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을 대표하는 다큐멘터리 사진작가이자 사회 운동가인 뤼광(53)이 중국 정부에 억류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뤼광은 광부, 마약 중독자, 에이즈 환자들이 사는 마을 등 중국 사회의 경계에 선 사람들을 렌즈에 담아 세계적 권위의 ‘세계보도사진전’ 대상 등을 수상한 바 있다.
그의 실종은 뤼광의 아내 쉬샤오리 씨가 지난 월요일(26일) 자신의 트위터에 ”뤼광이 신장 위구르 자치구를 방문하기 위해 떠난 후 연락이 끊겼다”고 밝히며 알려졌다.
쉬샤오리 씨에 따르면 그와 마지막으로 연락한 것은 지난 11월 3일. 쉬 씨는 이후 뤼광이 지역 국가 안보 요원에게 끌려갔다는 이야기를 들었으며, 벌써 20일이 넘게 아무런 연락이 없다고 밝혔다.
그가 방문한 신장 지구는 최근 몇 년간 중국 당국의 탄압에 시달리고 있다. 유엔인권위원회의 추정에 따르면 신장에서는 위구르 족을 비롯한 소수 민족과 무슬림 등 최대 100만 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강제수용소에 갇혀있다.
뤼광은 2004년 중국의 ‘에이즈 마을’의 존재를 렌즈에 담아 세계보도사진전 대상을 수상한 바 있다.
당시 뤼는 중국 허난성의 빈곤층 다수가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피를 팔고 있으며 그 과정이 비위생적이라 후천성면역결핍바이러스에 감염되는 예가 많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중국 당국이 당시 그 존재를 아예 인정하지 않고 있어 마을의 40%가 에이즈로 고통받고 있어도 도움을 받지 못한다고 전했다. 허난성의 에이즈 마을 시리즈 이후 그는 이 사진전에서만 세 차례 상을 받았다.
중국 사회의 어두운 면을 비춘 뤼광의 사진이 내셔널 지오그래픽, 가디언 등에 실리며 세계에 알려진 후 그가 줄곧 중국 정부로부터 위협을 받고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CNN 등의 외신이 중국 당국에 뤼의 신변을 물었으나 아직 답변을 받지 못했다. 중앙일보에 따르면 중국 외교부 겅솽(耿爽) 대변인은 “관련 사실에 대해 아는 바가 없다”고 답했다.
뤼광은 주로 뉴욕시에 거주하며 활동하지만 중국 시민권자로 알려졌다. 언론인보호위원회에 따르면 중국은 2017년 41명의 저널리스트를 구금했다. 이는 터키를 제외하면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