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2018년 11월 19일 15시 39분 KST

나는 10년 전 납치됐다. 지금 세상은 언론인에게 더욱 위험한 곳이 되었다

지금 세상은 정말이지 신세계다. 내가 십 년 전에 겨우 탈출했던 세상보다도 더욱 위험한, 트라우마를 주는 세계다.

10년 전인 2008년 11월 8일, 나는 아프가니스탄의 동굴에서 기어 나왔다. 이로 인한 트라우마는 한동안 온 세상을 규정하였다.

2008년 10월에 나는 카불 외곽에 임시 거처를 만든, 집을 잃은 이들을 취재하다가 탈레반이 되고 싶어 하는 무리에게 납치당했다. (카불 외곽의 임시 거처는 현재 그때의 두 배 가까운 규모로 커졌다.)

Keith Beaty via Getty Images
멜리사 펑 기자 

나를 납치한 범인들은 모든 걸 잃은 젊은 남성들이었다. 내 몸값을 받거나 나를 진짜 탈레반에게 팔아넘겨 한 푼이라도 벌 목적이었다. 그들은 나를 칼로 찌르고 땅 아래 구덩이에 던져넣었다. 나는 강간과 학대를 당했고, 묶인 채 쿠키와 종이팩 주스만 먹으며 배를 곯았다.

그들은 한 달 뒤 나를 끄집어내 눈을 가리고 머리에 총을 댄 채 끌고 갔다. 나는 내가 처형당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알고 보니 석방되는 것이었다. 아프간 당국이 이들의 두목을 체포하고 전부 감옥에 넣었기 때문이었다.

나는 캐나다의 집으로 돌아갔고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지냈다. 이야깃거리가 되는 게 싫어서, 외상 후 스트레스 증상을 무시하고 일을 계속했다.

10년이 지난 지금, 정말 많은 것이 달라졌다. 나는 마침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카운슬링을 받았다. 내가 일하는 곳에서 자꾸 밀린다는 느낌을 받아 직장을 그만두고 프리랜서가 되었다. 아직도 가끔 악몽을 꾼다는 걸 인정한다. 좁고 어두운 곳에 있을 수 없다.

하지만 요즘 나를 가장 괴롭히는 것은 이 세계가 언론인들에게 있어 훨씬 더 위험한 곳이 되었다는 사실이다.

언론인 보호 위원회에 의하면, 내가 아프간의 구덩이에서 살아서 나온 뒤 900명에 가까운 언론인들이 살해당했다. 이름, 날짜, 국가가 기록된 명단을 들여다보면 정신이 번쩍 든다. 사인은 ‘살인’, ‘집중 공격’(crossfire), ‘위험한 임무’ 등이다.

친숙한 이름도 있다. 자비훌라 타마나(아프가니스탄, 집중 공격)는 내 친구이자 동료였다. 미셸 랭(아프가니스탄, 집중 공격)은 나와 같은 캐나다인 동료였다. 마리 콜빈(시리아, 집중 공격)은 전설적이며, 콜빈에 대한 영화도 나왔다. 자말 카쇼기(사우디아라비아, 살인) 사건은 지금도 내게 깊은 충격을 준다.

Stefan Wermuth / Reuters
한 시민이 2012년 시리아에서 사망한 마리 콜빈을 기리는 자료를 들고 있다. 

2018년 4월에 나는 아프가니스탄 카불에 있었다. 그 구덩이에서 기어 나온 이후 네 번째로 돌아간 것이었다. 긴장감이 뚜렷이 느껴졌다. 우리의 안보 컨설턴트는 매일, 아니 매 시간마다 ‘위협’ 판단을 내렸다. 흰색 차를 탄 자살 폭탄 테러리스트들이 시내를 돌고 있다는 경고, 외교 지역을 타깃으로 한 공격 가능성이 있다는 경고, 탈레반이나 IS가 유권자 등록 센터를 노리고 있다는 이야기(어느 날 우리가 차를 타고 지나가는데 실제로 이 공격이 일어났다. 60명 이상이 죽었다) 등을 들었다.

ASSOCIATED PRESS
2018년 4월 30일 아프가니스탄 카불에서 벌어진 자살 폭탄 공격 

우리가 떠나던 날, 오토바이를 탄 자살 폭탄 테러범이 우리 숙소에서 멀지 않은 곳인 미국 대사관 뒷길에서 테러를 벌였다. 지역 언론인들은 사건을 보도하기 위해 몰려들었고, 두번째 테러범이 자기 폭발물을 터뜨려 9명이 죽었다. AFP 수석 사진기자 샤 마라이도 사망했다. 언론인이라는 게 얼마나 위험한 직업이 되었는지 너무나 잘 알게 된 아프가니스탄에서도, 이렇게 많은 언론인이 죽은 적은 없었다.

이런 일들에도 불구하고 용감한 아프간인들은 세상에 자기들의 이야기를 한다. 이런 사건들은 오히려 젊은 세대들(이중 상당수가 여성이다)이 진실을 추구하도록 만들었다.

Greg Allen/Invision/AP

그러니 역사적으로 자유 세계의 지도자로 간주되던 미국 대통령이 언론을 공격하고, 자기가 좋아하지 않는 기자들을 내쫓고, 미디어를 “국민의 적”이라고 부르면 언론인을 해치고 싶어 하는 테러리스트와 정부, 그 외 진실을 피하려는 모든 사람을 더 대담하게 만드는 결과를 낳는다.

전 세계 기자들은 매일 같이 진실을 찾고 기록의 힘을 추구하며 목숨을 건다. 자기가 할 일을 한다는 이유만으로 납치, 투옥, 살해의 위험을 무릅쓴다. 대통령직을 차지한 사람이 연단에서 무지한 말로 공격하는 것은 모든 언론인을 더 위험하게 만드는 행위다. 지금 세상은 정말이지 신세계다. 내가 십 년 전에 겨우 탈출했던 세상보다도 더욱 위험한, 트라우마를 주는 세계다.

* 허프포스트 CANADA의 을 번역, 편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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