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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들이 중간선거 당일에도 출근해야 하는 이유

'투표가 이렇게 어려워서는 안 된다'

  • 허완
  • 입력 2018.11.07 15:54
ⓒGetty Editorial

11월6일(현지시각) 미국에서는 중간선거가 실시됐다. 전국의 유권자들은 일에 차질을 빚지 않고 투표하기 위해 일찍 일어나거나 귀가를 미루고 있다.

이번 선거일이 정치적 의미는 클지 몰라도, 대부분의 직장에서는 그냥 평범한 하루일 뿐이다. 미국 연방법은 고용주들이 고용자에게 투표를 할 시간을 내주도록 강제하지 않지만, 대부분의 주들은 선거일에 노동자들에게 시간을 내준다. 보통은 무급으로 몇 시간을 쉬게 해주고, 일부 주에서는 유급으로 다녀오게 해준다.

근무 중 시간을 내서 투표하고 오는 것에 대한 규칙은 주에 따라 다르다. 근무 시간 전 또는 후에 시간을 낼 수 있는지에 달려있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비교적 자유로운 주에서도 고용주에게 투표를 하고 올 수 있도록 해달라고 말하기가 노동자의 입장에서는 껄끄러울 수 있다. 그런 규정이 있다는 걸 모르는 노동자들도 많을 것이다.

코네티컷, 루이지애나, 미시간, 뉴 저지, 펜실베이니아등의 주에서는 고용주가 고용인들에게 선거 참가 시간을 내줄 의무가 없다고 미국노동총연맹(AFL-CIO)은 밝혔다.

이로 인해 많은 유권자들은 투표를 하기 위해 우회 경로를 택한다. 이번 주에 허프포스트는 독자들에게 어떻게 투표하는지 물었다. 사전투표나 부재자투표를 한다는 응답이 많았다. 우편투표가 많은 주인 오리건과 워싱턴에서는 이런 편리함을 다른 곳에서는 경험하지 못했다는 독자들도 있었다.

플로리다주 사라소타의 중개기업에서 일하는 마케팅 전문가 조 포크너(30)는 투표할 시간을 내달라고 고용주에게 부탁하지도 않았다고 한다. 최근 새로운 일을 시작했고, 시간을 내달라고 하면 상사가 좋게 생각하지 않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나는 우리 세대가 게으르고 어떤 식으로든 일을 하지 않으려 한다고 생각하는 고용주들에게 익숙해진 것 같다. 나는 그런 편견을 깨려고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 포크너가 허프포스트에 한 말이다.

포크너는 미리 우편으로 투표하는 방법을 선택했다. 하지만 투표 과정이 이렇게 골치아파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투표를 의무화하거나 투표일을 휴일로 만드는 국가들이 있음을 지적하며, 미국에도 그와 비슷한 제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Reuters

 

파트타임 직장 두 곳에서 일하는 뉴욕주 트로이의 미건 윌리엄스(38)는 투표할 시간을 낼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했다. 차도 없고, 일을 빼지 않고 투표소로 가기 힘들 것 같다고 했다. 그러나 남동생에게 이야기했더니 기꺼이 도와주었다.

“동생이 내가 출근하기 전에 데려다 주기로 해서 투표할 수 있을 것 같다.” 윌리엄스의 말이다.

미네소타주 세인트 클라우드의 브래드쇼 & 브라이언트 로펌 직원들은 투표할 시간을 충분히 얻는다고 파트너인 마이클 브라이언트는 밝혔다. “투표는 우리의 중요한 권리 중 하나다.”

일리노이주 쿡 카운티의 샤메레아 리처즈(25)는 탁아소에서 일한다. 출근 전 투표소에 들를 것이라고 한다.

“투표할 수 있도록 제일 먼저 투표소에 도착하려 한다.”

펜실베이니아주 고등교육 종사자 앤 윈터(25)는 고용주가 투표 시간을 내주지 않기 때문에 퇴근 후 투표할 예정이다. 직장에서 집까지는 90분이 걸린다.

“퇴근 후 투표소로 직행할 것이다. 내가 마지막으로 투표하는 사람이 된다 해도.”

위스콘신주의 앤 랍스(50)에겐 이게 큰 문제가 아니다. 사무직인 랍스는 5시에 퇴근하고, 위스콘신 투표소는 8시까지 열기 때문에 시간이 충분하다고 한다.

“2012년에 여기로 이사한 후 있었던 선거들을 보면 확실하다. 운영이 잘 되고 효율적이다.”

레이첼 엥겔(31)은 최근 자신과 남편의 부재자 투표 요청이 배달불능으로 회송되어 잠시 패닉에 빠졌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 수 없었지만, 이들 부부는 꼭 투표하고 싶어서 11월 5일에 두 아이(7세, 4세)를 데리고 5시간 동안 차를 몰고 전에 살던 선거구인 텍사스주 위치타 폴스로 갔다. 엥겔의 남편이 복무하던 곳이었다. 5일 밤에는 호텔에 묵었고, 6일에 투표한 뒤 다시 돌아가 오후에 직장과 학교로 갔다.

엥겔과 남편의 고용주들은 기꺼이 허락해 주었다고 엥겔은 말한다.

“우리가 투표할 수 있도록 해주어 아주 고마웠다. 이번 선거는 너무나 중요하다.”

 

* 허프포스트US의 How Americans Are Juggling Voting And Work This Election Day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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