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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흑해에서 우크라이나 군함을 나포했다

긴장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 허완
  • 입력 2018.11.26 16:34
  • 수정 2018.11.26 16:39
ⓒASSOCIATED PRESS

러시아 해양 경비대가 25일(현지시각) 크림반도 인근 흑해에서의 대치 끝에 우크라이나 선박을 공격하고 3척을 나포해 2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우크라이나 해군이 밝혔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사건을 일으켰다고 주장했다. 2014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크림반도를 점령한 이후 촉발됐던 두 나라 간 긴장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그동안 러시아는 크림반도 인근 지역에 대한 통제를 강화해왔다.

이날 러시아와 우크라이는 똑같은 군함이 연루된 서로 다른 사건에 대해 비난을 주고 받았으며, 러시아는 크림반도와 러시아 본토 사이에 있는 케르치해협으로 향하는 좁은 길목을 차단했다.

우크라이나 해군은 군함 두 척이 공격을 받았으며 러시아 경비함 선원들이 배에 올라타 군함 2척과 예인선 1척을 나포했다고 말했다.

러시아 해양 경비대를 관할하는 연방보안국(FSB)은 ”흑해에서 우크라이나가 도발을 준비하고 기획했다는 부인할 수 없는 증거가 있다. 이것들은 곧 공개될 것”이라고 밝혔다.

FSB는 26일 항해를 강제로 중단시키기 위해 우크라이나 선박들을 공격하고 나포한 사실을 시인했다.

유엔주재 미국 대사 니키 헤일리에 따르면 긴장 고조 상황에 대해 26일 오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긴급 소집 요청이 나왔다. 유럽연합(EU)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는 양측에 자제를 호소하는 한편, 러시아에 해협 봉쇄를 해제할 것을 촉구했다. 이곳은 우크라이나가 크림반도 양측 항구로 물자들을 실어나를 때 통과하는 지역이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선박들이 흑해와 아조프해(Sea of Azov)를 잇는 이 해협을 통과할 것이라고 러시아에 사전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선박 3척이 러시아 영해로 승인되지 않은 운항을 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해양 경비대가 자국의 예인선을 들이받았다고 주장했다.

이 예인선은 우크라이나 군함 두 척과 함께 흑해 인근 오데사(Odessa)를 출발해 케르치해협을 통과해 우크라이나 동부 항구도시 마리우폴(Mariupol)로 향하고 있었다.

우크라이나 측은 ”러시아 해양 경비대 군함이 우크라이나 해군 선박들을 향해 공개적인 적대행위를 벌였다”며 공격을 받은 예인선의 엔진, 선체, 사이드레일, 구명정이 손상됐다고 밝혔다.

ⓒAFP

 

케르치해협은 아조프해로 통하는 유일한 길이다. 케르치해협 위로는 크림반도와 러시아를 잇는, 최근 완공된 케르치다리가 놓여져 있다. 다리 밑으로의 선박 운항은 유조선으로 가로막혔으며, 이에 따라 화물선 십여척이 대기하고 있다.

러시아는 언제까지 해협을 가로막을 것인지에 대해 어떤 입장도 밝히지 않았으나 장기간에 걸친 폐쇄는 아조프해 인근 우크라이나 도시들에게 막대한 경제적 타격을 미칠 수 있다. 러시아 북해함대는 우크라이나 해군을 압도하는 전력을 보유하고 있다.

아조프해 인근에는 마리우폴 같은 전략적 요충지가 있다. 우크라이나 정부가 통제하고 있는 이곳은 러시아의 지원을 받는 분리주의자들이 장악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 도네츠크(Donetsk) 및 루한스크(Luhansk)와 가장 가까운 도시다.  2014년 우크라이나 군 병력과 분리주의자들 사이의 충돌로 인해 2014년 이후 지금까지 이 지역에서는 수천명이 사망했다.

FSB는 첫 번째 사건 발생 이후 러시아 뉴스통신사에 우크라이나 선박들에게 책임이 있으며, 그들이 러시아 영해를 침범했다고 말했다.

″그들의 목표는 분명하다. 이 지역에 갈등을 일으키는 것이다.” FSB가 밝힌 입장이다. 다만 우크라이나 예인선을 들이 받았다는 사실은 언급하지 않았다.

러시아는 케르치해협과 아조프해를 공동 영해로 규정한 2003년 조약에도 불구하고 크림반도 병합 이후인 2015년 이래 이 해협에 대한 더 많은 통제권을 주장해왔다.

우크라이나 외무부는 러시아의 행동이 유엔 헌장과 국제법을 위반했다며 ”러시아의 공격적 행동들에 대해 지체없이 우리 파트너들에게 알리겠다”고 밝혔다.

외무부는 ”그와 같은 행동들은 흑해 지역의 모든 국가들의 안보 위협을 초래한다”며 ”따라서 국제사회의 분명한 대응을 필요로 한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페트로 포로셴코 대통령은 국가안전보장회의 회의 직후 낸 성명에서 이번 사건에 대해 계엄령을 선포할 것인지 여부를 26일 의회에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에 위치한 러시아 대사관 바깥에는 러시아의 행동에 항의하는 시민 50~100여명이 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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