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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헤미안 랩소디'의 라미 말렉이 가장 좋아하는 퀸의 노래는?(인터뷰)

허프포스트일본판 인터뷰.

  • 강병진
  • 입력 2018.11.21 15:20
  • 수정 2018.11.21 15:33
ⓒJun Sato via Getty Images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가 11월 20일까지 340만 관객을 동원했다. 2주 뒤에 개봉한 ‘신비한 동물들과 그린델왈드의 범죄’의 일일 동원 관객 수를 능가하는 흥행이다. 옆나라 일본에서는 11월 8일에 개봉했는데, 당시 영화에 출연한 배우들은 일본을 방문해 팬들과 만났다. 아래는 허프포스트일본판이 호텔에서 배우들을 따로 만나 진행한 인터뷰다. 이들은 퀸과 프레디 머큐리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에서 프레디 머큐리를 연기한 라미 말렉을 포함한 배우 3명이 허프포스트일본과의 인터뷰에 응했다.

라미 말렉은 ‘미스터 로봇‘과 ‘박물관이 살아있다’ 등에도 출연한 배우다. 귈림 리는 퀸의 기타리스트 브라이언 메이를, 조셉 마젤로는 베이시스트 존 디콘을 연기했다.

이들과의 인터뷰는 11월 8일, 기자회견이 끝난 후 도쿄 내 호텔에서 이루어졌다.

ⓒJun Sato via Getty Images

 

- 개인적으로 ‘보헤미안 랩소디’의 뮤직비디오가 4시간만에 제작됐다는 사실에 놀랐습니다. 여러분이 가장 놀라웠던 퀸의 실화는 무엇인가요?

조셉 마젤로 : 노래 ‘언더 프레셔’(Under Pressure)에 얽힌 이야기 였습니다. 존 디콘이 베이스라인을 처음 한 번 쳤다가 바로 점심식사를 하러 갔었다더군요. 그리고 나서 완전히 잊어버렸답니다. 다른 멤버가 그 라인을 어떻게 쳤냐고 물어봐도 존은 생각나지 않았답니다. 그래서 그때 로저 테일러가 ”이렇게 쳤던 거 아니야?” 하면서 쳐주었더니, 존 디콘이 그제야 ”아, 그랬다”라고 말했답니다. 그처럼 대단한 베이시스트도 쉽게 잊어버릴 수 있다고 생각하니 재밌었습니다.

 

라미 말렉 : 하나만 꼽기 어렵네요. 프레디 머큐리가 목욕을 하다가 생각나서 바로 기타로 만든 노래가 있어요. 그게 바로 ‘Crazy Little Thing Called Love’입니다. 사실 영화에서도 프레디가 목욕을 하다가 그 노래를 만드는 장면을 찍었어요. 하지만 러닝타임이 2시간 15분을 넘겨서는 안된다고 해서 편집됐습니다. 그래도 제게는 가장 기억에 남았네요.

 

궐림 리 : 그럼 두 번째로 놀라웠던 건 뭐야?

라미 말렉 : 나도 진위 여부는 모르지만, 프레디 머큐리가 다이애나 왕세자비를 남자로 변신시켜서 게이바에 데려갔다는 이야기가 놀라웠어요.

궐림 리 : ‘보헤미안 랩소디’ 뮤직비디오가 4시간 만에 만든 거였다니, 저는 전혀 몰랐어요. 아마도 ‘탑 오브 더 팝스’(2006년까지 방영된 영국의 음악 차트 프로그램)에 출연할 수 없으니까, 급하게 만든 게 아닐까요?

 

제가 놀라웠던 건, 브라이언 메이에 관한 거였어요. 메이가 천체 물리학 박사과정 도중에 퀸 활동을 시작했다더군요. 2008년에야 박사학위를 취득했는데, 그때 발표한 논문이 ‘황도(黃道)의 티끌구름에 관한 시상속도’(Radial Velocities in the Zodiacal Dust Cloud) 였어요. 1972년 휴학했으니까 가장 긴 휴학이었을 것 같네요.

- 영화에서는 소수자와 다양성에 관한 문제, 그리고 가족이란 무엇인가 등 중요한 테마가 있고, 이 테마는 지금도 통할 수 있다고 봅니다. 프레디는 그 시대에 살면서 정말 행복했다고 생각하나요?

라미 말렉 : 이 자리에서 그가 행복했을까에 대해 논의하는 게 말이 안된다고 생각하지만, 저는 프레디 머큐리가 때로 고독을 느끼면서 진정한 사랑을 찾았고, 그러면서 소외감을 경험했다고 생각합니다.

이민자인 그는 자신의 이름을 바꾸기도 하면서 자신이 누구인지 정체성을 고민하며 시달린 거죠.

자신이 이루고 싶은 꿈과 문화적 규범의 차이에서도 고민했을 겁니다. 이란계 인도인이고, 게다가 가족은 조로아스터교를 열심시 신봉하면서 이성애만을 인정하는 상황이었죠. 동성애에 대한 낙인이 강한 시대였기 때문에 외롭고 불행했을 것 같아요.

하지만 그는 그런 상황을 오히려 원동력으로 삼아 자신의 야망과 욕망을 성취했다고 생각합니다.

그가 만나는 관객도 소규모에서 대규모로, 그리고는 전 세계를 대상으로 확대됐죠. 그런 진화과정에서 그는 외로움을 느끼지 않는 방법을 찾았다고 봅니다.

그래서 저는 그가 결국 행복을 찾았다고 생각합니다. 그 행복은 퀸의 다른 멤버들, 그리고 메리 오스틴과 짐 허튼, 또한 수많은 팬과의 관계 속에서 그랬던 것 같습니다.

- 영화에는 퀸 멤버들 간의 갈등도 보여집니다. 여러분은 이 영화를 함께 찍으면서 어떤 관계였나요?

조셉 마젤로 : 퀸과는 달랐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영화 속 멤버들처럼 싸움은 하지 말자고 맹세하고 있으니까요.

우리는 만난 첫날부터 친해졌습니다. 서로를 좋아하고 또 일의 중요성을 알고 있기 때문에 서로를 지지하고 신뢰하는 것도 있습니다. 서로의 유머감각을 좋아하기 때문에 이해하는 것도 쉬웠습니다.

라미 말렉 : 내가 나이가 제일 많으니, 다들 제 말을 들어야 하죠.(웃음)

ⓒ20세기폭스코리아

 

궐림 리 : 영화에 퀸의 기자회견 장면을 보면 프레디는 ”나는 밴드의 리더가 아니고 단순한 리드 보컬”이라고 말합니다. 라미 말렉도 그처럼 겸손합니다. 라미 말렉은 정말 우리의 리더입니다. 그가 우리를 끌고 가면서 먼저 위험을 감수해 주었습니다.

- 음악 팬으로서 ‘보헤미안 랩소디’ 같은 영화를 보면 배우들이 뮤지션처럼 보이지 않을때가 있습니다. 이 영화에는 그런 느낌이 없었습니다. 실제 음악에 대한 경험이 많았나요?

궐림 리 : 기타를 조금 칠 수는 있지만, 리드 기타를 연주해 본 적은 없습니다. 그래서 저에게는 단순히 멋진 기타리스트를 연기하는 게 아니라, 독특한 스타일을 가진 기타리스트 브라이언 메이를 연기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브라이언 메이의 기타 음색은 정말 독특합니다. 메이의 모습을 보지 않고 소리만 들어도 그의 기타라는 걸 알 수 있을 정도죠.

조셉 마젤로 : 기타는 1년 정도 연주했습니다. 하지만 베이스를 연주해 본 적은 없습니다. 촬영 3개월 전부터 친구에게 베이스를 빌려 연주했습니다.

라미 말렉 : 나는 가수를 한 적이 없습니다.(웃음) 피아노를 연주할 줄도 모릅니다. 댄서가 되어본 적도 없었죠. 그래서 따로 연습을 많이 했습니다.

‘보헤미안 랩소디’와 ‘We are the champion’은 열심히 연습했습니다. 특히 ‘보헤미안 랩소디’의 경우 영화에서 거꾸로 연주하는 장면이 있었기 때문에 잠들기 전에 침대 베게 위해 키보드를 놓고 치는 연습을 하기도 했습니다.

- 퀸의 노래 중 가장 좋아하는 곡과 그 이유를 부탁합니다.

조셉 마젤로 : 우리 사이에서 가장 좋아하는 곡은 계속 변했지만, 그래도 계속 좋아하는 곡은 ‘Somebody To Love’ 입니다. ‘보헤미안 랩소디’는 분명 걸작이죠. 세련되고 아름답습니다. 하지만 ‘Somebody To Love’은 서사시적이고 좀 더 친절하게 말을 걸어 오는 것 같은 느낌의 곡입니다.

 

라미 말렉 : 프레디 머큐리 자신도 ”‘보헤미안 랩소디’보다 ‘Somebody To Love’이 훨씬 좋은 곡”이라고 했었죠. 저도 이 곡을 좋아합니다. 이 곡은 프레디 머큐리에 대해 여러 가지를 알려주기 때문입니다.

프레디는 자신만의 독보적인 스타일로 피아노를 연주했고, 노래도 그의 세대에서 가장 잘하는 사람이었습니다. 밴드의 로고도 직접 디자인했죠. 무대의상도 직접 만들었습니다. 그는 예술가입니다.

잘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만, 프레디는 또한 이야기꾼입니다. 그리고 시인이에요. 저에게 그는 동화와 같은 짧은 이야기를 들려주는 사람이에요. 거기에서 느껴지는 통증 같은 게 있습니다. 그걸 잘 설명하는 것이 ‘Somebody To Love’ 입니다. 이 노래에서 그는 ‘누가 사랑할 사람을 찾아줄 수 있나요?’(Can anybody find me somebody to love?)라고 말합니다. 이런 가사는 보통사람은 쓸 수 없어요.

궐림 리 : 아이가 많은 사람에게 어떤 아이가 제일 좋습니까라고 묻는 것처럼 어려운 질문이군요.

제가 가장 좋아하는 곡은 ‘Doing All Right’ 입니다. 퀸의 전신 ‘스마일’ 때 녹음한 곡이 있지만, 프레디 머큐리가 합류한 후 녹음한 곡은 전혀 다른 느낌입니다. 직접 비교할 수 있다는 게 재밌어요.

 

*허프포스트일본판의 글을 번역, 편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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