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춘희 앵커는 남한 사람에게 김정은 국무위원장 다음으로 유명한 북한사람일 것이다. 1971년부터 최근까지 약 50년 가까이 뉴스를 진행했던 그녀는 북한의 가장 놀라운 뉴스를 직접 전해왔다. 김일성-김정일 부자의 사망소식,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 소식도 리춘희 앵커가 전 세계에 전한 뉴스였다. 12월 3일, 영국 텔레그래프는 리춘희 앵커의 은퇴소식을 보도했다. 조선중앙TV가 현대적인 색깔을 추구하게 되면서 그녀 또한 자리를 내주게 됐다는 이야기였다.
올해 리춘희 앵커의 나이는 75세다.
그동안 리춘희 앵커는 해외 매체로부터 ‘핑크 레이디’로 불려왔다. 뉴스를 진행할 때마다 분홍색 한복을 입고 나와서 그랬다. 감격에 겨운 듯 울먹이는 목소리와 격정적인 어조도 언제나 화제였다. 하지만 바로 그런 모습이 새로운 시대와는 맞지 않기 때문에 다른 이에게 자리를 내주게 된 것이다. 조선중앙TV는 현재 더 젊은 기자와 새로운 시설의 스튜디오를 갖춘 형태로 개편 중이다.
텔레그래프는 동아대학교 강동완 정치외교학과 교수와의 인터뷰를 통해 ”김정은 시대의 주요 모토는 새로운 시대와 트렌드를 따라잡는 것”이며 ”그러한 방향의 변화가 프로그램 제작에 반영됐다고 볼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