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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글랜드 축구 심판들이 '가위 바위 보' 연대시위에 나선 이유

축구협회의 징계에 대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 허완
  • 입력 2018.11.17 15:36
맨체스터시티 우먼
맨체스터시티 우먼 ⓒManchester City FC via Getty Images

10월26일 저녁 6시, 잉글랜드 맨체스터 아카데미 스타디움.

맨체스터시티 우먼과  레딩 우먼의 잉글랜드 여자축구리그(WSL) 경기가 막 시작되려던 순간, 데이비드 맥나마라 주심은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드레싱룸에 동전을 두고 왔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은 것.

축구에는 킥오프 직전 동전 던지기를 통해 두 팀의 진영을 결정하는 전통이 있다.

이 오래된 의식은 다음과 같이 거행된다.

① 센터 서클로 양팀 주장을 불러모아 동전 앞면과 뒷면 중 하나를 선택하게 한다.

② 동전을 휙 던져서 땅이나 손등 위에 떨어진 동전의 어느 쪽이 위로 나왔는지 확인한다.

③ 결과를 알아맞힌 주장에게 어느 쪽 진영에서 뛸 것인지 결정할 기회를 준다.

④ 진 팀은 선축을 할 기회를 갖는다.

ⓒGetty Images

 

맥나마라 주심은 동전 던지기 대신 양팀 주장에게 ‘가위 바위 보’를 시켰다. 잉글랜드 축구협회(the FA)는 조사 끝에 13일 규정 위반을 이유로 그에게 21일 간의 출전정지 징계를 내렸다

그러자 동료 주심들이 이에 항의하는 뜻으로 동전 던지기 대신 ‘가위 바위 보’를 실시하기로 했다고 BBC스포츠가 15일 보도했다.

이번 주말 한 유소년 대회 경기를 맡을 예정인 한 심판은 ”(맥나마라에 대한) 지지의 뜻으로 이렇게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혹시라도 (양팀 주장 중) 불편해하는 사람이 있을 경우를 대비해 동전도 준비하겠지만 이게 문제라고 보지는 않는다. 가위 바위 보도 (동전던지기와) 마찬가지로 공정하게 결정하는 방법이다.”

BBC는 아마추어 경기에서 얼마나 많은 심판들이 이같은 ‘연대 시위’에 참여할 것인지 분명하지는 않다면서도 10여명에서 100여명이 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고 전했다.

전직 유명 심판인 키스 해켓은 FA의 징계가 ”부당하다”고 말했다. 맥마나라가 ”매우 가혹한” 처벌을 받았다는 것. 

FA의 규정에 따르면, 주심은 옐로카드와 레드카드, 휘슬, 시계, 노트를 필수적으로 지참해야 한다. 그러나 동전은 필수 항목에 빠져 있다고 BBC는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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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축구 #잉글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