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30일(현지시각) 94세의 나이로 별세한 조지 H.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 1993년 퇴임하면서 후임자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에게 남겼던 편지가 다시 화제로 떠오르고 있다.
부시 전 대통령은 재선에 도전했으나 클린턴에게 패배해 자리를 비켜줘야 했던 상황이었다. 두 사람은 그 누구보다 치열한 선거를 치렀고, 그러면서도 품격을 잃지 않았다.
미국에는 전임 대통령이 후임자에게 편지를 써서 집무실(오벌 오피스) 책상 위에 놓아두는 전통이 있다. 이 전통을 확립한 주인공이 바로 조지 H.W 부시 전 대통령이다.
이 편지는 부시 전 대통령이 클린턴 전 대통령의 취임식 날 백악관 집무실 책상에 남겨둔 것이다.
편지의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1993년 1월20일
빌에게,
오늘 막 이 사무실에 들어오면서 저는 제가 4년 전에 느꼈던 것과 똑같은 놀라움과 경의를 느꼈습니다. 당신도 그렇게 느끼게 될 겁니다.
이곳에서 대단한 행복이 있기를 빕니다. 나는 몇몇 대통령들이 묘사했던 외로움을 느낀 적이 없습니다.
고된 시간이 있을 것이고, 공정하지 않다고 느낄지 모를 비판 때문에 더 어려울 때도 있을 겁니다. 제가 조언을 할 만큼 훌륭하지는 않습니다만, 비판자들 때문에 낙담하거나 경로에서 이탈하지 말기를 바랍니다.
당신이 이 노트를 읽을 때면 당신은 우리의 대통령이 되어 있을 겁니다. 행운을 빕니다. 가족들에게도요.
이제 당신의 성공이 우리나라의 성공입니다. 열렬히 당신을 응원합니다.
굿 럭-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은 퇴임 이후에도 클린턴 전 대통령과 우정을 나눠왔다. 정당이나 이념을 초월한 두 사람의 우정은 미국 정치계에도 묵직한 메시지를 던졌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워싱턴포스트(WP)에 기고한 글에서 ”상당한 견해차에도 불구하고 나는 대통령으로서 그가 남긴 많은 업적들을 존경해왔다”고 적었다.
그는 ”당파성에 우선하는 애국심”으로 자신과 부시 전 대통령의 우정을 설명하며 ”정직한 토론은 민주주의를 강화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던 날 ″행운과 성공”을 기원하는 편지를 남긴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