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대만에서는 결혼 제도를 ‘한 남성과 한 여성의 결합’으로 제한하는 데 대한 찬반투표가 있었다.
동성결혼 법제화가 걸려있던 이번 투표에서 다수의 대만 시민들은 ‘동성결혼 법제화 반대’를 택했다. 아시아 최초로 동성 커플이 아이를 키우고 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국가가 되길 바랐던 LGBT 인구에게는 큰 후퇴였다.
2017년 5월 헌법재판소는 국회에서 2년 안에 동성 결혼을 법제화하라고 판결했다. 이같은 판결은 종교의 영향이 강하고 대부분의 정부가 보수성을 강하게 띠는 아시아 지역에서는 최초였다.
하지만 대만 인구의 약 5%를 차지하는 기독교 단체들과 전통적 중국 가족 구조 지지자들이 주도해 열린 11월 24일 선거 결과는 헌재의 판결과는 달랐다.
이번 투표 결과가 법제화를 직접적으로 결정하는 것은 아니며, ‘참조’가 목적이다. 하지만 여론을 생각하는 국회의원들이 법제화를 추진하는 방향으로 결정을 내릴지는 미지수다. 2020년 재선을 노리는 의원들이 많다. 게다가 법원에서 정한 데드라인은 이미 내년으로 다가왔다.
“국회가 법원 명령을 시행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이번 투표에 찬성한, 즉 동성 결혼을 반대하는 대만 가톨릭 성직자 첸 케의 말이다.
차이잉원 총통의 여당 국회의원들은 2016년말에 동성 결혼 합법화를 제의했으나 법원의 판결에 맡겼다. 판결 이후 동성 결혼에 대한 반대가 일었고, 반대자들은 시위를 하고 온라인에서 투표를 열었다.
이같은 논란에 대만 법무부 대변인은 2019년 5월까지는 동성 결혼 허가증 발급을 불법으로 간주할 것이라고 지난주 공식 발표했다.
“이 투표는 일반적 설문조사다. 법적으로 강한 영향은 없다.”
대만 세신 대학교의 젠더 연구 및 커뮤니케이션 관리 교수 시아우 홍치가 말했다.
“어쨌든 법원으로 돌아가야 한다.”
법제화 반대에 투표한 이들의 의견은 동성 커플의 권리를 보호하는 데에는 결혼이 아닌 ‘다른 절차’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들의 의견 중에는 학교에서 LGBT ‘교육’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국제 앰네스티는 이번 투표 결과와 관련해, 대만 정부에 “평등과 존엄을 이루어야” 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 결과는 대만 인권 상황에 쓰라린 타격이며 후퇴다.” 앰네스티 대만의 애니 후앙의 말이다. “그러나 이번 후퇴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사랑과 평등이 결국 승리할 것이라고 믿는다.”
한편 같은 날 치러진 지방선거에서도 보수 우세 경향이 드러났다. 친중 성향 야당인 국민당이 지방 선거에서 다수를 차지해, 2014년의 패배를 뒤집는 결과가 나타나기도 했다.
*허프포스트US/AP의 Taiwan Voters Reject Legalizing Same-Sex Marriage In Referendum을 번역, 편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