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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1월 08일 16시 13분 KST | 업데이트됨 2018년 11월 08일 16시 58분 KST

전주가 역사상 최대 마천루 프로젝트로 들썩인다

‘롯데건설이 배후’라는 주장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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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광건설이 전북 전주시 대한방직 공장 부지에 짓겠다고 한 143층 익스트림타워 전망대 투시도.

전주가 초고층 타워 건설계획으로 들썩이고 있다. ‘자광건설’이라는 건설업체가 전주 신시가지 한복판에 143층(430m) 규모의 호텔 및 아파트, 쇼핑몰 복합시설 건설 계획을 추진하고 있어서다. 이름부터 낯선 중소 건설사가 국내 최고층(층수 기준) 빌딩을 실제로 짓겠다고 나서자, 전주시 안팎에서는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전주는 인구 65만1744명(2016년 12월 기준) 규모의 도시다. 2000년 이후 인구가 62만명 밑으로 떨어진 적도 없지만, 65만명을 크게 넘긴 적도 없다. 현재 전주에서 가장 높은 건물은 2015년 완공된 서부신시가지(완산구 효자동)의 주상복합 건물로 높이가 133m(42층)에 이른다.

전주가 술렁이기 시작한 것은 지난 봄이다. 자광건설이라는 건설사가 4월30일 대한방직 전주공장 2층 대회의실에서 지역 언론과 시민을 대상으로 ’143층 익스트림타워 복합개발계획’을 발표한 것이다. 자광건설이 제시한 청사진은 화려했다.

먼저 이 업체는 대한방직이라는 공장 부지에 143층 타워를 중심으로 익스트림 놀이시설과 350실 규모의 특급호텔, 3000세대의 부티크 아파트, 백화점 등 쇼핑시설, 1만2000평 규모의 컨벤션센터 등을 짓겠다고 발표했다. 430미터에 이르는 꼭대기 층에서 전망대까지 떨어지는 자이로드롭을 설치하겠다는 계획도 내놓았다. 전체 사업 예산은 2조5000억원으로 내년 중반기에 공사에 착공해 2023년까지 개발을 마치겠다는 것이 자광 쪽의 주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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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전주시 서부신시가지에 있는 대한방직 전주공장 부지.

엄청난 개발계획이 나온 셈인데, 지역의 반응은 예상보다 냉랭했다. 일단 자본조달 능력 등이 전혀 검증되지 않은 작은 건설사가 국내 2위 규모의 타워를 짓겠다는 계획 자체가 허황된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현재 국내에서 가장 높은 빌딩은 지난해 완공된 롯데월드타워다. 이 빌딩은 555m로 123층짜리다. 만약 익스트림타워가 실제 완공되면 이 빌딩은 높이 기준으로는 롯데월드타워에 이은 2위, 층수로는 한국에서 가장 고층 건물로 등극하게 된다.

익스트림타워를 둘러싼 논란은 자광건설이 2000억원에 개발부지 잔금을 모두 납부하면서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실제 이 건설사는 지난 10월19일 익스트림타워를 짓겠다고 한 대한방직 부지 21만6464㎡에 대한 잔금 1782억원을 납부하고 소유권이전 등록까지 마쳤다고 발표했다. 이 건설사의 전은수 대표는 같은달 22일 직접 기자회견을 열어 ”내년 중반기에 143층 익스트림 타워를 포함한 컨벤션, 호텔, 쇼핑몰, 아파트, 공원 등 복합시설을 동시에 착공해 2023 새만금 세계 잼버리 대회 이전에 준공함으로써 지역경제에 기여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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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은수 자광건설 대표가 지난 10월22일 전북 전주시 전주시청에서 대한방직 공장부지 소유권 취득 완료 등에 관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자광건설이 나름 구체적 개발계획과 어느 정도의 자본조달 능력까지 과시하며 익스트림타워 건설계획을 차근차근 이행하고 있지만 여전히 넘어야 할 산은 많다. 먼저 사업을 심의하고 승인해야 할 전라북도의 반응이 냉랭하다. 지난 10월29일 전북CBS에 따르면 자광건설은 같은달 15일 대한방직 부지 내에 자리잡고 있는 전라북도 땅 6228㎡에 대해 지구단위계획 수립을 위한 사전협의를 제안하는 공문을 전북에 접수했다.
이에 대해 전라북도는 ”공문에 구체적인 내용이나 사용목적 등이 적시돼 있지 않은 채 단순히 사전 협의에 착수하자고 돼 있는데, 현 단계에서는 협의 자체가 어렵고 규정된 행정절차를 거친 뒤 다뤄져야 할 사안”이라며 신청서를 사실상 반려했다. 전북은 이런 행정절차가 모두 이행되려면 적어도 4~5년 남짓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자광건설이 말한 ‘내년 중반기 착공’은 어림도 없다는 이야기다.

또 전북과는 별도로 전주시와도 도시계획 변경 등 개발에 필요한 필수적 행정절차도 밟아나가야 하는데 이것도 쉽지만은 않다. 특히 현재 공업용지로 묶인 대한방직 부지를 상업용지 및 주거용지로 바꿔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특혜 시비 등이 불거질 수 있다.

끊임없이 불거지고 있는 ‘롯데의 배후 논란‘에 대한 명쾌한 설명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7월5일 경향신문에 따르면 시민단체인 전주시민회는 익스트림타워 개발의 주체가 명확하지 않다며 그 ‘배후’에 롯데가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자광건설이 치러야 할 부지 대금의 대다수 금액에 대해 롯데건설이 연대보증을 했다는 것이 그 근거다.

‘난개발’을 우려하는 지역 시민사회단체의 곱지 않은 시선을 극복하는 것도 과제다. 이정현 전북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8일 허프포스트코리아와의 전화통화에서 ”자광 쪽 주장대로 3000세대 규모의 아파트와 호텔, 놀이시설 등이 대한방직 부지에 들어서게 되면 가뜩이나 도시 기반시설이 부족한 서부신시가지의 난개발을 부추길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이 사무처장은 ”만약 실제 개발계획을 진행하려면 개발 원칙과 가이드라인을 분명히 설계한 뒤 공론조사를 통해서 전주 시민의 의견을 좀더 폭넓게 수렴하는 절차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