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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1월 13일 15시 15분 KST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의 컴퓨터 '할'(HAL)의 목소리가 세상을 떠났다

그의 이름은 더글라스 레인이다.

Sunset Boulevard via Getty Images

HAL 9000은 지금 우리가 사용하는 인공지능(AI)의 형태에 상상력을 제공한 컴퓨터였다. HAL은 ‘Heuristically programmed Algorithmic computer’의 약자다. 아서 클라크의 소설 ’2001:스페이스 오딧세이’에서 처음 등장한 후, 스탠리 큐브릭이 연출한 동명의 영화(1968)에도 나왔다. 디스커버리호의 전체 시스템을 총괄하며 인간을 구별했고, 그 인간과 대화하는 게 가능했던 컴퓨터다. 이 HAL의 목소리가 세상을 떠났다. 영화에서 HAL의 목소리를 연기한 배우 더글라스 레인에 대한 이야기다.

BBC의 보도에 따르면, 레인의 사망 소식을 알린 건, 그가 설립한 연극축제인 스트랫포드 페스티벌이다. 올해 그의 나이는 90세였다.

 

더글라스 레인은 셰익스피어리언 페스티벌에서 32시즌 동안 공연했고, 1972년에는 토니상 후보에도 올랐던 배우다. 하지만 많은 사람이 그를 HAL 9000의 목소리로 기억한다.

영화 ’2001 : 스페이스 오딧세이′ 제작 당시 더글라스 레인이 처음부터 스탠리 큐브릭의 선택을 받았던 건 아니다. 큐브릭은 처음 오스카상 수상자인 마틴 발삼을 선택했는데, 결국 그의 억양이 ”매우 미국인 같다”는 이유로 제외했다. 큐브릭이 고려한 또 다른 배우는 나이젤 대번포트인데, 그의 경우는 큐브릭이 ”영국적인 목소리를 원하지 않아서” 제외됐다.

최종적으로 더글라스 레인이 선택된 이유는 그가 나레이션을 한 다큐멘터리 ‘유니버스’(1960) 덕분이었다. 큐브릭은 이 작품을 통해 그의 목소리를 들은 후 HAL의 목소리를 그에게 맡겼다. 당시 레인은 2일에 걸쳐 10시간 동안 모든 대사를 녹음했다. 이 과정에서 큐브릭은 “3피트 떨어진 곳에 앉아 모든 장면을 설명해주었다”고 한다.

하지만 그는 한번도 완성된 영화를 본 적이 없다고 했다.

BBC에 따르면, 배우 안소니 홉킨스는 ‘양들의 침묵’에서 한니발을 연기할 때, HAL의 목소리로부터 영감을 얻었다고 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