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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 예비 신부 살인사건' 유족들이 "예비 신부가 아니었다"며 전한 사건의 전말

유족들에 따르면, 피의자인 27세 남성 심모씨는 4년 전 학원에서 스치듯 만난 피해자에게 갑자기 연락해 "너와 결혼할 준비가 되었다"고 말했다.

10월 24일 27세 남성 심모씨는 춘천 후평동 자신의 집에서 23세 여성 A씨를 흉기로 살해한 뒤 신체 일부를 훼손한 혐의를 받는다. 심씨는 10월 27일 살인 등의 혐의로 구속됐다. 두 사람은 상견례를 앞두고 있었으며 심씨가 ‘혼수 문제로 다퉜다‘고 진술한 뒤 ‘춘천 예비 신부 살인사건’으로 불리고 있으나, 사건 후 유족들이 전한 이야기는 그간 알려진 것과 꽤 다르다.

청와대 청원 등을 통해 유족들이 말한 바에 따르면, 두 사람은 2014년 서울의 한 학원에서 심씨가 A씨에게 ‘대학동문’이라며 접근해 연락처를 주고받았으나 이후 만난 적은 전혀 없었다. 그러다 4년 만인 2018년 7월의 어느 날, 심씨는 A씨에게 ‘4년간 짝사랑 해왔다. 내가 부족해서 말 못 하다가 결혼 준비가 되어 말한다’며 연락을 해와 두 사람은 처음으로 만나기 시작했다. (청와대 청원 바로가기)

그리고 더 이상하게도, 심씨는 만남 직후부터 ‘결혼‘을 압박했으며 A씨가 서울에서 다니는 직장을 그만두고 신혼집을 춘천에 차릴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심씨는 춘천에서 식당을 운영하고 있었던 상황. 신혼집 문제로 갈등을 빚던 도중, 심씨는 10월 24일 집요하게 A씨에게 ‘춘천으로 와달라’고 요구했으며 A씨가 퇴근 후 춘천으로 오자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했다.

A씨의 부모는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혼수 문제로 다툼을 벌였다’고 심씨가 경찰에서 진술한 것에 대해 ”아직 상견례도 안 했는데, 혼수 문제를 어떻게 꺼내나. 절대로 혼수 문제가 아니다”라며 ”형량을 깎기 위한 거짓 수작”이라고 밝혔다.

부모는 ”(만남 직후부터 결혼하자고 한 것에 대해) 성급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때는 결혼을 전제로 만나도 괜찮지 않을까 생각했다”며 ”아로니아 농장을 운영한다느니, 태양광 발전사업을 한다고 떠들어댔는데, 돌이켜보면 범인 거짓말에 우리가 완전히 놀아난 것”이라고 말했다.

부모는 ”목 졸라 살해한 뒤에 혹시나 다시 살아날까 싶어서 흉기로 급소를 수 차례 찔렀다. 그다음에는 입에 담을 수 없는 방법으로 시신을 잔인하게 훼손했다”며 ”도대체 이게 어떻게 우발적인가. 분명한 계획범죄”라고 주장했다.

A씨의 어머니는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심씨에 대해 ”결혼 후 회사를 그만둬야 하고, 양가 부모의 만남이 미뤄져서는 안 된다는 말만 반복했다. 자기가 원하는 것만 밀고 나갔다”며 사건 당일 집요하게 춘천에 올 것을 요구한 카카오톡 메시지 등을 근거로 ‘계획범죄’임을 주장했다.

오마이뉴스에 따르면, 유족은 결혼 날짜도 정하지 않은 데다 양가끼리 혼담도 구체적으로 오가지 않은 점 등을 들어 이 사건이 ‘예비 신부 살인사건’으로 불리는 것에 거부감을 보이고 있다.

A에게 접근하면서 ‘K대 동문’이라고 소개했던 것과 달리 B는 K대를 졸업하지 않았고, K대 부속 교육기관에 다녔다. 심지어 가족들이 B의 대학교 졸업식에 참석할 정도로 그의 이중생활은 감쪽같았다. (오마이뉴스 11월 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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