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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EC 정상회의 사상 처음으로 공동성명 채택 무산된 이유

공동성명 채택이 무산된 건 25년 역사상 처음이다.

  • 허완
  • 입력 2018.11.19 10:31
ⓒSAEED KHAN via Getty Images

18일 폐막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미국과 중국의 갈등 끝에 공동성명 채택이 무산됐다. 1989년 설립된 APEC의 연례회의가 지금처럼 정상회의 형식으로 개최되기 시작한 1993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이 과정에서 공동성명 문구에 이의를 제기한 중국 정부 관계자들이 면담을 요구하며 주최국인 파푸아뉴기니의 외무장관 집무실에 ‘난입’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호주 ABC뉴스 등이 보도했다. 

ⓒSAEED KHAN via Getty Images

 

WSJ에 따르면, 미국 트럼프 정부 고위 관계자는 공동성명에 들어갈 문구를 둘러싼 갈등은 한 문장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우리는 불공정한 무역 관행을 비롯한 보호무역주의에 맞서자는 데 합의했다.”는 문장이다.

중국 측은 이 문장이 중국을 콕 집어서 지목했다고 보고 동의하지 않은 반면, 다른 나머지 회원국들은 모두 이 문장을 집어넣는 데 동의했다고 이 관계자는 설명했다. ”정상들의 공동성명을 망친 건 중국 대 미국”이 아니라 ”중국 대 (중국을 뺀) 나머지 모든 APEC 회원국들”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미국과 중국의 ‘충돌’은 비공개 회담에서도 이어졌던 것으로 보인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미국을 직접 거명하지는 않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책을 겨냥한 듯 ”일방주의”와 ”보호무역주의”에 대해 언급했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이에 대해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은 ”(미국은) 관세, 쿼터, 그밖의 무역 정책들을 통한 불공정한 경제 관행에 대해 해당 국가들에게 계속해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맞섰다. 

파푸아뉴기니를 떠나기 전 기자들과 만난 펜스 부통령은 APEC 기간 동안 시진핑 주석과 두 차례 ‘짧고 솔직한’ 비공개 회담을 가졌다고 밝히며 ”나는 그들이 시장을 개방해야 한다는 점을 반복해서 설명했다”고 말했다.

또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의 무역) 합의가 가능하다고 보지만 또한 우리는 우리가 매우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ASSOCIATED PRESS

 

공동성명 문구를 둘러싼 이견은 17일 오후 이례적인 ‘사건’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중국 정부 관계자들이 공동성명 문구에 불만을 드러내며 의장국 파푸아뉴기니의 외무장관 림빈크 파토에 면담을 요구했으나 거부당하자 집무실으로 들이닥친 것. 이들은 현지 경찰이 출동한 뒤에야 스스로 자리를 떠난 것으로 전해졌다.

호주 ABC는 ”복수의, 독립적 정보원들”로부터 이런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반면 중국 정부는 이같은 사건이 벌어졌다는 보도 자체를 부인했다. 파토 장관 측은 중국 측의 면담 요청이 있었으나 의장국으로서 중립을 지키기 위해 이를 거부했다면서도 ‘충돌’이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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