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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일 저널리스트가 전한 방탄소년단 도쿄돔 콘서트의 팬심

”역을 나와 놀란 것은 사람의 숫자였다”

  • 박세회
  • 입력 2018.11.15 11:17
  • 수정 2018.11.15 11:32
ⓒKim Kyung Hoon / Reuters

재일교포 3세로 한국에 관련한 이야기를 주로 쓰는 ‘S-KOREA’  편집장 신무광 씨가 야후 재팬의 개인 페이지를 통해 방탄소년단의 콘서트가 있던 날의 도쿄돔의 팬심을 전했다.

팬심을 전해야만 하는 사정이 있었다. 이 기간 한일 양국은 방탄소년단의 멤버 지민이 과거 원폭 이미지가 그려진 티셔츠를 입은 일로 시끄러웠다. 일본의 한 방송이 이 사건으로 방탄소년단의 출연을 갑자기 취소하는 일도 있었다. 

여기에 또 다른 멤버 랩몬스터가 2014년 한 잡지에서 잡지사 측이 제공한 나치 문양이 그려진 것으로 추정되는 모자를 쓴 사진이 알려지며 일이 커졌다. 

관련 기사가 연일 폭포처럼 쏟아지던 13일 방탄소년단은 도쿄돔 무대에 서야했다. 이날 공연 “BTS WORLD TOUR’LOVE YOURSELF’ JAPAN EDITION”의 티켓은 일찍이 매진. 시야 제한석(무대가 잘 보이지 않는 자리)까지 오픈해 하루 5만장을 내놨지만 13,14 양일 10만장의 표가 순식간에 동이 난 상태였다.

기차로 공연장을 찾은 신 편집장은 ”역을 나와 놀란 것은 사람의 숫자였다”고 밝혔다. 평일 아침인데도 10대에서 20대 초반의 여성들이 수두룩했고, 개중에는 여행용 가방을 끌고 가는 모녀도 있었다고 한다. 

ⓒKim Kyung Hoon / Reuters

야마나시현에서 온 한 30대 여성은 신 편집장에게 ”보도는 매일 보고 있다”라며 매일 일이 커지는 것 같아 초조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른 아침부터 공연장을 찾은 팬들 주변에서 반한을 외치는 남성의 목소리도 들렸다. 사람이 붐비는 교차로에서 한 남성이 ”일본을 싫어하는 녀석들이니까 (공연에 가지 말고) 지금 돌아와 달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발을 멈추는 사람은 없었고 대부분은 웃는 얼굴로 이 남성을 지나쳤다. 

이 남성의 존재는 한국의 보도를 통해서도 확인된 바 있다. 뉴시스는 이날 ”도쿄돔 앞에서 한 남성이 ‘양이(攘夷·오랑캐)를 몰아내자’는 구호가 적힌 플래카드를 걸고 1인시위를 벌였다고 밝혔다. 

ⓒ티비조선 캡처

아쓰기에서 온 한 10대 여성은 신 편집장에게 ”‘M스테’(방탄이 출연하기로 되어 있었던 일본 방송) 출연 취소에 대해서는 별 생각은 하지 않는다”라며 ”일본에 와줘서, 돔에서 콘서트를 해주는 것 만으로도 고맙다”고 밝혔다. 

지바현에서 온 40대 여성은 “BTS는 퍼포먼스가 훌륭하다. 그 중에서도 지민의 춤은 정말 멋지다”라며 ”돔 투어 전에 소란이 있었지만, 팬으로서는 단지 그들의 퍼포먼스를 즐기고 싶을 뿐.  BTS의 향후? 보도대로 앞으로 텔레비전에서  BTS를 볼 수 없게 된다면 유감이겠지만, 방송국도 시청률을 올릴 수 없으니 곤란하지 않겠느냐”고 밝혔다고 한다. 

방탄의 팬들이 모인 축제의 현장이라 편향적이긴 하지만, 신 편집장은 이날 취재에서 이후에도 부정적인 목소리는 들을 수 없었다고 밝혔다.  TV조선 등 일부 매체의 ”혐한도 못 뚫은 ‘방탄’” 등의 보도처럼 누군가 혐한의 총탄을 쏘는 일은 거의 없었다. 도쿄돔 앞에는 아무도 귀 기울이지 않는 한 남성의 반한 시위를 제외하면 방탄 팬들의 사랑만 있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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