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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소고기는 식량 체계를 구원할 수 있지만 우리는 겁을 내며 먹지 않고 있다

정말 맛있고 건강한 고기다.

전세계인들은 축구를 좋아한다. 전세계인들은 염소고기도 좋아한다. 미국과 몇몇 나라들은 빼고 말이다. 이 두 가지에 대한, 특히 미국인들의 반응은 지금도 기껏해야 뜨뜻미지근한 정도다. 우연의 일치일까? 앤드류 짐먼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제임스 비어드 상을 수상한 방송인이자 셰프인 짐먼은 염소를 아주 좋아하는데, 왜 미국인들이 염소고기의 장점을 깨달을 생각도 하지 않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한다. 미국인들이 지금도 축구가 아닌 NFL 미식 축구를 좋아하는 것과도 비슷하다.

전세계적으로 소비되는 육류 중 염소고기는 6% 정도를 차지하며, 1인당 연간 평균 소비량은 770g이다. 세계에서 염소고기를 가장 많이 먹는 나라는 수단으로, 1인당 연간 평균 3.9kg을 소비한다. 산업화된 국가 중 염소고기를 가장 즐기는 곳은 중국인데, 1인당 연간 평균 1.6kg 가량을 먹는다.

미국인이라도 가족의 내력과 살고 있는 지역에 따라 염소고기에 대한 친숙도는 다를 수 있다. 멕시코계 선조가 있다면 할머니 댁에서 천천히 오래 익힌 염소 요리인 카브리토를 명절에 먹었을 수도 있다. 자마이카계 선조가 있다면 정력에 좋다고 알려진 매니시 워터(염소 머리 수프)를 만들었을 수도 있다. 그리스에서는 부활절에 염소 통구이가 빠지면 안 된다고들 한다. 하지만 그런 가족적 배경이 없는 미국인이라면 염소고기를 먹어본 적이 없을 가능성이 크다.

코넬 대학교 축산학과 염소 프로그램을 조직한 타티아나 L. 스탠튼에 따르면 미국의 1인당 연간 평균 염소고기 소비량은 113g에 불과하다.

미국의 육류 소비가 적기 때문은 아니다. 미국 농무부에 따르면 올해 평균적인 소비자는 무려 100kg이 넘는 붉은 고기와 가금류를 먹게 될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는 기록적인 수치다. 그러니 미국인들은 일반적으로 고기를 많이 먹지만 염소고기는 그다지 즐기지는 않는 셈이다.

왜 그럴까? 짐먼은 미국에서 염소가 크게 잘못 알려져 있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은 대부분 염소가 질기고 농가에서만 먹는 고기며, 돼지고기, 소고기, 양고기보다 못하다고 생각한다. 나로선 이해가 되지 않는다.” 트래블 채널에서 ‘괴상한 음식’(Bizarre Foods)을 맡고 있는 짐먼은 전세계를 여행하며 염소고기를 많이 먹어 보았다.

“나는 카리브해에서 아주 훌륭한 염소 커리를, 베네수엘라에서 칠리 식초와 양파를 곁들인 새끼 염소 구이를, 베트남에서 웍으로 익힌 매운 염소고기와 레몬그라스 요리를, 유럽의 우아한 미쉘린 스타 레스토랑에서 염소 갈비와 다릿살 요리를, 아르헨티나에서 염소 머리 수프를, 에티오피아에서 염소 육회를, 키프로스에서 레몬과 고추를 곁들인 염소 요리를, 레반트에서 요거트, 플랫브레드와 함께 조리한 염소 요리를 먹어보았다.”

다른 음식 전문가들도 짐먼과 같은 의견이다. “염소는 아주 쓰임새가 많은 주목할 만한 동물이다. 누군가 염소를 홍보할 때도 되었다.” 염소고기 생산업체 카브리토 설립자인 셰프 제임스 웨틀러가 자신의 책 ‘염소: 조리와 섭취’(Goat: Cooking and Eating) 서문에 쓴 말이다. 웨틀러 등 많은 사람들은 미국인들이 염소고기를 먹는 식습관을 도입하면 동물성 단백질 생산을 개혁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염소는 가장 몸에 좋은 붉은 고기로 불릴 뿐 아니라, 다른 동물들이 무시하는 잡초들을 먹고 살기 때문에 염소를 키우는 것은 땅에도 좋다.

“농장에서 염소가 하는 기능은 정말 놀랍다.” 제임스 비어드 상을 받은 뉴욕 블루힐, 웨스트체스터의 레스토랑 겸 교육 센터 블루 힐 앳 스톤 반스의 오너 셰프이며 ‘세 번째 접시’(The Third Plate)의 저자인 댄 바버의 말이다.

“버크셔에 있는 우리 가족의 블루 힐 농장에서 염소를 키우는데, 농장의 생태계에서 염소들이 하는 역할을 볼 때마다 나는 놀란다. 돼지들이 숲을 헤집은 다음 염소들이 들어가 덤불을 먹어치우고 잔디를 밟는다. 염소들은 모든 걸 다 먹는다. 마치 작은 잔디 깎는 기계 같다.”

ⓒmouse_sonya via Getty Images

염소고기는 몸에 좋고 거의 언제나 개방사육한다

염소는 붉은 고기로 분류되지만, 미국 농무부에 의하면 포화 지방은 닭고기의 72%, 소고기의 16%에 불과하다. 코셔도 할랄도 될 수 있다. 게다가 사육장에서 기른 가축들에 비해 건강도 좋은데, 염소 성장 촉진을 위해 호르몬을 쓰는 것은 허가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미국 염소 연합(AGF)은 염소고기와 다른 육류들의 영양 성분을 비교한 표를 만들었다.

ⓒAmerican Goat Federation

“염소를 공장에서 키우기는 힘들다.” 젖, 육류, 섬유를 얻으려 염소를 키우는 업자들을 대표하는 비영리 전국 연합 AGF의 아니타 단케의 말이다.인디애나 중서부에서 염소 100두를 키우는 농장의 동업자이기도 한 단케는 “염소들은 밖에 나가서 풀을 뜯는 게 아니라 둘러봐야 하기 때문에, 미국산 염소고기라면 개방 사육한 염소임이 거의 확실하다.” 미국의 염소 사육업자들은 대부분 규모가 작다고 한다. “평균 사육 규모는 35두이다. 많지 않기 때문에 큰 스케일 수준으로 생산된 게 아니다.”

사냥해서 잡은 야생동물 고기 맛이 아니다

몸에 좋은 이 고기가 맛도 좋을까? 그 답은 확실히 ‘예스’다.

“염소고기는 아주 연할 수 있다.” 요리책 ‘염소: 고기, 젖, 치즈’(Goat: Meat, Milk and Cheese)의 저자 브루스 와인스타인은 “돼지고기와 다크 미트 닭고기(dark meat 요리하면 검어지는 닭다리 등)를 섞은 것 같은 맛이다.”고 허프포스트에 설명했다.

육류를 먹는 사람이라면 염소고기를 고려해 볼 만하다고 그는 말한다. “나는 고기를 먹는다면 맛을 즐기고 싶고, 이 동물이 살다가 죽었던 것이 가치가 있다고 느끼고 싶다. 우리가 먹는 동물 대부분은 끔찍한 삶을 살았지만, 염소는 그 정도는 아니다. 염소고기는 지속가능하고 국내산이며 세계 정상급의 육류다.”

육류를 먹는 사람들은 늘 먹던 단백질만 계속 먹는 경우가 많다고 제임스 비어드 상을 수상한 도살업자이자 교육자 애덤 댄포스는 말한다. 댄포스는 ‘가금류, 토끼, 양, 염소 도살: 인도적 도살에 대한 종합 사진 가이드’(Butchering Poultry, Rabbit, Lamb, Goat: The Comprehensive Photographic Guide to Humane Slaughtering and Butchering)의 저자다. “미국인들은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라는 삼각 프리즘을 통해서만 고기를 생각한다. 양이 간신히 의식권에 들어올까말까 한 정도인데, 1인당 연간 소비량은 450g도 되지 않는다.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염소가 양보다 맛이 없다고 생각하는데, 그건 전적으로 잘못된 생각이다.”

댄포스는 염소고기는 달콤하다고 말한다. “미네랄이 아주 적고 양고기에 있을 수 있는 ‘사냥한 야생동물 같은’(gamey) 맛 성분이 없다. 다른 맛들과 잘 어울리면서도 압도하지 않기 때문에 커리, 스튜 등의 요리에 중립적인 고기로 사용하기에 완벽하다. 그리고 양고기에서 나오는 부위는 염소고기에서도 다 나온다.”

레스토랑에서 염소고기를 주문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최근 4년 동안 메뉴 중 염소고기가 들어가는 음식이 14% 늘었다.” 외식 및 소비자 제품 리서치 기업 데이터에센셜의 연합 그룹 매니저 클레어 코너건의 말이다. 미국 소비자의 78%가 단백질원으로 염소를 알고 있지만, 먹어본 사람은 23%에 불과하다. “레스토랑 메뉴에서 염소가 계속 더 많아지면 염소고기를 다루는 곳들도 늘어날 것이고, 접근하기 쉬운 샌드위치 같은 음식에도 들어갈 것이다.” 코너건이 허프포스트에 전했다.

코너건이 샌드위치를 언급한 것은 사람들이 새로운 음식을 시도할 가능성이 높아질 중요한 방식을 짚고 있다. 사람들은 새로운 음식이 자기가 원래 좋아하는 음식과 비슷하다면 먹어본다. 소고기 햄버거와 비슷한 염소 버거가 나온다면 염소고기를 한 번도 먹어본 적이 없는 미국인 77%들이 처음으로 염소고기를 시도해보기에 완벽한 메뉴일 수 있다.

짐먼이 트윈 시티스에서 운영했던 푸드 트럭 AZ 캔틴은 간 염소고기로 만든 버거가 있어 유명했다. “우리 카브리토 버거는 트럭을 운영했던 3년 내내 제일 많이 팔린 아이템이었다.” 짐먼의 말이다. 염소고기를 좋아하는 짐먼도 이 사실엔 놀랐다. “우리 염소 버거가 맛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그렇게까지 인기를 얻으리라곤 상상도 못했다.”

미국내 수요가 늘지 않으면 염소 생산도 늘지 않을 것이다.

미국에서 키우는 염소 대부분은 육류 생산용이고(약 83%) 염소고기 생산은 늘어나는 추세다. 그러나 지금도 공급이 수요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단케는 미국에서 소비되는 염소고기의 52%는 수입산이며 대부분 오스트레일리아에서 들어온다고 한다. “미국이 오스트레일리아의 최고 고객이다.”

미국에서 육류 생산을 위해 키우는 염소는 250만 두 정도지만, 무역 불균형을 없애려면 75만 마리가 더 필요할 것으로 추정된다.

“염소는 미국의 50개주 어디서나 안전하고 인도적으로 키울 수 있는데도 구하기가 힘들다. 근접성은 합리적 가격, 신선함, 품질을 의미하는데, 여기에 문제가 있다.” 짐먼의 말이다.

미네아폴리스의 셰프인 이언 그레이는 푸드 트럭 큐리어스 고트(Curious Goat)를 운영할 때 조달 문제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해결했다. 그는 지역의 소중한 싱잉 힐스 염소젖 유제품 기업과 독점 공급 계약을 맺었다. 남는 염소(보통 수컷 새끼)를 공급받아 염소 젖 치즈를 얹은 버거 등을 만드는 재료로 썼다. “사람들은 자기가 먹어본 버거 중 최고로 맛있다고 했다.”

그랬는데도 그의 염소고기 공급은 이 유제품 기업에서 태어나는 염소의 수에 따라 달라졌고, 그레이는 가끔 공급량이 줄어들면 전통적인 소고기와 돼지고기 메뉴들을 그때그때 추가하는 것으로 해결했다. 그는 염소고기 생산을 고려하는 농장들이 많아지길 바라지만 어려움이 있다는 것도 이해한다. “그들로선 셰프들이 좋은 제품이라고 생각할 거라는 믿음이 필요하고, 돈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야 한다.”

ⓒDan Totilca via Getty Images

미국에서 염소고기를 찾는 법

타이슨이나 퍼듀 등의 슈퍼마켓에서는 염소고기를 팔지 않는다. 염소는 공장식 농장에서 사육되지 않는다. 단케는 사육 규모가 작다는 점을 지적한다. 그리고 처리 문제가 있다. “염소를 처리하는 시설들은 보통 드문드문 있기 때문에, 생산자들은 제품을 시장에 낼 때 높은 운송료를 부담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염소는 산업 제품으로 인기를 얻은 적이 없지만, 내가 보기엔 그건 좋은 일이다. 그래서 윤리적으로 사육했으며 도살된 동물의 고기라는 걸 알 수 있다.” 와인스타인의 말이다. 그는 한때는 찾기 힘들었으나 이젠 인기가 높은 다른 식품들처럼, 염소고기가 차츰 대중화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코네티컷 시골에 사는데, 내 파머스 마켓에 염소고기를 공급하는 사람이 한 명도 아니고 둘이나 있다. 몇 년 전만 해도 없었던 일이다.”

지역 파머스 마켓에서 찾아볼 수도 있고, 동네 정육점과 할랄 마켓에 요청할 수도 있다. 혹은 온라인에서 지역 공급자를 찾아볼 수도 있다. 염소 생산자 명단을 보유한 주 농무부가 많기 때문이다. 염소고기로 요리해보는 게 처음이라면 비교적 어린 염소부터 시도하길 권한다. 6~9개월 사이에 도살된 염소가 보통 육질이 더 연하다.

하지만 나이 많은 염소 고기의 가능성도 배제하지 말라고 댄포스는 말한다. “나이가 많은 동물은 고기맛이 떨어진다는 내 오해를 처음으로 깼던 동물이 나이 든 염소였다. 정반대다. 나는 그걸 우연히 깨닫고, 연구를 시작했고 지역 농장에서 키운 가축들로 실험도 했다. 나이 든 염소가 맛있었다는 건 커다란 잘못된 믿음 두 가지를 동시에 깼고, 나는 나이 든 동물 고기와 염소고기가 맛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염소고기를 좋아할 이유는 명백하다. 언젠가 염소의 팬인 짐먼이 자신의 카프리토 버거 같은 메뉴가 미국 전역의 레스토랑에 등장하는 걸 보게 될 날이 올지도 모른다. 그는 자신의 견해를 다음과 같이 요약한다. “나는 사람들이 얼마나 맛있는지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질 좋은 염소를 쉽게 접할 수 있게 되어야 한다고 본다. 슬프게도 염소고기는 ‘다른’ 사람들이 좋아하는 고기라고 잘못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 난 그게 혐오스럽다. 염소는 우리의 식량 체계를 개선할 수 있는 쉬운 방법의 좋은 예다. 우리가 더 자주 먹는다면 말이다.”

대노스는 “나는 염소를 좋아한다. 성격, 강인함, 적응력, 고기를 좋아한다.”

바버는 염소를 먹어야 하는 마지막 이유를 댔다. “염소고기 같은 걸 먹을 기회가 생기면 난 정말 흥분된다. 맛있고 땅을 재생시키는 음식을 먹을 수 있다는 것- 그보다 좋은 게 있을까?”

*허프포스트US 글을 번역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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