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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가 카쇼기 살해 현장에 '은폐조'를 투입했다고 터키가 밝혔다

'화학자와 독물학자가 터키에 입국했었다'

  • 허완
  • 입력 2018.11.06 10:33
ⓒJack Taylor via Getty Images

사우디아라비아가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쇼기 살해 관련 증거를 없애기 위해 ”은폐조(clean-up team)”를 사건 현장인 터키 이스탄불 사우디 총영사관에 보냈었다고 터키 정부 관계자가 밝혔다.

로이터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터키 친정부 언론 사바(Sabah)는 5일(현지시각) 화학자와 독물학자(toxicologist)로 구성된 두 명의 사우디인이 사건 발생 9일 뒤인 10월11일 사건 현장의 증거 은폐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터키 이스탄불에 입국했다고 보도했다. 익명의 터키 정부 관계자도 이 매체에 이 두 명의 신원을 비롯해 보도 내용 대부분을 확인했다.

이에 따르면, 이들은 12일부터 17일까지 매일 사우디 총영사관과 관저를 드나들었다. 당시는 사우디 정부가 ‘카쇼기는 정상적으로 총영사관을 떠났고, 우리도 그가 어디에 있는지 모른다’며 살해 의혹을 전면 부인하던 시점이었다.

사우디 측이 터키 수사당국에 협조하겠다면서도 총영사관 내부 수색은 허용하지 않고 있던 때이기도 하다. 터키의 총영사관 수색은 사건이 발생한 지 2주가 다 되어가던 15일에야 이뤄졌다.

앞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의 측근은 카쇼기의 시신이 ”단순히 토막난 것이 아니라, 녹아서 제거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OZAN KOSE via Getty Images

 

이 두 명은 터키 당국과의 수사 협조를 위해 파견됐던 11명 중 일부라고 이 매체는 전했다. 겉으로는 수사를 돕는 척 하면서 실제로는 증거를 은폐했다는 얘기다.

터키 정부 관계자는 ”우리는 이 두 명이 터키 경찰의 내부 수색이 허용되기 전에 자말 카쇼기 살해의 증거를 은폐하기 위한 단 하나의 목적으로 터키에 왔다고 보고있다”고 말했다.

그는 ”(사건 발생) 9일 뒤에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은폐조가 파견됐다는 사실은 사우디 고위 관계자들이 카쇼기 살해를 인지하고 있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미국 워싱턴포스트에 왕실과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에 대해 비판적인 글을 써왔던 카쇼기는 10월2일 결혼 관련 서류 발급을 위해 총영사관에 갔다가 잔혹하게 살해됐다.

사우디 정부는 여러 차례 말을 바꾼 끝에 그가 계획적으로 살해됐다는 사실을 시인했으나 ‘윗선’의 지시 여부, 시신의 행방 등에 대해서는 침묵을 지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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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아라비아 #터키 #자말 카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