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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1월 19일 13시 59분 KST | 업데이트됨 2018년 11월 19일 13시 59분 KST

중간선거 뒤 미국 정치 풍경

Kevin Lamarque / Reuters
huffpost

2018년 중간선거는 4년 전보다 30%나 많은 이가 참여해 엄청난 투표율을 기록했다. 공화·민주당은 각자의 지지자들을 투표장으로 불러내려고 노력했다. 민주당은 기대만큼 결정적인 승리를 하지는 못했지만 앞으로 2년간 미국 정치를 많이 바꿀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한다는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를 효과적으로 제어할 수단을 마련한 점이 중요하다. 트럼프는 재산 문제 등 많은 영역에서 전임자들의 관례를 무시했다. 상·하원을 지배해온 공화당은 트럼프의 온갖 이해충돌과 권력 남용이 문제가 없다고 했다.

민주당은 트럼프 행정부를 여러 영역에서 진실과 맞닥뜨리게 할 수 있는 위치를 확보했다. 예를 들면, 트럼프는 미국에 망명을 신청하겠다며 멕시코를 거쳐 오는 수천명의 ‘카라반’을 주요 선거 이슈로 만들었다. 무장하지도 않았고, 어린이들을 비롯해 온 가족을 데려오는 이들이 포함된 집단이 국가 안보에 심각한 위협이라고 했다. 나라를 지킨다며 군인 수천명을 국경에 배치했다.

양원 중 하나를 장악하는 민주당은 관리들을 소환해 트럼프 쪽이 선거에서 이기려고 거짓말을 하고 유권자들에게 겁을 줬다는 사실을 증언하게 만들 수 있을 것이다. 트럼프와 그 행정부가 이런 식으로 행동하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니다. 하원은 환경, 금융 규제, 트럼프 협력자들의 탈세 문제에 관해 관리들을 소환하고 문서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

부자들을 위한 추가 감세를 막을 수도 있다. 지난해 감세 정책의 주된 수혜자는 1% 부자들이며, 중산층은 상황에 따라 거의 또는 전혀 혜택을 보지 못했다. 민주당은 건강보험 개혁(오바마 케어)을 더 후퇴시키려는 시도도 막을 수 있다. 3천만명을 새로 건강보험 대상으로 만든 오바마 케어는 매우 중요한 정책이다. 민주당은 행정부의 후퇴 시도를 차단한 뒤 건강보험을 개선하고 적용 대상을 늘리는 노력도 할 수 있다.

양쪽이 타협할 수 있는 분야도 하나 있다. 트럼프는 대선 선거운동 때 제약업체들이 약값을 터무니없이 높게 매긴다고 비난했다. 그런데 취임 뒤에는 약값이 비싼 것은 다른 나라들이 미국 업체들의 기술을 헐값에 쓰니까 수익성이 떨어져서라며 무역 상대국들을 압박했다. 하지만 그는 최근 정부가 일부 약품을 제공하는 메디케어(65살 이상 의료보험)와 관련해 약값 인하 필요성을 제기했다. 매우 제한적인 내용이지만, 재선을 위해 뭔가를 보여줘야 하는 트럼프가 더 강력한 조처에 동의할 가능성도 있다.

트럼프는 인프라 투자 확대에 동의할 수도 있다. 이는 그의 주요 선거 공약이기도 하다. 그러나 백악관에 들어간 뒤로는 다른 의제들에 밀렸다. 트럼프의 구상에는 공공과 민간의 합작을 통해 사업자들이 돈을 벌게 해주려는 꿍꿍이가 얽혀 있기는 하다. 여기에서도 트럼프는 재선용 업적을 위해 민주당과 협력하기를 원할 수 있다.

민주당은 하원에서 크게 이겼지만 상원 의석은 줄었다. 선거 대상 상원 의석 가운데 3분의 2가 민주당 현역 의원의 지역구였고, 몇 곳은 트럼프가 2016년 대선에서 대승한 곳이라 놀랄 일은 아니다. 사실 민주당은 상원 선거 표의 55%를 얻었다.

민주당은 여러 주지사 자리를 공화당한테서 빼앗았고 주의회 선거에서도 그랬다. 이는 각 주가 10년 단위의 인구조사를 토대로 연방 하원 선거구를 조정하기에 중요하다. 2010년 인구조사 뒤 공화당은 여러 큰 주에서 이런 과정을 제어했다. 따라서 민주당에 불리하게 선거구가 획정됐다. 민주당은 하원 다수당이 되려면 전체 투표의 53%를 얻어야 했다. 이제 민주당이 여러 큰 주의 주지사 선거에서 이겼으니까 2020년 인구조사를 기반으로 한 선거구 조정은 그들한테 유리할 것이다.

그러나 이번 선거의 가장 중요한 결과는 미국 정치에서 증오를 더 키울 것이라는 점이다. 정당 간 분열은 훨씬 심해졌다. 공화당은 정치적 이득을 위해 대놓고 거짓말을 만들어냈다. 타협의 가능성은 더 줄었다.

* 한겨레 신문에 게재된 칼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