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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사스에서 아쉽게 패한 민주당 베토 오루크가 스타로 떠오르다

인상적인 패배였다.

  • 허완
  • 입력 2018.11.07 18:08
  • 수정 2018.11.07 18:31
ⓒAssociated Press

확실히, 민주당에서 스타 정치인이 막 탄생한 것 같다.

미국 텍사스주 민주당 상원의원 후보 베토 오루크가 비록 6일(현지시각) 테드 크루즈에게 패했을지는 몰라도, 그의 선전은 강한 인상을 남겼다.

2013년부터 하원의원(텍사스주 제16선거구)을 지냈던 오루크의 본격적인 정치 인생은 어쩌면 이제 막 시작된 것인지도 모른다. 

오루크는 전통적인 공화당 텃밭인 텍사스에서 현역 거물 정치인인 크루즈를 상대로 접전을 펼쳤다.

그는 거대 후원자의 도움이나 기업의 후원금 없이도 무려 7000만달러(약 790억원)의 선거자금을 모았다. 상원의원 후보 역사상 압도적으로 가장 큰 규모다. 그 중 75%는 소액 후원자들의 온라인 플랫폼인 ‘액트블루(ActBlue)’에서 나왔다.

그는 선거운동 기간 내내 열세를 보였으나 선거 막판 무서운 기세로 격차를 좁혀나갔다. 패하긴 했지만 격차는 약 3%p에 불과했다. 2014년(27.2%p), 2012년(16.0%p)에 다른 민주당 후보들이 거뒀던 성적과 비교하면 이변에 가까운 결과다.

ⓒASSOCIATED PRESS

 

민주당은 1994년 이후 지금까지 텍사스주에서 실시된 모든 선거에서 승리한 적이 없으며, 종종 20% 넘는 격차로 패배하곤 했다. 이름있는 민주당 정치인들은 패배가 거의 확실한 이 지역에 선뜻 나서길 주저했다.

오루크는 달랐다. 그는 (민주당에 우호적인) 대도시 지역의 투표율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해왔던 기존 민주당 후보들과는 달랐다. 그는 텍사스주의 254개 카운티를 모두 직접 방문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공화당 지지자들, 지지정당이 없는 유권자들을 찾아갔다. 

오루크의 뒤를 이어 하원의원에 당선된 베로니카 에스코바르(민주당)는 ”(이 지역에는) 소외되었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고 허프포스트US에 말했다. ”그들에게 다가가 말을 걸지 않는다면 그들은 절대 돌아오지 않는다. 문자 그대로 그들에게 말을 걸어야 한다는 얘기다. 베토는 바로 그렇게 했다.”

ⓒBloomberg via Getty Images

 

또 그는 하원의원 시절 인근 지역구의 공화당 하원의원 윌 허드와 함께 남다른 ‘케미‘를 선보인 것으로도 유명하다. 2017년 3월, 의회에서의 중요한 투표를 앞두고 항공편이 취소되자 차를 빌려 샌안토니오에서 워싱턴DC까지 1600마일(약 2575km)을 함께 이동한 것. 이들의 ‘로드 트립’은 소셜미디어로 생중계 됐고, 열광적인 반응이 쏟아졌다.   

그는 이번 상원의원 선거에 출마하면서도 ‘분열’ 대신 ‘통합’을 강조했다. ”당이나 출신, 지역, 그밖에 누군가 부각시키려고 할 다른 차이들이 무엇이든 우리 모두에게는 이 한가지 공통점이 있다. 우리는 미국인이다. 우리는 텍사스 주민이다. 우리는 이 주와 이 나라에 좋은 것을 원한다.”

중도 성향 ‘새민주당연합(New Democrat Coalition)’ 회원이지만 종종 진보적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하는 오루크는 저소득층 지역 공립학교에 대한 연방 예산 증가, 건강보험 확대 등을 주장해왔다. 사법체계 개혁, 마리화나 비범죄화, 동성커플에 대한 권리 보장, 지구온난화 대응, 총기 규제 강화 등을 지지하는 인물이기도 하다.

ⓒPAUL RATJE via Getty Images

 

민주당 지지자들은 벌써부터 2020년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맞설 인물로 오루크의 이름을 연호하고 있다. #Beto2020...!

베토 2020. 해보자.

전투에서 졌고, 전쟁에서 이겼다. #Beto2020

테드 크루즈가 베토 오루크를 꺾었지만, 이건 어때. #Beto2020

베토가 텍사스에서 졌을지는 몰라도 그의 패배는 대통령 출마의 길을 열어줬다. #Beto2020

베토가 텍사스에서 정말 엄청난 일을 해냈다. 내가 후보에 대한 지지를 선언하는 건 아니지만, 나는 베토가 2020년 미국 대선에 출마해야 한다고 열렬히 믿는다. 

나는 100% 진지하다. 그가 텍사스에서 48%를 얻을 수 있다면, 전국적으로는 무슨 일이든 가능하다. 

베토가 이렇게 근소하게 따라붙었다는 사실은 아직도 대단한 일로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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