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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1월 16일 14시 39분 KST | 업데이트됨 2018년 11월 16일 14시 42분 KST

무너지려는 펭귄의 꿈을 지키고 싶었습니다

그린피스
아델리 펭귄
huffpost
지난 1년간 그린피스는 전 세계 곳곳에서 남극해 보호 캠페인을 진행해 왔습니다. 여기에 270만명 시민들이 함께 지지의 목소리를 내주신 덕분에 남극해를 보호할 수 있는 성과도 많이 얻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지난 2일 호주 호바트에서는 남극에 웨델해 보호구역 지정 결정 발표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아쉽게 무산되고 말았습니다.

무너진 펭귄의 꿈 그리고…

남극에 사는 아델리 펭귄 부모는 아기 펭귄의 먹이를 찾기 위해 왕복 200km라는 기나긴 여정도 무릅씁니다. 새끼를 위한 먹이 크릴을 한가득 물어올 수만 있다면 추위를 가르고 깊은 바닷속을 헤엄치는 것쯤은 아무렇지도 않았죠. 하지만 오늘따라 부모 펭귄의 마음은 평소보다 무겁습니다.

열대지역에서부터 지난 4개월 동안 장장 5000 킬로미터를 유영해 힘겹게 남극에 도착한 어미 대왕고래의 마음 또한 편치 않습니다. 새끼까지 데리고 먼 거리를 왔지만, 배를 채울 수 있는 크릴떼를 찾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펭귄도 고래도 오늘은 힘이 나지 않습니다. 얼마 전 남극에 해양보호구역을 만드려던 계획이 무산됐다는 소식을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린피스
남극 반도에서 크릴 먹이를 찾는 혹등고래

남극 웨델해(Weddell Sea)에 보호구역을 만들자는 논의는 지난 10월 열린 제 37회 남극해양생물자원보존위원회(CCAMLR)에서 다뤄졌습니다. 한국을 포함해 전 세계 25개 회원국이 호주에 모여 2주 동안 보호구역 지정에 관해 논의했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무산’이었습니다. 모든 참여 국가가 만장일치를 해야만 보호구역이 지정될 수 있는데 만장일치에 도달하지 못한 것입니다. 중국과 러시아, 노르웨이가 반대를 했기 때문입니다. 이들은 남극 해양생물들에게 안식처를 마련해주는 대신, 이곳에서 어업활동을 계속하는 쪽에 손을 들었습니다. 평화로운 남극을 바래온 펭귄과 고래의 꿈은 한 뼘 더 멀어졌습니다.

산호숲에 들린 기쁜 소식

그린피스
남극해 탐사 중 300미터 아래에서 찾은 남극 갯고사리(Antarctic feather star)

하지만 아직 실망하기는 이릅니다. 깊은 바다 속 산호숲 마을에는 기쁜 소식이 있기 때문입니다.

바로 올해 초, 그린피스 환경감시선 ‘아틱선라이즈’호는 남극 바닷속에 사는 보물들을 찾기 위해 미지의 세계를 다녀왔습니다. 그리고 그 곳에서 발견한 신기하고 아름다운 생물들을 근거로 이 곳을 보호해야 한다고 이야기했습니다.

마침내 지난 7월, 전 세계에서 모인 과학자들은 그린피스가 탐사한 지역 8곳 중에 4곳을 특별 보호구역으로 만들자고 의견을 모았습니다. 이것을 ‘취약한 해양 생태계 (Vulnerable Marine Ecosystems)’라고 부릅니다. 이번 CCAMLR 회의에서는 이 결정이 공식화되었죠. 비록 거대한 해양 보호구역을 만드는 데는 실패했지만, 이 소중한 산호숲은 보호받을 수 있게 됐습니다.

앞으로 남극 바다 속에 사는 이 놀랍고도 신기한 친구들은 우리의 결정 덕에 개발과 오염에 영향받지 않고 평화롭게 살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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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남극해 탐사를 다녀온 그린피스 환경 감시선 ‘아틱선라이즈’호

지난 1년간 그린피스가 만들어낸 변화

그린피스는 지난 1년간 전 세계 35개 사무소에서 남극해 보호 캠페인을 진행했습니다. 펭귄과 고래, 그리고 바다속 수많은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서였죠. 그 결과 느리지만 조금씩 변화들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지난 3월, 영국의 건강보조식품 브랜드 홀랜드앤바렛(Holland & Barrett)은 전 세계 매장에서 ‘크릴 제품 판매 중지’를 결정했습니다.

크릴(Krill)은 새끼손가락만한 크기의 새우처럼 생긴 플랑크톤입니다. 대왕고래와 펭귄, 오징어, 더 큰 물고기 등 거의 모든 남극 동물들의 먹이가 되죠. 하지만 사람들이 이 크릴을 ‘오메가3’를 만들기 위해 잡아들이면서 남극 생명들의 생존에도 위협이 닥치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그린피스는 대형 슈퍼마켓과 건강보조식품 판매점에 크릴 제품의 판매를 중단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수 만명의 시민들이 함께 했죠. 홀랜드앤바렛의 소중한 변화는 모두 여러분의 힘 덕분이었습니다.

그린피스
남극해 리빙스턴 아일랜드에서 목격한 크릴 어선 두 척

이외에도 지난 7월, 남극해에서 크릴을 잡아들이던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크릴잡이를 중단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물론 완전한 중단이 아니라 특정 지역과 시기를 정해 그 안에서의 어업을 중단하겠다는 것이었지만 이 또한 남극을 보호하는 데 크나큰 변화라는 점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이 특정 지역에는 남극 반도 주변과 같이 펭귄과 고래 등의 동물들이 먹이를 찾고 산란하는 구역이 포함돼 있습니다. 더 기쁜 소식은 크릴잡이를 중단하겠다고 선언한 기업 중에 한국 기업도 포함돼 있다는 것이죠. 바로 인성실업과 동원산업입니다. 업계의 이러한 선언은 우리의 바다와 그 바다에 기대어 사는 수만 생명을 보호하는 중대한 발걸음이 될 것입니다.

바다가 보내는 텔레파시를 들어줘

지구 표면의 70%는 푸른 바다로 뒤덮여 있습니다. 하지만 바다는 계속해서 인간에게 도움을 청하는 적신호를 보내고 있습니다.

그린피스
수온상승으로 스트레스 받은 산호초의 표면이 하얗게 변해가는 모습

기후변화로 바다가 점점 더 따듯해지면서 산호초들은 더 이상 이전과 같지 않습니다. 바다속을 살랑거리며 알록달록한 빛을 발하던 산호초 꽃밭은 빛을 잃은 채 하얗게 죽어버렸습니다.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산호초가 하얗게 변하는 백화현상의 발생 주기는 1980년대에 비해 현재는 5배나 빨라졌다고 합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이제 우리의 일상생활 곳곳에 침투한 미세 플라스틱은 전 세계 바다 표면에 무려 51조개나 퍼져있습니다. 그나마 청정지역으로 알려져 있던 남극과 북극의 바다까지도 이 미세한 플라스틱 조각은 해류를 타고 흘러 들어간 것입니다. 과학자들은 바다가 건강하게 제 기능을 하기 위해서는 2030년까지 전체 바다의 30% 이상을 보호구역으로 지정해야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보호구역으로 설정된 구역은 전체 바다의 단 5%밖에 되지 않습니다.

바다 지킴이가 되어주세요!

각 국에서 관리하고 있는 해역 바깥의 바다 즉 공공의 바다는 ‘공해(公海)’라고 불립니다. 남극해도 공해에 포함돼있습니다. 하지만 놀랍게도 현재 이런 공공의 바다를 보호해줄 수 있는 법은 따로 마련되어있지 않습니다. 이에 대해 유엔에서는 빠르면 2020년까지 이러한 공공의 바다를 보호할 수 있는 법을 만들겠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이 또한 수많은 국가들 간의 논의와 합의가 필요하기 때문에 결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린피스는 계속해서 더 넓은 바다를 보호하기 위한 캠페인을 지속할 것입니다.

그린피스
3개월간 남극해 탐사 다녀온 그린피스 아틱선라이즈호

그린피스가 지난 1년간 남극 바다에 크나큰 변화를 만들 수 있었던 것은 모두 여러분이 ‘남극해 ‘보호’ 캠페인에 관심을 가져주신 덕분입니다. 앞으로 그린피스는 대규모의 해양보호구역 네트워크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나갈 것입니다. 남극해를 포함한 전 세계 바다를 지키기 위한 캠페인도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그린피스와 함께 우리의 바다를 지키는 ‘바다 지킴이’가 되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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