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스페이스X, ‘1로켓 3회 발사’ 새 장을 열다

소형 위성 64대를 실은 팰컨9 로켓이 사상 처음으로 세번째 하늘로 날아오르고 있다. 웹TV 캡처.
소형 위성 64대를 실은 팰컨9 로켓이 사상 처음으로 세번째 하늘로 날아오르고 있다. 웹TV 캡처.
ⓒhuffpost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미국의 민간 우주개발업체 스페이스엑스(SpaceX)가 사상 첫 재재활용 로켓 발사에 성공했다. 하나의 로켓을 회수해 세 번이나 발사하는 데 성공함으로써 로켓 재활용 수준을 한 단계 더 높였다.

스페이스엑스는 12월3일 오전 10시34분(현지시간, 한국시간 4일 새벽 3시34분) 캘리포니아 반덴버그 공군기지 4E발사대에서 소형 위성 64개를 탑재한 팰컨9 로켓의 최신버전이자 최종버전 `블록5′를 발사했다.

발사 대기중인 팰컨9. 몸통에 묻어 있는 검뎅이는 두 번 발사했던 흔적이다.
발사 대기중인 팰컨9. 몸통에 묻어 있는 검뎅이는 두 번 발사했던 흔적이다. ⓒspaceX

팰컨9 블록5 로켓(일련번호 B1046)은 지난 5월11일 방글라데시 위성, 12주 후인 8월7일 인도네시아 위성을 궤도에 올려 놓은 데 이어 이날 4개월만에 세 번째 임무를 수행함으로써 로켓 재활용의 새 장을 열었다. 2017년 3월 처음으로 재활용 발사에 성공한 지 1년9개월만에 1로켓 3회 발사에 성공했다. 우주여행의 대중화를 위해 적어도 10번, 최대 100번까지 발사할 수 있는 로켓을 만들겠다는 일론 머스크의 원대한 계획에 한 걸음 더 다가선 셈이다. 스페이스엑스의 재활용 로켓 발사는 이번이 18번째다.

발사 8분여 뒤 태평양 해상바지선으로 귀환한 1단계 추진체. 웹TV 캡처.
발사 8분여 뒤 태평양 해상바지선으로 귀환한 1단계 추진체. 웹TV 캡처.

발사비용 6200만달러서 5천만달러로 낮춰

이 로켓은 플로리다 케이프커내버럴 공군기지의 39A 발사대와 40번 발사대에 이어 이곳까지, 스페이스엑스의 발사대 3곳에서 모두 날아오른 첫 로켓이라는 기록도 갖게 됐다. 2016년 9월 폭발 사고 이후 4개월간 로켓 발사를 중단했던 스페이스엑스는 2017년 1월 발사 재개 이후 시도한 36번의 발사를 모두 성공시키는 기록도 이어갔다.

스페이스엑스는 재활용 로켓을 이용하는 업체에 발사 비용을 6200만달러에서 5천만달러로 낮춰주겠다고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머스크는 3년 안에 이 비용을 500만~600만달러선까지 낮출 계획이다. 로켓 발사 비용의 60%는 1단계 로켓이며, 20%는 2단계 로켓, 10%는 페어링(화물 덮개), 나머지 10%는 로켓 시험과 조립 과정의 비용이다.

이날 이륙 2분30초 후 2단계 로켓과 분리된 1단계 부스터는 8분여 뒤 태평양의 해상바지선으로 무사 귀환했다. 2015년 12월 로켓 회수에 처음으로 성공한 이후 32번째 로켓 회수였다. 스페이스엑스는 거대한 해상 그물선을 이용해 탑재체를 보호했던 페어링(덮개) 회수도 시도했으나 이번에도 잡아내지는 못했다.

지난 5월(왼쪽)과 8월(오른쪽)에 팰컨9 블록5 로켓을 발사하는 장면.
지난 5월(왼쪽)과 8월(오른쪽)에 팰컨9 블록5 로켓을 발사하는 장면.

4번째 발사에도 도전할 듯...올해 총 22차례 발사 전망

스페이스엑스는 앞으로 점검과 정비 과정을 거쳐 이 로켓의 4번째 발사에 도전할 계획이다. 정비 작업의 대부분은 강력한 충격과 뜨거운 열을 견뎌내는 과정에서 손상된 엔진부품들을 교환하는 것이다. 스페이스엑스는 향후 이 작업을 이틀 안에 끝내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날 발사는 스페이스엑스의 올해 19번째 로켓 발사였다. 이로써 스페이스엑스는 지난해의 연간 최대 기록(18차례)을 넘어섰다. 스페이스엑스는 12월에 세 차례 더 발사할 예정이어서 올해 최대 22차례 발사 기록을 세우게 될 전망이다.

제작자가 사상 첫 우주 예술작품이 될 것이라고 주장한 ‘궤도반사경’ 위성의 펼친 모습. 햇빛을 받아 지상에서도 맨눈으로 볼 수 있다고 한다.
제작자가 사상 첫 우주 예술작품이 될 것이라고 주장한 ‘궤도반사경’ 위성의 펼친 모습. 햇빛을 받아 지상에서도 맨눈으로 볼 수 있다고 한다.

한국 ‘차세대 소형위성1호’도 포함…우주 예술작품 `궤도반사경’ 눈길

`SSO-A’라는 이름의 이번 위성 발사 프로젝트는 미국 우주기업으로선 사상 최대 규모다. 세계적으론 2017년 인도 PSLV로켓의 104개 위성 동시발사에 이은 역대 2위다. 17개국 34개 기관이 제작한 위성들로 꾸려진 이 위성군단은 루빅스 큐브 만한 것에서부터 냉장고 만한 것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크기의 마이크로샛 15개와 큐브샛 49개로 이뤄져 있으며, 시애틀의 소형 위성 발사 중개업체 스페이스플라이트 인더스트리(Spaceflight Industries)가 위성군단 조직을 떠맡았다.

인공위성의 대부분은 통신 위성이며 나머지도 지구 관찰, 과학 같은 실용적 목적을 수행하기 위한 것들이 대부분이다. 위성군단 중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궤도 반사경(Orbital Reflector)이라는 이름의 위성이다. 이 소형 위성은 고도 350마일(560km) 궤도에 도착한 뒤 길이 30미터, 폭 1.5미터의 다이아몬드형 풍선을 펼친다. 미 캘리포니아의 지리학 박사 출신 아티스트 트레버 페글렌(Trevor Paglen)이 제작한 이 위성은 풍선 표면의 이산화티타늄 가루가 햇빛을 받아 거울처럼 반짝이기 때문에 지상에서도 맨눈으로 볼 수 있다.

그는 ”행성에서부터 위성, 우주 쓰레기, 그리고 우주의 공공성에 관해 생각하게 해주는 촉매제의 일종으로 이 위성을 제작했다”며 ”이 위성은 최초의 위성 예술작품”이라고 말했다. 이 위성은 앞으로 2~3개월간 지구 궤도를 돈 뒤 대기로 진입하면서 산화한다. 페글렌은 2012년 지구 생명체 사진 100장을 담은 디스크를 정지궤도에 보내기도 했다.

한편 이 위성군단에는 한국과학기술원이 제작한 ‘차세대 소형위성 1호’도 탑재돼 있다. 이 위성은 앞으로 2년간 우주폭풍과 별 탄생 역사 등의 연구에 사용될 관측 자료를 확보한다.

앞서 스페이스엑스는 비행전 검사 미비와 기상악화 등을 이유로 19일, 28일, 12월2일 세 차례 발사를 연기한 바 있다.

* 한겨레 신문에 게재된 칼럼입니다.

저작권자 © 허프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관 검색어 클릭하면 연관된 모든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과학 #우주 #인공위성 #스페이스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