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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이 가짜뉴스를 퍼트리고 두시간만에 사과했다

의혹 제기의 출처는 SNS였다

  • 백승호
  • 입력 2018.11.16 17:52
  • 수정 2018.11.16 18:11

자유한국당이 가짜뉴스를 근거로 김상곤 전 교육부총리의 딸에 대한 의혹을 제기했다가 두시간만에 사과했다.

16일,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당 원내대책회의 자리에서 “김상곤 전 교육부총리의 자식을 담임교사로 책임졌던 분이 이번 숙명여고 쌍둥이 딸의 아빠라는 의혹이 제보가 왔다”고 운을 뗀 뒤 ”자세한 내용은 김용태 사무총장이 밝히겠다”며 발언권을 넘겼다.

 

 

이후 김용태 사무총장은 ”숙명여고 사태의 당사자, 김 모 교사가 얼마 전 사퇴한 김 전 부총리 딸의 담임이었다는 것이 현재 SNS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고 말한 뒤 “이 딸이 서울의 명문사립대, 그것도 치과대학에 합격하였는데 그 학과는 학생부 종합전형과 수시로 뽑는 곳”이라며 마치 김상곤 자녀의 전형 결과에 숙명여고 김 모 교사가 개입한 것처럼 이야기했다.

김용태는 이어 “저는 이것이 우연의 일치이길 바란다”면서 “SNS에서 집중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의혹을 판단해 본다면 이것이 정말 단지 우연의 일치인지 알 수 없는 노릇”이라며 의혹이 사실일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그러나 김상곤 측은 곧바로 해명했다. 김상곤 전 부총리의 측근은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첫째 딸은 숙명여고에 다니지 않았고, 둘째 딸과 셋째 딸은 각각 1998년과 2000년에 숙명여고를 졸업한 것이 맞지만 (이번에 구속된 전 교무부장이) 담임교사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김상곤 측은 이어 ”둘째 딸은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외국에서 대학을 다녔고, 셋째 딸은 SNS상에서 돌고 있는 사립 A대학 치대와 전혀 상관없는 서울지역 B대학에 입학했다가 휴학하고 서울의 C대학에 1학년으로 다시 입학했다”며 ”소문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런 사실확인까지 가지 않더라도 김상곤 전 부총리 자녀의 나이만 계산해도 자유한국당의 문제제기는 사실이 아님을 확인할 수 있다. 김 부총리 자녀의 나이는 각각 77, 79, 81년생이고 이들이 수능을 치른 시점은 2000년 전일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김 사무총장이 의혹을 제기한 학생부종합전형은 2008년 입학사정관제라는 이름으로 처음 도입됐다.

결국 자유한국당이 ‘가짜뉴스’를 뿌린 셈이 됐다. 자유한국당 측은 두시간만에 기자들에게 “오늘 김상곤 전 부총리 딸에 대한 SNS상의 의혹을 사실관계 확인 없이 공개적으로 문제 제기한 것에 대해 김 전 부총리와 그 따님 그리고 숙명여고 김 모 교사에게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 SNS상의 의혹에 대해 당에 여러 제보가 들어왔고 SNS상에서 이와 같은 의혹들이 있음을 확인하고 공개석상에서 문제 제기를 했던 것이지만, 사실관계 확인에 소홀했음을 솔직하게 인정한다”는 내용의 해명문자를 보냈다.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한국당 원내대책회의는 국회판 가짜뉴스 공급처인가”라는 제목으로 논평을 냈다. 강 대변인은 ”자유한국당은 제1야당 원내대책회의를 가짜뉴스 공급처로 전락시킴으로써 막무가내 국회 보이콧에 이어 또 다시 국회불신을 야기한 것”이라며 ”가짜뉴스가 유포된 원내대책회의를 주재한 김성태 원내대표는 김용태 사무총장만 총알받이로 내세우지 말고 가짜뉴스 유포에 대해 직접 사과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자유한국당 웹페이지에는 소셜미디어로 유포되는 유언비어와 허위왜곡 보도를 신고할 수 있는 ‘가짜뉴스 신고센터’가 있다. 하지만 지난 6월 이후로는 제대로 운영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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