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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붓아버지에게 성폭행당해 출산한 여성이 '징역 20년형'을 선고받을지 모른다

2018년. 엘살바도르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이다.

2013년 엘살바도르 대법원 외부에서 진행된 낙태법 반대 퍼포먼스. 
2013년 엘살바도르 대법원 외부에서 진행된 낙태법 반대 퍼포먼스.  ⓒUlises Rodriguez / Reuters

엘살바도르에서 성폭행 피해자가 낙태를 시도했다는 혐의로 되려 징역 20년이 선고될지도 모르는 상황에 처해 있다.

의붓아버지에게 성폭행당해 18세에 임신한 이멜다 코르테즈는 지난해 화장실에서 아이를 낳은 뒤 피투성이가 된 채 발견됐다. 아기는 건강한 상태로 살아 있었으나, 응급실 의사는 코르테즈가 스스로 낙태를 시도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당국에 신고했다. 엘살바도르에서 낙태는 어떠한 예외규정도 없이 무조건 ‘불법’으로 처벌된다.

코르테즈는 현재 감옥에 있으며, 재판부는 그녀가 정말로 낙태를 시도했는지에 대한 의학적 증거들을 검토할 예정이다. 그 결과에 따라 코르테즈는 살인 미수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을 수도, 감옥에서 풀려날 수도 있다. 코르테즈의 딸은 곧 2살이며, 코르테즈는 자신의 혐의에 대해 부인하고 있다.

코르테즈의 변호인 알레한드라 로메로는 ”재판부가 객관적으로 증거들을 살펴본다면 코르테즈가 그녀의 아이를 해하려 했다거나 범죄를 시도하지 않았음을 알 수 있을 것”이라며 ”코르테즈는 반드시 석방돼야 한다”고 밝혔다.

재판 결과와 상관없이, 코르테즈가 맞닥뜨린 부당한 상황은 성폭행 피해자들에게조차 낙태를 허락하지 않는 엘살바도르의 무자비한 현실에 대한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코르테즈는 11살때부터 의붓아버지에게 반복적으로 성폭행을 당했다. DNA 테스트 결과, 그녀의 딸은 의붓아버지의 자녀다. 그러나 코르테즈는 성폭력 희생자가 아니라 오히려 범죄자처럼 취급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법이 바뀌지 않는다면, 비슷한 사건은 계속될 것이다.” 로메로가 말했다. 코르테즈의 의붓아버지는 미성년자 성폭행 혐의로 감옥에 있다.

낙태 비범죄화를 위한 시민단체에 따르면, 코르테즈는 낙태 시도 혐의로 감옥에 있는 여성 25명 중 한 명이다. 이 단체는 여성들이 유산, 사산 등에 해당함에도 조잡한 의학적 증거에 기반하여 ‘살인’ 혐의로 투옥돼 있다고 주장했다.

국제 앰네스티는 2015년 보고서에서 엘살바도르의 터무니없는 낙태 금지법으로 유산이나 응급상황을 겪은 여성들이 불법 낙태 시술을 받은 혐의로 투옥되고 있음을 지적하며 ”여성을 그저 ‘출산 기계’로 취급하는 것만이 목적인 현행법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올해 초 유엔은 엘살바도르의 낙태 법 개정과 여성 투옥 사건에 대한 재검토를 요구했다.

* 허프포스트 UK의 기사를 번역, 편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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