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영국 메이 총리를 끌어내린다고 큰소리 쳤던 브렉시트 강경파의 현재 상황

불신임 투표에 필요한 숫자를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 허완
  • 입력 2018.11.20 10:59
ⓒAssociated Press

영국 테레사 메이 총리를 끌어내리겠다고 호언장담했던 보수당 내 브렉시트 강경파(Brexiteers) 의원들이 불신임 투표 성사를 위해 필요한 만큼의 숫자를 모으는 데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

19일(현지시각) 이들이 총리 불신임 절차를 개시하기 위해 필요한 48명을 확보하는 데 (지난 10월에 이어) 또다시 실패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메이 총리를 겨냥한 이같은 반란은 비웃음을 사고 있다.

보수당 브렉시트 강경파 평의원들의 모임인 ‘유럽연구그룹(ERG)’ 내에서 대응 전략을 놓고 이견이 감지되는 가운데 메이 총리의 브렉시트 계획에 불만을 가진 내각 각료들로 이뤄진 이른바 ‘피자 클럽’의 회동 역시 무산됐다.

이런 가운데 총리실은 영국이 유럽연합(EU)을 떠난 이후 적용될 북아일랜드에 대한 보호 장치에 대해 탈퇴(Leave) 진영의 고위 관계자들과 이견을 좁히는 데 성공했다.

보수당 전 대표인 이안 던컨 스미스, 북아일랜드의 얼스터연합당(UUP) 대표를 지냈던 데이비드 트림블, 전직 환경부 장관 오웬 패터슨은 아일랜드섬 국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새로운 기술적 방법을 논의하기 위해 총리 집무실에서 열린 회의에 모두 참여했다. 

ⓒWPA Pool via Getty Images

 

브렉시트 강경파의 한 관계자는 메이 총리가 적어도 이번주 말까지는 불신임 투표를 피하는 데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고 시인했다. 메이 총리는 며칠 내로 브뤼셀로 향해 EU 집행위원장 장-클로드 융커와 회동할 예정이다.

현재까지 메이 총리에 대한 불신임 서한을 제출했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보수당 의원은 26명에 그친다. 투표 성사를 위해 필요한 48명의 절반을 겨우 넘는 수준이다.

보수당 내 규정에 따르면, 당대표에 대한 불신임 투표는 당 소속 의원 중 15%가 평의원들로 구성된 1922 위원회의 위원장 그레이엄 브래디경에게 투표 요구 서한을 제출해야 한다. 브래디경은 투표 성사 여부를 총리실에 통보할 의무가 있다.

의원들이 주말 휴식을 마치고 웨스트민스터(의사당)로 복귀하는 가운데 일부 반란 모의자들은 돌파구가 마련됐기를 기대했다. 

브렉시트 강경파 중 하나인 제이콥 리스-모그 보수당 의원.
브렉시트 강경파 중 하나인 제이콥 리스-모그 보수당 의원. ⓒJack Taylor via Getty Images

 

브렉시트 강경파의 대표주자 중 하나인 제이콥 리스-모그 의원은 지난주 불신임 투표 서한 제출 사실을 밝히며 이 ‘쿠데타 시도‘를 개시했다. 브렉시트부 장관을 지냈던 스티브 베이커는 곧바로 48명이 다 채워졌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 그는 일부 의원들이 잘못된 정보를 주는 바람에 자신이 언급한 숫자가 ‘부정확’했다고 시인했다.

이날 또다른 브렉시트 강경파인 사이먼 클락은 오늘 내로 48명이 채워질 것이라고 주장하며 다시 한 번 기대감을 높여보려고 했다. 그는 BBC라디오4에 ”내가 볼 때 선장은 이 배를 암초로 인도하고 있다”며 ”오늘이 바로 우리가 역사의 법정 앞에 서는 날”이라고 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서한을 추가 제출한 의원은 고작 1명(필립 홀로본 의원)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자 클락은 BBC2 ‘뉴스나이트’에 출연해 ”(불신임 투표를 위한) 절차는 계속된다고 말해도 될 것 같다. 내 말들을 주워담는 건 아니고, 오늘이 그 날이 됐으면 좋겠다. 다른 일촉즉발의 상황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SOPA Images via Getty Images

 

몇몇 의원들은 주말 동안 이뤄진 대대적인 ‘집안 단속 작전’이 효과적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고 허프포스트UK에 말했다. 주저하는 평의원들을 겨냥해 다음 일요일 정상회의에서 나올 EU와의 최종 정치적 합의안까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설득한 것이다.  

한 ERG 관계자는 하원에서 브렉시트 합의안에 대한 ‘의미있는’ 투표가 이뤄지기 전까지 일부 동료 의원들이 기다리기로 결정한 게 분명하다고 말했다. 만약 의회 통과가 무산되면, 그 때 총리에 대한 불신임 서한을 보내겠다고 여러 의원들이 분명히 밝혔다는 것.

한 의원은 ”베이커와 리스-모그는 이걸 완전히 잘못 계산했다”고 말했다. 또다른 한 브렉시트 강경파는 ”그들은 우리를 아마추어처럼 보이게 만들었다”고 했다. ”(오랫동안 메이 총리를 비판해왔던) 앤드류 브릿젠과 엮이는 것처럼 보이기를 원하지 않는 이들이 있다.”

브렉시트 강경파의 한 중견 정치인은 이렇게 말했다. ”이건 정치에서 가장 중요한 교훈이다. 무언가를 하겠다고 말했으면 해야 한다. 그러나 이것(48명 도달)은 조만간 이뤄질 것이다.”  

ⓒASSOCIATED PRESS

 

총리실은 불신임 투표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동안 메이 총리가 브렉시트 협상을 최종 단계까지 끌고 오기 위해 쏟았던 모든 노력이 수포로 돌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몇몇 의원들은 설령 불신임 투표가 성사되더라도 메이 총리가 손쉽게 과반인 의원 158명의 지지를 얻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환경식품농업부 장관 테레즈 코피는 메이 총리가 ”쉽게 이길 것”이라며 불신임 투표는 ”불필요한 소동”이라고 덧붙였다.

하원 재무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니키 모건은 반란 모의자들의 실패에 힘입어 메이 총리가 브렉시트 합의안 의회 통과를 성사시킬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48명도 채우기 힘들다면 지난주 목요일에 나왔던, 합의안에 반대하는 의원이 80명 된다는 얘기는 매우 낙관적이었던 것 같다. 나는 총리가 (합의안 비준 투표에서) 이길 것이라고 본다.”

 

* 허프포스트UK의 Tory Plotters Struggle To Secure Enough Letters To Trigger Confidence Vote In May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저작권자 © 허프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관 검색어 클릭하면 연관된 모든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영국 #브렉시트 #테레사 메이 #유럽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