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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에이즈 면역 유전자 조작 아기 탄생" 보도가 엄청난 논란을 낳고 있다

오보가 아니었다

  • 박세회
  • 입력 2018.11.27 16:30
  • 수정 2018.11.28 15:45
ⓒYoutube/The He Lab

도덕과 윤리의 허락도 받지 않은 미래가 벌써 다가온 것일까? 중국의 한 과학자가 세계 최초의 유전자 조작 신생아를 낳는 과정을 주도했다고 밝혀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만약 사실이라면 이는 생명공학이 금기로 여기던 경계 한쪽을 발로 걷어찬 엄청난 사건이다. 

중국 선전시 남부과학기술대의 허젠쿠이(賀建奎) 박사는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 기술을 활용해 유전자를 조작한 한 부부의 체외수정 배아를 산모에게 착상시키고 건강한 쌍둥이를 출산하는 과정을 도왔다고 전했다. 

유튜브에 공개한 영상에서 허첸쿠이는 ”몇 주 전 아름다운 두 명의 중국인 아기 루루와 나나가 세상의 다른 아이들처럼 울음소리를 내며 탄생했다”고 밝혔다. ”현재 두 아이는 아이의 부모인 그레이스와 마크 부부의 집에 있다.” 허젠쿠이의 말이다. 

허 박사는 ”두 아이의 아빠인 마크가 후천성면역결핍 바이러스 양성 판정을 받았다”라며 그레이스와 마크의 난자와 정자가 수정된 배아에 ”유전자 수술”(gene surgery)을 했다고 밝혔다. 

허박사의 팀은 ”아직 루루와 나나가 하나의 작은 세포였을 때 우리는 후천성면역결핍 바이러스가 사람들을 감염시키기 위해 통과해야 하는 문을 없앴다”고 밝혔다.  

이들이 말하는 ”후천성면역결핍 바이러스가 통과하는 문”은 CCR5 유전자를 말한다. 이들의 설명을 보면 HIV와 천연두, 콜레라 등의 감염과 관련이 있는 CCR5 유전자를 배아 단계에서 제거했고, 이렇게 조작한 배아를 엄마의 자궁에 착상시켰다는 것. 

CCR5 유전자에 변이가 생기면 몇몇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는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현재 과학계에서는 이를 활용한 다양한 방법이 연구 중이다. 

허 박사의 연구진은 그 과정을 설명하는 영상에서 ”면역학자들에 따르면 유럽 혈통을 가진 사람 중 약 1억 명이 자연적으로 이런 변이를 타고나 후천성면역결핍 바이러스에 걸리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 연구를 놓고 엄청난 논란이 일고 있다. 중국 선전시 남부과학기술대는 ”허 박사의 연구 내용을 몰랐으며 진상 조사단을 꾸릴 것”이라고 밝혔다. 

BBC에 따르면 영국의 런던왕립대학의 명예 교수 로버츠 위스턴은 ”허위 보도라면 이는 과학적 위법이며 매우 무책임한 행동”이라며 ”만약 사실이라도 역시 과학적 위법”이라고 밝혔다.

킹스칼리지 런던의 줄기세포 연구자인 두스코 일리치 역시 ”이걸 도덕적이라고 할 수 있다면 그들의 도덕에 대한 관념이 세상의 다른 사람들과는 매우 다른 것”이라고 밝혔다. 

체외수정에서 아빠의 후천성면역결핍 바이러스가 아이로 이어질 가능성은 0에 가깝다. 배아에 조작을 가하지 않았더라도 아이의 건강에는 문제가 없었을 것이라는 점에서 윤리적 비판을 피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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