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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바 비리'의 기억, 7년만에 되살아나다

이재명 지사의 측근이 경찰 간부 2명을 검찰에 고발했다

  • 최성진
  • 입력 2018.11.23 18:33
  • 수정 2018.11.23 18:45
ⓒ뉴스1

″부패한 자들에 의해 수사권이 행사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

백종덕 변호사가 기자들을 향해 던진 첫 메시지다. 이재명 경기지사의 측근으로 꼽히는 백 변호사는 23일 허경렬 경기남부지방경찰청장과 유현철 분당경찰서장을 뇌물수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혜경궁 김씨’ 논란과 관련해 이 지사의 부인 김혜경씨를 명예훼손 등 혐의로 기소했고, 분당경찰서는 ‘친형 강제입원’ 등 혐의로 이 지사를 기소한 곳이다.

백 변호사는 이날 오전 11시 수원지검에 허 청장 등에 대한 고발장을 접수하기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허 청장과 유 서장의 이름을 언급한 뒤 ”지난 주 목요일 속칭 ‘함바 비리 사건’의 주인공 유상봉씨로부터 고발대리인이 되어 두 사람을 뇌물수수 혐의로 고발해달라는 취지의 편지를 받았다”며 ”유씨를 접견한 뒤 진정서를 전달받아 검토해본 결과,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해 대리인이 될 것을 수락했다”고 말했다.

백 변호사가 밝힌 주요 고발 내용은 허경렬 청장이 비리사건 수사 무마와 함바식당 수주를 대가로 2005년부터 2010년까지 1억4000만원을, 유현철 서장이 2009년부터 2010년까지 1억2000만원을 받았다는 것이다.

‘함바 비리‘란 2011년 초 건설현장 식당(함바식당) 운영권을 두고 경찰 간부 등 고위공무원이 금품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 논란을 빚은 권력형 비리를 가리킨다. 함바집이라고도 불리는 이 식당은 대개 독점 체제로 운영되기에, 비록 규모는 허름해도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함바 브로커’ 유상봉씨는 당시 청와대 관계자와 강희락 전 경찰청장 등 경찰 고위 간부에게 거액의 뇌물을 건넨 혐의로 구속돼 아직까지 수감중이다. 

'함바비리' 논란이 커지자 2011년 1월 조현오 당시 경찰청장(오른쪽)은 유씨와 접촉한 총경 이상 간부 전원에게 관련 사실을 직접 신고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함바비리' 논란이 커지자 2011년 1월 조현오 당시 경찰청장(오른쪽)은 유씨와 접촉한 총경 이상 간부 전원에게 관련 사실을 직접 신고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한겨레

유씨가 줄을 댄 경찰 관계자 이름이 계속 나오자 2011년 1월 조현오 경찰청장은 총경 이상 간부 전원에게 유씨와 접촉한 사실이 있으면 직접 신고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그때 자진 신고한 총경 이상 경찰 간부는 50여명에 이른다.

이와 관련해 백 변호사는 ”당시 기사를 보니까 ‘총경 30명이 떨고 있다’는 기사가 있었다. 그때 모든 게 밝혀지지 않았던 것 같다. 이 두 사람에 대한 조사도 전혀 안 이뤄진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백종덕 변호사와 취재진의 질의응답 내용이다.

-(유상봉씨의) 진술만 있는 상태인가? 아니면 증거도 있나?

=형사법의 대원칙인 무죄추정 원칙이 적용되므로 이 자리에서 모두 말씀드리긴 어렵다. 객관적 증거는 있다고 말씀드리겠다.

-진정서의 내용이 상당한 신빙성 있다고 판단한 근거는 뭔가?

=(유씨의) 진술 내용이 상당히 구체적이다. 일부가 반환된 내역서도 있다.

-두 간부가 직접 수령한 건가?

=진정서 내용에 있는데 자세히 말씀드리기는 곤란하다.

-제보자가 왜 백 변호사한테 제보한 건가?

=알 수 없다. TV 통해서 보고 저를 통해서 고발해야겠다 마음 먹은 것 같다.

-내일 이재명 지사 소환도 있고 시기적으로 복잡한데 왜 하필 이 시점에 (허 청장 등을) 고발하나?

=고발을 결정한 시점에는 이 지사가 내일 출두한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지난 금요일 (유씨를) 접견한 뒤 며칠 간 고민하고 결정한 사안이다.

-이번 고발건과 관련해 이 지사와의 논의는 없었나?

=제 휴대전화에 있는 기자님들에게 연락 돌리고 기자분들이 문의하니까 (경기도) 대변인이 문의전화를 해왔다. 대변인한테도 자세히 말씀드리지 못했다. 

-이 지사와 법적인 관계는 없나?

=이 지사의 법률대리인을 한 적은 없다. 민주당 경기도당의 요구에 따라 선거대책위 대변인을 한 적은 있다. 법률대리인은 다른 변호사들이 맡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함바비리 사건은 이미 수사가 이뤄졌다.

=당시 기사를 보니까 ‘총경 30명이 떨고 있다’는 기사가 있었다. 그때 모든 게 밝혀지지 않았던 것 같다. 이 두 사람에 대해서는 조사가 전혀 안 이뤄진 걸로 알고 있다.
-내일 이 지사의 출두를 앞두고 논의없이 이렇게 하는 게, 정치적 부담은 없나?

=그건 잘 모르겠고, 저는 고발인의 위임을 받은 상황이니, 고발인의 의사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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