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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착 부족에게 살해당한 20대 미국인의 시신을 수습도 못 하는 이유

고립된 채 수천 혹은 수만 년을 살았다

  • 박세회
  • 입력 2018.11.29 16:17
  • 수정 2018.11.29 16:28
ⓒInstagram/John Chau

미국의 20대 선교사가 인도 안다만 제도의 한 섬에서 토착민에게 살해당했으나, 그의 시신을 수습하기도 힘든 상황이다. 인도 정부는 물론 미국 정부도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다. 

피해자는 미국 앨라배마 주에 사는 27세 남성 존 앨런 초우. 가디언이 지난 22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초우는 어부들에게 돈을 주고 노스 센티넬 섬으로 가는 배편을 얻어탔다.

그러나 현지 경찰이 밝힌 바를 보면 그를 기다리던 건 분노였다. 섬에 발을 디디자마자 화살이 쏟아졌다. 아직 인도 경찰도 정확한 사건의 경위를 다 조사하지는 못했으나 지금까지 밝혀진 바에 의하면 초우는 최근 들어 수차례 이 섬에 다다르기 위한 시도를 기울였다. 

AFP에 따르면 현지 경찰은 “14일에도 이 섬에 닿기 위해 노력했으나 실패했다. 이틀 후 만반의 준비를 기해 다시 시도한 것으로 보인다. 배에서 중간에 내려 혼자 힘으로 카누를 몰아 섬으로 향했다”고 밝혔다.

″화살이 날아왔지만 그는 계속 걸었다. 그를 이 섬에 실어다 준 어부들은 센티넬 족이 그의 목에 줄을 감고 그의 몸을 끄는 것을 봤다고 말했다.”

어부들은 놀라 도망쳤으나 다음 날 아침 그의 시신을 찾기 위해 이 섬을 다시 찾았다. 그러나 시신을 회수하지는 못했다.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는 날짜는 11월 17일이다. 

ⓒ인도해양경비대 배포

노스 센티넬 섬이 속한 인도양 한복판의 안다만 제도에는 다양한 원시 부족이 흩어져 살고 있다. 인류학자들에 따르면 적어도 2000년 전부터 이곳에 생명이 존재해왔다. 그러나 게놈 연구에 따르면 가장 고립적인 센티넬 족을 포함한 4개 부족은 최소 3만년 이상 존재해 왔다. 이 부족들을 지키는 현지 활동가는 ″어부들이 위험하다고 초우를 말렸다고 한다”고 밝혔다.

초우가 이 섬을 찾는 것은 애초에 불법이었다. 섬의 원주민들에게 외부인은 면역학적으로 볼 때 온갖 질병을 실어 나르는 생물학적 폭탄일 수 있기 때문. 독감이나 홍역 등 현대의학으로 가볍게 치료할 수 있는 질병이라도 50~150명으로 추산되는 센티넬 족 모두를 사망케 할 수 있다.

초우를 센티넬 섬까지 실어다 준 어부 7명은 인도 경찰에 체포됐다. 이들에 따르면 초우가 이 섬을 찾은 이유는 이들에게 기독교를 전하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로이터는 현지 경찰의 말을 인용해 ”초우가 이전에도 이 섬을 찾은 적이 있으며 이들에게 (기독교를) 설파하고 싶어 했다”고 밝혔다. 

인도 정부는 26일(현지시간) ”존 앨런 초우의 시신을 수습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현재 사건 수습에 관여하고 있는 인도의 한 인류학자는 가디언에 ”센티넬 부족과의 마찰 없이 초우의 시신을 수습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그들은 자신들의 섬에 다가오는 사람 누구에게나 화살을 쏜다. 그게 ‘이 섬에 다가오지 말라’는 그들의 메시지고 우린 그 뜻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현재 초우의 가족은 ”최근 초우가 인도에서 센티넬 족과 접촉하려다 사망했다는 확인되지 않은 보도를 접했다”라며 ”우리는 그의 죽음에 책임 있다고 여겨지는 사람들을 용서한다”고 밝혔다. 한편, 그러면서도 초우의 가족은 ”제대로 시신을 확인한 사람이 없어 초우가 살아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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