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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순한 북한 군인 오청성의 산케이신문 인터뷰를 둘러싼 논란

서울 말투를 쓰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 박세회
  • 입력 2018.11.20 15:05
  • 수정 2018.11.20 15:34
ⓒ산케이신문 영상 캡처

지난해 11월 판문점 공동경비구역을 통해 귀순한 오청성 씨가 일본의 보수 매체 산케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국군은 군대 같지 않은 군대”라고 밝히자 국방부가 ”강한 군대”라며 반박까지 하고 나섰다. 산케이의 오 씨 인터뷰의 주요 내용부터 이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 알아봤다.  

오씨는 지난해 11월 13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넘는 과정에서 크게 총상을 입고 귀순한 바 있다. 오 씨가 총에 맞아 소장과 폐에 구멍이 났고, 오른팔과 왼쪽 겨드랑이의 혈관이 여러 군데 터졌으나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에서 이국종 교수에게 수술 및 치료를 받아 목숨을 건졌다.

오씨는 17일 공개된 인터뷰에서 ”올해 2월 퇴원해 서울 근교에서 살며 탈북할 때 생긴 복부와 오른팔의 총상을 치료받기 위해 통원 치료를 받고 있다”며 ”팔뚝의 신경을 제거해서 꼬집어도 느끼지 못한다”고 밝혔다. 산케이신문 측은 그의 오른쪽 팔뚝 위쪽에 팔뚝 뒤쪽에서 뚫고 들어와 앞쪽으로 관통한 상흔이 있다고 밝혔다. 

이날 보도에서 오씨는 북한 측의 강력한 반발이 예상되는 발언을 꺼내기도 했다. 그는 ”(김정은이 통치하는 상황에 대해) 본인도 무관심 하며 젊은 세대의 80% 정도가 무관심하고 충성심도 없다”라며 ”인민들을 제대로 먹이지도 못하면서 세습만 계속되고 있고 그것이 당연한 것이 되면 관심도 충성심도 끓지 않는 것 아닌가”라고 밝혔다. 

또한 김정은 정권 들어 ”(군의) 규모가 확대되고 좀 더 전투적인 대비 태세를 갖추고 있다”라며 한국군에 대해 ”군대 같은 군대가 아니다. 한국에도 나와 비슷하게 고통스러운 훈련을 한 사람이 있겠지만, 전체적으로는 그리 강한 것 같지 않다”고 밝혔다. 

탈북 경위에 대해 묻는 질문에 ”근무지 밖에서 친구와 문제가 생겨 술을 마신 뒤 검문소를 돌파했다”며 ”돌아가면 처형당할 우려가 있어 국경을 넘었다”고 답해 우리 정부가 발표한 내용과 일치하는 답변을 남겼다. 

해당 인터뷰 이후 다양한 반응이 나왔다. 채널 A는 ”산케이신문이 오청성 씨의 육성을 담은 1분짜리 영상을 공개했는데 말투가 서울말투인데다, ‘레벨’ 등의 영어 단어도 익숙하게 쓴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서울 말투로 인물의 진위를 의심하는데는 무리가 있다.

산케이신문은 기사 서두에 ”현재 오청성이 아닌 다른 이름과 생년월일을 쓰고 있지만, 일본 공안 당국이 오씨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산케이신문의 극단적인 성향을 들어 인터뷰가 왜곡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도 있지만, 근거는 없다. 

우리 통일부가 탈북자와 국외 매체의 접촉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왔다. 그러나 통일부에 따르면 해당 인터뷰는 정부가 관여할 성질이 아니다. 탈북자 역시 하나원 교육을 수료한 이상 우리 국민과 같은 대우를 받는다. 19일 통일부는 오씨가 산케이 신문과 도쿄에서 만나 인터뷰한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며 ”특별히 언급할 내용이 없다”고 밝혔다. 

뉴데일리에 따르면 통일부 대변인은 ”오 씨는 올해 6월 하나원 교육을 수료하고 나온 뒤 다른 탈북자처럼 일반 국민과 같은 대우를 받고 있다”라며 ”따라서 오 씨가 여권을 발급받고 일본에 갔는지 등의 개인정보에 대해서는 통일부가 파악하지 않고 있고 뭐라고 확인해드릴 사항이 없다”고 답했다. 

한편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은 20일 정례브리핑에서 산케이신문 보도에 등장한 ‘군대 같지 않은 군대’라는 발언에 대해 ”개인 발언에 대해 공식적으로 말씀드릴 것은 없지만 어떤 형태에서도 적의 위협으로부터 대비할 수 있는 충분한 능력을 갖추었다고 확신한다”며 ”(한국군은) 강한 군대”라고 밝혔다.

큰 이목을 끌며 귀순했으나 우리 언론이 접촉하지 못한 탈북자에게 산케이신문 측이 어떻게 접촉에 성공했는지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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