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C에서 방영하는 마스터셰프라는 요리 프로그램에서 2005년 시즌 타이틀을 거머쥔 요리사 토마스나 미어스는 자신의 주특기인 멕시코 요리를 전문으로 하는 음식점을 열었다. 그의 실력답게 음식점은 큰 인기를 끌었다. 영국에만 25개의 체인점이 들어 설 정도였다.
‘와하카’라는 이름의 이 음식점은 맛도 맛이지만 또 다른 특징이 있다. 바로 숟가락이다. 이 숟가락은 인체공학적으로 설계되었다. 하지만 그보다도 귀엽고 펑키하고 예쁘다. 이 숟가락은 곧 와하카를 상징하는 물건으로 자리잡았다.
그게 문제였다. 사람들은 숟가락을 탐내기 시작했다. 런던의 가정집 부엌 곳곳에 와하카 숟가락이 놓여지기 시작했다. 가게 문을 연 뒤로 5년 동안 사라진 숟가락이 2만개에 달했다.
일반적으로 이런 상황이라면 손님들이 숟가락을 가져가지 않도록 캠페인을 하거나 종업원에게 이 작은 절도를 잘 감시하도록 독려할 것이다. 하지만 와하카는 이를 마케팅 이벤트로 바꾸었다.
‘숟가락 절도 자진 신고’ 행사는 2012년부터 시작됐다. 집에 모셔둔 숟가락을 가져오면 5파운드 상당의 타코 한접시가 무료로 제공됐다. 수백명의 사람들은 이 기간을 이용해 자신의 죄를 고하고 무료 타코를 먹었다. 행사는 성공적이었고 와하카의 ’숟가락 사면(Spoon amnesty)는 연례 행사가 되었다.
하지만 바로 지금 당신이 생각한 대로 이 이벤트는 아주 큰 부작용이 있었다. ‘공짜 타코‘를 위해 숟가락 절도를 더 부추긴다는 점이다. 그래서 와하카는 2016년에 새로운 이벤트를 연다. ‘숟가락을 절도하지 않고도 무료 타코를 먹는 법’이다. 와하카는 숟가락 만화를 그려오는 이들에게도 마찬가지로 타코를 제공했다. 이 이벤트에서 우승하면 1년 내내 무료 타코를 먹을 수 있었다.
아쉽게도 이 이벤트는 내년 2월에 끝난다. 이제 와하카에 스푼을 돌려주어도 더이상 타코가 제공되지 않는다. 나쁜 점만 있는 건 아니다. 스푼을 돌려준다 해도 식기절도범으로 체포되지는 않을 것이다.