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2018년 11월 22일 16시 24분 KST | 업데이트됨 2018년 11월 23일 10시 47분 KST

'현지에서 먹힐까' 피디가 직접 밝힌 셰프 이연복의 '힐링 리더십'

어떤 상황이 닥쳐도 모든 걸 해결해 줄 것만 같은 리더

티비엔 영상 캡처

요즘 시간을 때우고 싶을 때면 아이피 티비에서 유료 결제를 하고 틀어놓는 힐링 프로그램이 있다. 이연복 셰프가 출연하는 티비엔의 해외 리얼 장사 프로그램 ‘현지에서 먹힐까?’다.

일단 컨셉이 참 좋다. 한국화된 중국음식을 중국 본토에서 판다. 특정한 음식이 국경과 문화를 건너 퍼지는 이야기는 진지하게 탐구할 만 한 흥미로운 주제다. ‘현지에서 먹힐까’는 한국 짜장면의 유래를 보여주고 현대 중국의 작장면과 짜장면을 비교한다. 중국의 다양한 고기튀김과 탕수육의 차이를 보여주고 한국에 들어와 빨간 국물로 변한 짬뽕에 중국인들이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를 보여준다.

다큐가 아닌 예능이다 보니 더 깊게 파고 들어가진 않지만, 이연복이라는 인물의 상징성 덕에 충분하다. 한국에서 대만 국적으로 태어난 화교 출신 셰프(지금은 한국 국적) 이연복이 중국으로 한국식 짜장면과 탕수육을 들고 간다는 것 만으로도 이야기가 깊어진다. 

그러나 이 프로그램 최고의 매력은 이연복이나 짜장면의 다국적성에 있지 않다. 가장 큰 매력은 이연복의 리더십이다. 어떤 상황이 닥쳐도 모든 걸 해결해 줄 것만 같은 믿음직한 리더의 모습을 보고 있자면 재능있고 노력하는 사람에게 지복을 돌려주는 합리의 세계에 살고 있는 듯한 착각에 빠진다. 그게 힐링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티브이의 채널을 돌리다 보면 매일 각종 경연 프로그램에서 누군가가 혼나고 욕먹고 꾸중을 들으며 평가 받는 모습이 나온다. 그러나 이연복이 리더인 세계에선 아무도 혼나지 않는다. 현장의 상황은 어떨까? 궁금증이 돋아 이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티비엔 이우형 피디에게 전화를 걸었다.  

티비엔 영상 캡처

제작진이 보기에 이연복의 리더십이 빛났던 순간을 꼽는다면? 

역시나 장사 초반에 과감하게 짬뽕을 포기하고 짜장면으로 돌아섰던 순간을 얘기해야 할 것 같다. 2화 연태편에서 현지인들이 짬뽕을 너무 매워해서 매출이 저조해지는 장면이 나온다. 이때 이 셰프가 짜장으로 바꿔야 하지 않냐는 제자들(김강우, 허경환, 서은수)의 말을 받아들이고 있는 재료로 해물짜장을 만든다. (셰프로서) 받아들이기 힘든 상황일 텐데 ”망했다”고 까지 말하면서 해결책을 찾았다. 

그러면서도 기본에는 무척 충실하다. 1화 방송하기 전에 이연복 셰프가 장을 세 번 봤다. 방송에는 한 번만 장을 본 걸로 나온다. 실제로는 이런 저런 실험을 하기 위해 전날에 시장에 두번 가고 장사 당일에 또 한번 가더라. 그래서 ”매번 이렇게 장을 봐야 하느냐”고 물었더니 헛웃음을 지으시며 ”(신선한 재료를 얻기 위해) 매일 장을 보는 게 기본인데, (사람들이) 그걸 자꾸 잊는다”고 하더라. 방송에서도 기본을 칼같이 지키는 모습에서 믿음이 갔다.  

부드러운 리더십이 장점이기도 하다. 이건 방송에 안 나간 건데 서은수 씨가 간혹 향신료 때문에 중국 음식 먹는 걸 힘들어한 적이 있다. 그때 이연복 셰프가 둘만 시장에 가서 슬쩍 다른 음식을 사줬다고 하더라. 출연진한테도 비밀로 했다. 나중에 남성 출연자 2인이 이 얘기를 듣고 ”방송에 나갈 것도 아닌데 우리한테 거짓말을 하느냐”고 약간 서운해 했다. 서은수 씨가 ”아빠같다”고 하더라. 

그동안 셰프는 주방에서 소리를 지르고 누군가를 혼내고 권위적인 모습으로 나왔다. 왜 항상 소리 지르고 욕을 하는 고든 램지처럼 말이다. 이 셰프는 그런 적이 없나? 

그런 적이 없어서 정말 제작진도 놀랐다. 우리도 주방 군기가 세다는 말을 들었는데, 이연복 셰프는 개개인의 한계치를 잘 파악하고 그것에 맞게 컨트롤을 참 잘하는 것 같다. 또 본인이 성격이 급하신 것도 있어서 누군가에게 시키기보다는 먼저 움직인다. 제자들이 최대한 쉴 수 있게 하려는 배려도 봤다. 본인이 일하고 있으면 제자들이 들어가 쉬질 않으니까 먼저 들어갔다가 잠시 후에 나와서 사부작사부작 혼자 재료 손질을 하시더라.

제작진한테도 자상한가?

힘들 법도 한데 인상을 한 번도 안 쓴다. 제작진이 뭘 주문해도 “하면 한다”는 식이다. 장사가 끝나고 나면 제작진이랑 맥주 한잔을 하는데 그때도 계속 뭔가를 만들어준다. 간단하게 남은 재료를 볶아서 안주를 해줬다. 그게 정말 좋았고 그 덕에 촬영이 재밌었다.

이연복 셰프의 리더십을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서은수 씨의 말처럼 ″아빠 같은 리더십”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제작진도 그렇게 느낀다.

제작진으로서도 이 셰프에게 기대게 될 것 같다.

우리 프로그램 자체가 셰프님한테 기대서 갈 수밖에 성격이라 그건 어쩔 수 없다고 본다.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나?

우리 방송 나오는 중국 손님 중에 유명한 사람들이 좀 있다고 하더라. 우리는 몰랐는데, 중국 분들이 방송을 보고 얘기를 해줬다. 이연복 셰프를 알아보는 사람이 많아서 놀라기도 했다. 넷 중에서 가장 인기가 좋았던 것 같다. 영광스러워하는 사람도 있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