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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이지만 모로코 등 여러 나라에서는 여전히 '처녀성 검사'가 흔하게 벌어진다

"모로코 산부인과 의사들은 '처녀성 인증서'를 많이 발급한다. 특히 6월부터 8월까지 결혼 철에 많이 발급한다"

모로코 전통 결혼식. 
모로코 전통 결혼식.  ⓒDesislava Panteva via Getty Images

모로코의 사회학자는 ‘처녀성 검사’(Virginity Tests)가 위험하며, 효과가 없다고 말한다.

“소년의 가치는 ‘혼전 성 경험’과 연결되는 반면, 소녀의 가치는 ‘처녀성’과 연결된다.” 모로코 여성의 섹슈얼리티를 심층 연구해온 수마야 나마네 게수스(Soumaya Naamane Guessous)가 ‘처녀성 검사 종식’을 위한 세계적 캠페인에 답하며 이렇게 밝혔다.

WHO, 유엔인권위원회, 유엔여성기구는 17일 공동 성명을 발표해, ‘처녀막 검사를 포함한 어떠한 테스트도 여성이 섹스했는지 여부를 증명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일명 ‘처녀’의 처녀막과 ‘처녀가 아닌’ 처녀막을 구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성명은 밝혔다.

세 단체는 모로코, 이집트, 인도, 브라질, 아프가니스탄, 리비아, 터키, 자메이카 등 ‘처녀성 검사’가 일어나는 것으로 기록된 국가들에서 정부가 개입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또한 벨기에, 네덜란드, 스페인, 캐나다, 스위스 등 ‘처녀성 검사’가 진행된 기록이 없었던 선진국에 거주하는 이민자들 사이에서도 이러한 풍습이 흔해지고 있다고 한다.

‘손가락 두 개 테스트’(two-finger test)라고 불리곤 하는 ‘처녀성 검사’는 과학적, 임상적 근거가 없다고 이들 단체는 밝혔다. 또한 이는 여성 인권 침해이며 해당 여성의 육체적, 심리적, 사회적 행복에 단기 및 장기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이 단체들은 ‘처녀성 검사’가 “고통스럽고 수치스러우며 트라우마가 될 수” 있으며, 성기 출혈 및 성병 등의 감염을 일으킬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게수스는 이 테스트가 전문 의료인이 아닌 가족이나 전통적 조산사에 의해 이루어지기도 하기 때문에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테스트에 ‘탈락’했을 때, 극단적인 경우 가족들에 의해 살해당하거나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례까지 존재한다.

‘처녀성 인증서’

모로코의 모든 계층에서 ‘처녀성 검사’가 아직도 널리 퍼져있다고, 오래전부터 이를 비판해 온 사회학자 게수스는 말한다.

ⓒAthanasios Gioumpasis via Getty Images

게수스에 의하면 모로코 여성들이 자발적으로 ‘처녀성 검사’를 받는 것은 아니다. 결혼을 앞두고 받는 경우가 많다. 여성의 부모, 남편 될 사람, 사돈 측의 요청으로 이루어지곤 하는데, 이들은 의사에게 ‘신부의 처녀막이 있는지를 봐달라’고 요청한다. 여성의 어머니는 남편될 사람의 비난으로부터 딸을 보호하기 위한 안전책으로 인증서를 요구하기도 한다.

“모로코 산부인과 의사들은 ‘처녀성 인증서’를 많이 발급한다. 하루에 10개 정도 내는 경우도 있다. 특히 6월부터 8월까지의 결혼 철에 몰린다. 이 문서는 여성의 프라이버시 침해다.” 게수스의 말이다.

‘처녀성’의 신비 없애기

‘처녀성’을 여성의 영예와 연관시키는 인식이 지속될 경우 ‘처녀성 검사’도 없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게수스는 말했다. ‘처녀성 검사’는 여성의 신체와 섹슈얼리티를 통제하는 사회 규범에 뿌리를 두고 있다.

“한 가문의 명예가 단 하나의 세포막에 달려있는 한편, 소년과 소녀에 대한 교육은 불평등하다.” 게수스의 말이다. 남성 아닌 여성이 오히려 ‘빈틈없이 지키게’ 되고, 소녀들에게 부과되는 이런 의식들에 가치를 두게 된다.

게수스는 모로코인들의 의식을 높이는 캠페인을 하고, ‘처녀성과 여성 성기’에 대해 가족들에게 설명해야 한다고 말한다. 성적 해방을 권장하는 게 목적이 아님을 강조해야 할 것이라고 게수스는 덧붙였다.

WHO 역시 ‘처녀성 인증서’를 발급하는 의사들의 인식을 높이고, 정부와 의료 기관들이 이를 영구 금지하는 법을 도입하고 정치적으로도 지원해야 한다고 권했다.

* 허프포스트 Maghreb에 최초 게재기사를 번역, 편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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