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사우디를 편들고 나선 트럼프의 성명을 읽어보자 (전문)

트럼프가 직접 구술했다고 한다.

  • 허완
  • 입력 2018.11.21 11:50
ⓒASSOCIATED PRESS

미국은 반체제 언론인을 무참히 살해한 혐의에도 불구하고 사우디아라비아와 ”확고부동한 파트너”로 남을 것이라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자말 카쇼기 살해 계획을 ”알았을 수도 있고 몰랐을 수도 있다”며 사건의 진실을 ”결코 다 알지는 못할 수도 있다”고 했다.

반면 미국 중앙정보국(CIA)은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살해를 지시했다고 결론 내린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말과는 정면으로 배치된다. 

ⓒThe Washington Post via Getty Images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성명은 그 안에 담긴 내용 만큼이나 쓰인 문장, 표현 등에서 주목할 만하다. 

그가 대중 연설에서 거칠고 감정적인 표현을 자주 쓴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적어도 사전에 대본이 준비된 연설이나 문서로 발표되는 입장문 만큼은 비교적 잘 다듬어지고 정제되는 경우가 많다.

이번 성명은 좀 다르다. 마치 그의 연설을 직접 글로 받아 적은 것처럼, 날 것 그대로의 표현들이 그대로 담겨 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측근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 성명을 직접 구술했다고 말했다. 

 백악관 홈페이지에 올라온 성명 전문을 번역하면 다음과 같다.

 

미국이 우선입니다!

이 세상은 아주 위험한 곳입니다!

예를 들어 이란은 예멘에서 벌어지는 사우디아라비아에 대한 피비린내나는 대리전에 책임이 있습니다. 이란은 민주주의를 향한 이라크의 미약한 시도를 불안정하게 만들려 하고, 레바논의 테러 집단 헤즈볼라를 지원하고, (자국민 수백만을 죽인) 시리아의 독재자 바샤르 아사드를 지원하고, 그외에도 많은 일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란인들은 중동 전체에서 여러 미국인과 기타 무고한 사람들을 죽였습니다. 이란은 공개적으로, 아주 강력하게 “미국에게 죽음을!”, “이스라엘에게 죽음을!”이라고 밝힙니다. 이란은 “세계 최고의 테러 스폰서”로 간주되고 있습니다.

반면 이란이 떠나겠다고 동의한다면 사우디아라비아는 기꺼이 예멘에서 철수할 것입니다. 그들은 절실하게 필요한 인도주의적 지원을 즉각 지원할 것입니다. 또한 사우디아라비아는 극단적 이슬람 테러리즘에 대한 싸움을 이끄는데 수십억 달러를 쓰기로 했습니다.

치열한 협상이 있었던 지난해 저의 사우디아라비아 방문 이후, 그들은 미국에 4500억 달러를 쓰고 투자하는데 합의했습니다. 이건 기록적인 금액입니다. 미국에 수십만 개의 일자리, 엄청난 경제 성장, 큰 추가적 부(富)가 생길 것입니다. 4500억 달러 중 1100억 달러는 보잉, 록히드 마틴, 레이시언 등 여러 훌륭한 미국 방위 산업 청부업체들의 군사 장비 구입에 쓰일 것입니다. 우리가 어리석게 이 계약들을 취소한다면, 러시아와 중국이 어마어마한 이득을 보게 됩니다. 그리고 아주 기쁘게 이 새로운 사업 기회를 얻을 것입니다. 미국이 직접 그들에게 멋진 선물을 주는 꼴이 됩니다!

자말 카쇼기에 대한 범죄는 끔찍했고, 우리 국가가 용납하지 않는 범죄입니다. 우리는 이 살인에 관여한 것으로 이미 알려진 사람들에 대해 강력한 행동을 취했습니다. 훌륭한 독립적 수사를 펼쳐, 우리는 이 끔찍한 범죄에 대한 자세한 내용을 많이 알고 있습니다. 이미 카쇼기씨의 살인과 시체 처리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진 사우디인 17명을 제재했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 측은 자말 카쇼기가 “국가의 적”이었으며 무슬림 형제단 회원이었다고 말하지만, 저의 결정은 결코 그에 기반하지 않았습니다 - 이것은 용납할 수 없으며 끔찍한 범죄입니다. 살만 국왕과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는 카쇼기씨 살인의 계획이나 실행에 대해 전혀 몰랐다고 격렬하게 부인하고 있습니다. 우리 정보 기관들은 지금도 모든 정보를 살피고 있지만, 왕세자가 이 비극적 사건에 대해 알고 있었을 가능성도 충분히 있습니다 - 알았을 수도 있고 몰랐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긴 하지만, 우리는 자말 카쇼기씨의 살인을 둘러싼 모든 팩트를 결코 다 알지는 못할 수도 있습니다. 어떻든 간에 우리는 사우디아라비아와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그들은 이란에 대한 우리의 아주 중요한 싸움에서 훌륭한 동맹이었습니다. 미국은 우리 나라, 이스라엘, 기타 중동의 다른 동맹국들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사우디아라비아와 확고부동한 파트너로 남으려 합니다. 전세계에서 테러의 위협을 완전히 제거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우리의 목표입니다!

정치적, 혹은 다른 이유로 다른 방향으로 가려 하는 의원들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고, 그것은 그들의 자유입니다. 저에게 제시되는 모든 아이디어들을 검토해 보겠지만, 미국의 절대적 안보와 안전에 부합하는 아이디어일 경우만 그렇게 할 것입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원유를 가장 많이 생산하는 국가입니다. 그들은 우리와 긴밀히 일해왔고 유가를 합리적 수준으로 지켜 달라는 저의 요청에 잘 반응해 왔습니다. 세계에 있어 아주 중요한 일입니다. 미국 대통령으로서, 저는 이 위험한 세상에서 미국이 국익을 추구하고 우리를 해치려 하는 나라들에 강력히 맞서도록 할 것입니다. 아주 쉽게 말하자면, 미국이 우선이라는 말입니다!

저작권자 © 허프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관 검색어 클릭하면 연관된 모든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백악관 #사우디아라비아 #자말 카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