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광주민주화 운동 때 계엄군과 수사관 등으로부터 성폭행 피해를 입은 희생자가 17명인 것으로 확인됐다. 피해자 중엔 시위와 무관한 10대 여고생이나 주부 등도 포함된 것으로 조사됐다. 정부는 내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어 이런 내용의 조사결과를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여성가족부와 국가인권위원회·국방부가 참여한 ‘5·18 계엄군 등 성폭력 공동조사단’(공동조사단)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계엄군과 수사관 등이 저지른 성폭행 범죄 가운데 지금까지 확인된 것은 17건인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한겨레에 따르면 5·18 성폭력 희생자들 중엔 17살 여고생(5월23일)과 여대생, 시내버스 회사 직원(20살·5월20일) 등이 포함됐다. 피해자 가운데 일부는 성폭력 피해 이후 충격을 받고 지금도 여전히 정신병원에서 투병 중이다. 특히 4명은 5·18민주화운동 보상 신청 기간 중 광주시 등에 피해 사실을 신고했는데도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피해보상을 받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광주일보는 같은날 ”특히, 성폭행 대부분이 다수의 군인들에 의해 집단적으로 행해진 ‘집단 성폭행’으로 나타나 공분을 사고 있다”고 보도했다. 5·18 민주화 운동 참여 등의 이유로 당시 상무대에 끌려간 여성들을 대상으로 조사관의 ‘성고문’도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고도 전했다.
이와 관련해 최경환 민주평화당 최고위원은 이날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5·18 광주민주화 운동 당시 계엄군과 조사관 등에 의한 여성 성폭행이 자행됐다는 것이 정부의 조사결과로 확인됐다”며 ”피해자들이 끔찍한 기억들을 떠올리며 지목했던 가해자들을 찾아내 반드시 단죄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부 공동조사단은 31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어 그동안의 조사 결과를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조사단은 지난 6월부터 5개월 동안 광주시의 5·18 민주화운동 보상 심의자료와 5·18 재단과 국방부 등 관련 기관 자료, 성폭행 피해 신고 결과 등을 토대로 진상규명 활동을 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