세자를 겨냥하고 있다"

  • 허완
  • 입력 2018.12.05 17:32
ⓒBANDAR AL-JALOUD via Getty Images

중앙정보국(CIA) 지나 해스펠 국장으로부터 비공개 브리핑을 받은 미국 공화당과 민주당의 중진 의원들이 사우디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쇼기 살해 사건에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개입했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고 미국 언론들이 4일 보도했다.

비공개 브리핑 직후 상원 외교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밥 코커(공화당, 테네시)는 ”왕세자가 살해를 지시했고 상황(살해 작전)이 진행되는 내내 보고를 받았다는 데 나는 일말의 의심도 없다”고 기자들에게 말했다. ”만약 그가 배심원단 앞에 선다면 그는 30분 만에 만장일치로 유죄 평결을 받을 것이다.”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공화당, 사우스캐롤라이나)은 ”스모킹건(smoking gun; 결정적 증거)은 없다. 스모킹톱(smoking saw)은 있다”고 말했다. 사우디 요원들이 카쇼기의 사체를 훼손할 때 톱을 사용했다는 의혹을 빗대 꺼낸 말이다.

그는 CIA의 보고 내용을 자세히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CIA가 수집한 기밀 정보에 ”빈틈이 없었고 증거가 너무나도 강력하다는 건 확실하다”고 워싱턴포스트(WP)에 말했다. ”왕세자(의 지시) 없이 이런 일이 이처럼 조직적인 방식으로 이뤄졌을 가능성은 전혀, 전혀 없다.”

상원 세출위원회 위원장인 리처드 셸비(공화당, 앨라배마) 상원의원은 ”나는 그렇게 믿고 있으며, 모든 증거도 왕세자를 겨냥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으로 자발적 망명을 떠난 뒤 사우디 왕실과 빈 살만 왕세자의 정책을 비판하는 글을 써왔던 카쇼기는 결혼 관련 서류를 수령하러 10월2일 터키 이스탄불에 위치한 사우디 총영사관에 갔다가 사전에 계획된 작전에 따라 잔혹하게 살해됐다.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공화당, 사우스캐롤라이나)이 CIA의 비공개 보고를 받은 직후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18년 12월4일.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공화당, 사우스캐롤라이나)이 CIA의 비공개 보고를 받은 직후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18년 12월4일. ⓒAnadolu Agency via Getty Images

 

공화당 의원들의 이같은 발언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정부 관계자들의 입장과 배치된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빈 살만 왕세자가 카쇼기 살해 계획을 ”알았을 수도 있고 몰랐을 수도 있다”며 사건의 진실을 ”결코 다 알지는 못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도 분류되는 그레이엄 의원은 ”사우디아라비아는 (미국의) 전략적 동맹국이고 관계를 보호할 필요가 있긴 하지만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보호해야 할 정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MBS(빈 살만 왕세자)에게 책임을 묻지 않고 덮어둔다면 우리는 세계에서의 우리 지위와 우리 국가안보에 해를 끼치게 될 것이다.”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 척 슈머(뉴욕)도 CIA의 브리핑이 ”자말 카쇼기 죽음에 대한 강력한 대응 필요성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상원 외교위 민주당 간사를 맡고 있는 로버트 메넨데스(뉴저지)는 이번 브리핑으로 ”이전보다 더 확신을 갖게 됐다”며 의회가 사우디의 카쇼기 살해 및 예멘 내전 개입에 책임을 묻는 ”강력한 무엇(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공화당 그레이엄과 공동으로 사우디 제재 법안을 마련하고 있다. 사우디로의 무기 수출을 중단하고, 예멘에서 인도주의적 지원을 차단하는 이들을 제재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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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도널드 트럼프 #사우디아라비아 #자말 카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