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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가 법무장관 직무대행에 임명한 휘태커가 했던 놀라운 말들

의회 인준을 거치지 않은 이번 인사가 위헌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 허완
  • 입력 2018.11.09 17:33
  • 수정 2018.11.09 17:36
ⓒAssociated Press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시각) 사실상 ‘강제 사임’한 제프 세션스 전 법무장관의 자리에 직무대행으로 앉힌 매튜 휘태커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과 불편한 관계인 로드 로젠스타인 법무부 부장관(연방 부검찰총장)에게 직무를 대행하도록 하는 대신 직무대행을 새로 임명하자 곧바로 미국 언론들은 ‘러시아 스캔들’ 특검을 무력화 하기 위한 시도일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휘태커는 러시아의 2016년 미국 대선 개입 및 트럼프 캠프의 공모 의혹을 수사중인 로버트 뮬러 특검을 감독하게 된다. 이 역할을 맡아 왔던 로젠스타인이 특검에 대한 외압에 맞서왔던 것과는 달리, 휘태커는 특검 수사를 비판했던 전력이 있다.  

이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휘태커 직무대행을 통해 어떻게든 뮬러 특검의 수사를 방해하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민주당은 곧바로 그가 수사 감독 권한을 기피(recuse)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으나 휘태커는 그럴 뜻이 없다고 워싱턴포스트(WP) 등이 측근들의 말을 인용해 8일 보도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인사가 위헌적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켈리언 콘웨이 백악관 선임고문의 남편인 조지 콘웨이는 8일 뉴욕타임스(NYT)에 낸 공동기고문에서 의회 인준을 거치지 않았으므로 휘태커 임명은 ”헌법에 위배”되는 것이자 ”불법”이며, 따라서 그의 직무수행은 ”무효”라고 주장했다.

비상 상황에서는 대행을 임명해야 할 필요가 있다. 내각 인사들은 사망하기도 하고, 전쟁이나 다른 비극적 일들이 벌어지기도 한다. (그러나) 현재 상황이 그런 (비상)상황이라고 보기는 매우 어렵다. 만약 그렇다 하더라도 이미 트럼프가 지명하고 상원 인준을 받은 부장관과 법무차관이 있다. 누가 됐든 헌법적이고 적법하게 법무장관 직무대행을 맡을 수 있다. (뉴욕타임스 기고문 11월8일)

그밖에도 휘태커는 판사들이 ‘성경에 따른 세계관’을 갖춰야 한다고 주장한 인물이기도 하다. 그의 과거 발언들을 간단히 살펴보자. 

ⓒGetty Editorial

 

‘대통령의 사법방해 혐의는 성립하지 않는다’

마더존스 보도에 따르면, 2017년 ‘데이비드 웹 쇼’에 출연한 휘태커는 대통령과 사법방해에 대해 신선한(?) 이론을 펼쳤다. 사법방해(obstruction of justice)는 대통령 탄핵 사유로 거론될 만큼 심각한 헌법 위배 행위로 간주된다.

당시는 트럼프 대통령이 제임스 코미 FBI 국장에게 마이클 플린 전 국가안보보좌관 관련 수사를 중단하라고 지시했다는 보도로 논란이 커지고 있었다. 트럼프는 코미 국장을 전격 해임했으며, 뮬러 특검은 이 사건과 관련해 사법방해 혐의를 수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그러나 휘태커는 사법방해 혐의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사법방해는 성립되지 않는다. 대통령에게는 FBI 국장과 법무장관 같은 인물들을 뽑을 모든 행정 권한이 있기 때문이다. (...) 우리나라의 역사를 보더라도 대통령은 이 사람에 대한 수사를 중단하라거나 이 사람을 수사하라고 말할 수 있다.”

ⓒASSOCIATED PRESS

 

‘뮬러 특검의 수사범위를 제한해야 한다’

휘태커는 세션스 전 법무장관의 비서실장에 임명되기 전 언론 인터뷰에서 뮬러 특검을 종종 비판해왔다. 그는 법무부가 특검의 ”예산을 매우 낮게 삭감해 수사가 거의 멈추도록” 할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으며, 특검 수사가 ‘레드 라인’을 넘으려 한다고 주장했다.

″이 수사의 지휘감독을 맡고 있는 로젠스타인이 뮬러 특검에게 애초 특검 임명 때 부여된 네 가지로 수사 범위를 좁힐 것을 지시할 때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뮬러의 수사는 결국 정치적 뒷조사처럼 보이기 시작할 것이다.”

이제 휘태커는 언론 인터뷰 대신 직접 뮬러 특검을 감독할 수 있는 자리에 올랐다.

ⓒASSOCIATED PRESS

 

‘성경적 세계관을 갖춘 인물이 판사가 돼야 한다’

가디언워싱턴포스트 등이 8일 보도한 내용을 보면, ”성경적 정의관”에 대한 휘태커의 발언도 다시 조명되고 있다. 아이오와주 공화당 상원의원 후보 경선에 출마했던 2014년 한 보수 성향 포럼에서 나온 발언이다.

당시 한 청중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지명한 연방 판사들의 인준을 막기 위해 어떤 논리를 동원하는 게 좋을 지에 대해 물었다. 휘태커는 판사들의 법적 철학이나 자연법 및 기본권, 미국 헌법에 대한 시각이 중요하다면서도 그것 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며 이렇게 덧붙였다.

″나는 그들의 세계관 같은 걸 보고 싶다. 무엇이 그들에게 영향을 미치는가? 그들이 자신들의 삶을 어떻게 살아왔는가? 믿음을 가진 사람들인가? 성경적 정의관을 가지고 있는가? 나는 이것들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사회를 맡은 보수 블로거가 ”(구약 성서) 레위기 또는 신약성서” 세계관 중 어떤 것을 갖춰야 하느냐고 묻자 휘태커는 신약성서라고 답했다.

″그들이 그와 같은 세계관을 가지고 있는 한 그들은 좋은 판사가 될 것이다. 그들이 세속적 세계관을 가지고 있다면, ‘이게 이 땅에서 우리에게 주어진 전부’라고 생각한다면, 나는 그들이 어떤 판결을 내릴 지에 대해 매우 우려스러울 것이다.” 

 

한편 관련법에 따라 휘태커는 최대 210일 동안 직무대행직을 수행할 수 있다고 NYT는 전했다. 그러나 장관 지명 및 인준 절차가 늦어질 경우 해당 기간 동안 직무를 계속 수행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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