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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가 승리했던 '러스트 벨트'에서 민주당이 앞서고 있다

민주당이 이 지역 상원 의석 4개를 지킬 전망이다.

  • 허완
  • 입력 2018.11.02 10:28
ⓒSAUL LOEB via Getty Images

2018년 미국 중간선거 시즌이 시작될 때의 통념은 민주당이 상원의원 선거에서 크게 불리하다는 것이었다. 민주당이 방어해야 하는 의석은 26석인 반면 공화당은 9석만 지키면 되는 상황이었다.

그리고 더 나쁜 소식은, 민주당이 보유하고 있는 의석 중 위태로운 것으로 보였던 10석은 도널드 트럼프가 대선에서 승리한 주였다는 것이다.

민주당이 상원 과반을 탈환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다. 그러나 2016년 대선 결과를 봤을 때, 공화당에 유리할 것으로 예상됐던 러스트 벨트(Rust Belt, 북동부의 쇠락한 공업지역)의 네 개 주에서 민주당이 예상보다 강세를 보여 최악의 시나리오는 피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는 2016년 대선에서 몬태나, 미주리, 인디애나, 노스 다코타에서 압승을 거뒀고, 이 지역들은 늘 민주당이 지키기 가장 힘든 지역으로 간주되어왔다. 지금도 그건 사실이고, 네 개 주 모두에서 팽팽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지만 몬태나는 민주당 쪽으로 기울었다. 트럼프가 힐러리 클린턴을 상대로 압승을 거뒀던 웨스트 버지니아주에서도 조 맨친 민주당 상원의원은 재선에 성공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공화당은 미시간, 오하이오,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에서 재조정이 일어나길 바라고 있다. 버락 오바마는 2012년에 이들 주에서 승리를 거뒀으나 2016년에는 트럼프가 승리했다. 민주당이 이제 노동 계급 백인 유권자들에게 인기를 잃었고, 공화당이 트럼프라는 브랜드를 앞세워 상원 의석도 더 가져올 수 있을 것이란 예측이 나왔다.

그러나 그런 전략이 통하지 않을 수도 있다. 이곳의 상원 의석 4개는 민주당이 지킬 전망이다. 트럼프는 선거일까지 바쁜 유세 일정으로 움직이지만, 미시간,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엔 방문할 계획조차 없다.

ⓒBloomberg via Getty Images

 

“2016년에 우리가 생각했던 것처럼 세상이 뒤집힌 게 아니라는 걸 보여준다.” 워킹 아메리카(Working America) 맷 모리슨의 말이다. 미국노동총연맹(AFL-CIO)의 계열 조직이지만 노조는 아닌 워킹 아메리카는 중서부 지역에서 170만 명 이상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다.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한 현장 조사로 유명하다.

즉, 이 러스트 벨트 주들은 트럼프를 지지하긴 했으나 갑자기 공화당 성향으로 바뀌지는 않았다는 의미다.

“이 주들의 유권자들은 트럼프를 지지하고 투표하긴 했으나 의회에서 공화당을 지지하지는 않는다.” 익명을 요구한 한 민주당측 인사의 말이다. 역시 익명을 요구한 한 공화당 전략가도 이에 동의한다며 공화당은 트럼프를 앞세우면 표를 더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공화당 상원의원 후보는 트럼프가 아니다. 트럼프가 획득한 엄청난 양의 언론 노출을 오하이오의 짐 레나치 하원의원, 미시간의 존 제임스는 얻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트럼프가 이들 주에서 승리하긴 했으나 표차는 크지 않았고, 집권 정당은 보통 중간선거에서 약세를 보인다.

또한 이들 주의 공화당 후보들이 그리 강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주는 민주당이 쉽지 않았던 상원 선거 레이스를 어떻게 뒤집었는지를 보여준다.” 민주당 상원선거운동위원회 데이비드 버그스타인 대변인이 말했다. “이 주에서 우리 현직 의원들은 강세를 보여 공화당의 목표를 절반 수준으로 떨어뜨렸다. 공화당은 후보 영입에서 실수를 범했고, 경선 과정에서 분열을 일으켰으며 실망스러운 후보를 선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공화당 상원의원 후보 레아 부크미르(위스콘신) 지지 유세를 벌이는 모습. 2018년 10월24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공화당 상원의원 후보 레아 부크미르(위스콘신) 지지 유세를 벌이는 모습. 2018년 10월24일. ⓒBloomberg via Getty Images

 

큰 미디어 시장이 있는 이들 주의 상원 의석 경쟁에서 승리가 예상되자, 민주당은 플로리다의 빌 넬슨 상원의원과 뉴저지의 밥 메넨데스 상원의원에게 예산을 집중할 수 있게 되었다. 두 사람 모두 자기 돈 수천만 달러를 선거운동에 동원하는 공화당 후보들과 맞서고 있지만 공격을 견디고 의석을 지킬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러스트 벨트가 안전해 보이는 덕분에 민주당은 애리조나의 커스틴 시네마 하원의원과 빌 브레드슨 전 테네시 주지사가 공화당의 의석을 빼앗아 올 수 있게 힘을 실어줄 여력도 생겼다.

이 민주당 상원의원들은 치열한 경선을 겪지 않았고 중간선거에 집중할 수 있었다. 반면 위스콘신의 레아 부크미르 주의회 상원의원(공화당)은 퇴역 군인인 케빈 니콜슨과 힘든 싸움을 벌였다. 론 존슨 상원의원(공화당-위스콘신)은 공화당을 위해 둘 중 한 명이 경선에서 빠지라고 요구하기까지 했다. 니콜슨은 공화당의 거대 기부자 리처드 위헬른에게 돈을 잔뜩 받은 반면, 부크미르는 경선 이후 자금 모금에 어려움을 겪었다.

펜실베이니아의 루 발레타 하원의원은 트럼프의 충직한 지지자임을 내세웠다. 트럼프는 펜실베이니아에서 승리했으나, 클린턴과의 표차는 1%포인트도 되지 않았다. 발레타 역시 모금에 어려움을 겪었으며, 2016년에 팻 투미 공화당 상원의원이 트럼프보다 훨씬 더 높은 지지를 받았던 교외 지역에서 트럼프와 발레타의 친밀함이 불리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공화당 상원의원 후보(오하이오)로 출마한 짐 레나치 하원의원.
공화당 상원의원 후보(오하이오)로 출마한 짐 레나치 하원의원. ⓒASSOCIATED PRESS

 

공화당 상원의원 후보로 예상되었던 오하이오 주 재무장관 조시 맨델은 2012년에 브라운을 상대로 출마했다. 그 해 상원의원 선거 중 가장 돈이 많이 들어간 선거였다. 그러나 맨델이 1월에 출마를 포기하는 바람에 공화당은 새 후보를 찾아야 했다. 그렇게 후보로 나선 레나치 하원의원 인기를 얻지 못하고 있고, 그에 대한 부정적인 기사들이 잇따랐다. “짐 레나치는 종교 지도자들을 만나기 위해 스트립 클럽 사장의 비행기를 탄 것에 대해 변명했다” 등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여러 공화당 전략가들은 브라운처럼 두 당을 오가는 유권자들에게 매력을 갖는 포퓰리스트적 과거 행적을 가진 후보를 이길 희망을 애초에 별로 품지 않았다.

미시간은 민주당 DNA를 갖고 있다. 트럼프가 승리하긴 했지만 표차는 1만 표 정도에 불과했다. 공화당에겐 언제나 차상의 기회가 있는 주였다. 공화당은 공격적으로 키드 록을 영입했으며, 와일드 카드에 가까운 이 후보가 인기 있는 데비 스테이브나우 상원의원을 꺾길 바랐다. 결과적으로는 아프리카계 미국인 사업가이자 퇴역 군인인 제임스가 후보가 되었다. 하지만 이름을 각인시키지 못했고 여론 조사 결과 상당히 뒤지고 있다.

하지만 어쩌면 가장 중요한 것은 공화당 의원들이 추진하는 의제가 이 주들의 여러 유권자들과 맞지 않는다는 사실일지도 모른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민주당 상원의원 데비 스태브나우(미시건, 왼쪽)와 미시건 주지사 후보 그레첸 휘트머 전 미시건주 하원의원 지원유세에 나선 모습. 2018년 10월26일.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민주당 상원의원 데비 스태브나우(미시건, 왼쪽)와 미시건 주지사 후보 그레첸 휘트머 전 미시건주 하원의원 지원유세에 나선 모습. 2018년 10월26일. ⓒBill Pugliano via Getty Images

 

민주당은 의료보험, 공화당이 통과시킨 세법을 붙들고 씨름하고 있다. 공화당은 개인에게 임시 감세, 기업에게 엄청난 영구적 감세를 제공하는 이 법이 중간선거에서 아주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 생각했으나, 노동 계급이 거주하는 지역에서는 엄청나게 인기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오바마케어가 2010년에 통과된 후 처음으로, 인기있는 이 법을 철폐하고 다른 법으로 대체하려는 공화당의 시도에 민주당은 역공에 나서고 있다. 모리슨은 자기 선거캠프 측에서 만난 유권자들이 무엇보다 우려하는 것이 의료보험이라고 말했다.

“우리는 ‘우리 대 그들’이 아닌 ‘당신은 무슨 생각을 하는가?’를 중시하려고 해왔다. 그리고 우리가 보기엔 이 중심에는 의료보험이 있다.” 모리슨의 말이다.

마켓대학교 로스쿨의 여론 조사 요원 찰스 프랭클린은 여러 조사에서 볼드윈이 부크미르를 이겼으며, 의료보험과 병력 문제가 큰 이유였다고 한다.

“이들은 여론조사에 목을 매고 바람의 방향이 바뀌면 자기도 달라지는 후보가 아니다.” 미국노동총연맹의 리처드 트럼카 대표의 말이다. 트럼카는 자신이 가장 많이 듣는 이슈가 의료보험과 노후보장이라고 말했다. “셰로드 브라운은 언제나 노동자들을 가장 중시하고 지켜 온 사람이다. 누구나 그걸 알고 있다. 그들은 그를 믿고 존경한다. 바비 케이시[와 스테이브나우]도 그렇다.”

 러스트 벨트 주들에서 앞서가는 것이 민주당에겐 큰 힘이 되고 있다. 이 주들은 선거 운동에 돈이 많이 든다. 특히 펜실베이니아가 그렇다. 값비싼 미디어 시장이 있는 필라델피아 때문이다. 이들 주에서 아낀 돈을 다른 주에 쓸 수 있게 되었다. 공화당 역시 승산이 더 높고 돈이 더 적게 드는 주에 집중하기를 선택했다.

현재 양당의 외부 단체들은 펜실베이니아, 오하이오, 미시간에서 단 한 푼도 쓰지 않았다. 그에 비해 민주당이 팻 투미 상원의원(공화당-펜실베이니아)를 꺾으려 했던 2016년에는 외부 단체가 케이티 맥긴티 지원에 1700만 달러, 투미 공격에 5900만 달러를 썼다.

“올해엔 민주당이 정말 힘들어질 거란 예상이 있었다. 그렇게 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모리슨의 말이다.

 

* 이 글은 허프포스트US의 Rust Belt Senate Seats Look Safely Democratic, Despite Trump’s 2016 Gains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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